밤에 상추를 보았다 부쩍 자란 상추를 보다 슬픈 생각이 들었다 자란만큼 내일이면 식탁 위에 놓여질텐데 그것도 모르고 힘껏 광고판 형광등불빛을 받으며 더 꼿꼿하게 빛을 내며 제 몸을 키우는데 꿈을 키우고 열심히 일했는데 언제 그랬냐는듯 해고한 어떤 풍경이 떠올랐다 상추는 밤에 보는게 아니었다
2015년 고교평준화 도입을 앞두고 용인지역 학부모들의 찬반 여론이 거세다. 경기도 교육청은 수지구 등 아파트 중심의 도시지역에서 요구하기 시작했던 고교평준화 도입을 적극 추진 중에 있다. 용인의 경우 도농복합시라는 특성상 교육인프라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따라서 고교평준화를 찬성하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지만, 현재의 교육인프라만 가지고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크다. 특히 처인구 학부모들 사이에는 6월 중순부터 예정된 교육당국의 고교평준화 정책 도입 찬반 여론조사를 거부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들끓고 있다. 이 지역 학부모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열악한 교육환경에 대해 불만을 토로해왔다. 결국 고교평준화 도입 공론화가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 역시 근본적인 취지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처인구는 면적부터 기흥구와 수지구를 합친 것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에 기본 통학거리부터 차이가 난다는 것. 학교 수도 14개 중학교에 일반고는 3개교 뿐. 정원을 계산해보면 일부 자사고나 특목고 진학생들을 빼면 1100여명이 갈 곳이 없다. 물론 교육당국은 교실을 100% 마련하겠다고 장담하지만, 신설학교가 아닌 기존 학교에 증축하는 땜빵
박근혜대통령 취임 100일. 이제 궁음(窮陰)의 시간은 지났으며 100일 잔치도 끝났다. 국민을 일러 방본(邦本)이라 한다. 나라의 근본이란 말이다. 백성을 얻으면 나라를 얻고 백성을 잃으면 나라를 잃는다. 유비가 공명을 참모로 얻고 첫 전투 후 신야를 버리고 떠날 때 따라오는 백성 10만 행렬을 보면서 한말이다. 폭군 주(紂)를 벌하고 주(周)를 세운 무왕은 나라가 안정되기도 전에 죽는다. 뒤를 이은 어린 성왕에게는 명신(名臣)이 있었는데 재상 소공(召公)이다. 소공이 어린 성왕께 진언 중에 백성의 험암(險巖)을 두려워 하라 한다. 남명은 당시의 정치 상황을 험암에 빗대어 직설로 백성은 낭떨어지란 뜻의 민암(民巖)이라 하여 그의 책 제목으로 정했다. 그「민암집」에는 순자의 임금은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엎기도 한다.고 주석한 글이 있는데 배는 물 때문에 다닐 수 있고 물 때문에 전복된다. 백성은 물과 같다 백성은 임금을 세우기도 하지만 임금을 갈아치우기도 한다.(舟以是行 亦以是覆 民猶水地 古有說也 民則載君 民則覆國 曹植)고 역성혁명론을 겁 없이 쓴다. 역성혁명의 시발(始發)은 맹자다. 맹자 양 혜왕 하 10문장. 왕 노릇을
고단했던 시대의 상징물인 경천사지 10층 석탑의 수난 요란했던 역사바로 세우기의 일환으로 일제의 조선 식민 지배의 상징물인 총독부 건물이 폭파됐다. 당시 이 건물은 국립 중앙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1995년 김영삼 정부는 졸속 전시 행정의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과거역사의 청산을 주장하며 중앙박물관을 없애 버렸다. 10년의 공사끝에야 현재의 용산 중앙 박물관으로 이전했지만 박물관 설계에서도 논란이 발생했다. 원래 설계 지침은 박물관 중앙의 메인로비 한가운데 경천사지 10층석탑을 전시하도록 했다. 역사바로세우기가 진행된 가장 큰 이유였던 식민청산 이었는데, 원 간섭기의 상징과도 같은 경천사지 10층석탑을 중앙에 전시한다는 이유였다. 결국 탑은 중앙로비에서 동관으로 옮겨졌다. 수려한 조형미와 이국적 풍모를 지니고 있는 탑의 원래 위치는 경기도 개풍군 광덕면 중련리(개풍군 광수리, 현재 개성시 부소산기슭)의 경천사지에 세워져 있었다. 이 석탑의 기구한 운명은 조선의 쇠퇴와 더불어 시작되었다. 1907년 조선을 방문한 일본의 궁내성 대신 다나카 미츠야키가 이 탑을 탐내었다. 1909년 조선에 대사로 온 다나카는 고종이 경천사탑을 자기에게 하사하였다는 터구니 없
자매 백은선 색색의 조명등이 나에게 여러 개의 그림자를 달아준다 우리 자매는 몇 가지 놀이를 가지고 있다 어떤 날엔 촛농 같은 쿠키를 집어 먹으며 서로의 이름을 바꿔 부르기로 한다 맹세를 할 때는 맹세만을 생각한다 불어나는 혓바닥처럼 우리는 훈련한다 식탁 밑에 쭈그리고 앉아 우리는 다툼을 꾸며낸다 너는 이제 영영 네가 되어야만 할 거야! 거품이 터지는 소리 물속에 잠겨 있을 때 내가 흉내 내는 동물의 울음소리들 빛은 내 몸을 구석 투성이로 만든다 언니는 오래도록 식탁 아래 남아 헤아린다 접시를 쥐고 하나두울 하나 다시 하나 가느다란 빛이 두 귀를 관통한다 초식동물들의 몸 안에 새겨진 어두운 울음을 생각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리본처럼 풀어지는 혀를 훔치고 싶다 나는 언제부터 동화적 상상력을 잃어버린 걸까? 언제부터, 모든 아름다운 이야기는 동화 속에나 있는 일이며, 동화 속의 그 모든 해피엔딩은 왜 모두 꾸며낸 이야기라고 믿게 된 것일까? 어릴 때, 탁자 아래 혹은 서랍 속의 비밀 주머니에서 우리는 충분히 사랑스럽고 아름다웠으나, 이제는 그 모든 일들이 마치 중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는 옆집 아저씨 이야기쯤으로나 듣고 있구나. 자매들은 엄마가 되는 순간 헤어지는구
▲ 안작가 종업원과 가게 역사가 함께 가는 가게. 이런 가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 분들은 왠지 우리 가족사를 알 것만 같다. '아버지 건강은 많이 나아지셨니' 좋은 것을 살짝 귀뜸 해주시며 '모자란 돈은 내일 가져오렴' 하고 하실 것만 같다. 나이가 들어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 일하며 살아가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후한 때 형주자사 양진이 천거한 왕밀은 창읍 고을의 수령이 되자 인사 하러 가서 황금 열 근을 감사표시로 주었다. 이에 양진이 말하길 나는 그대를 알아주었는데 그대는 나를 알아주지 못하는 구려 참 서글프이 속뜻을 이해 못한 왕밀은 지금은 어두운 밤이니까 황금 열 근을 받으셔도 보는 사람이 없습니다했다. 양진이 말한다. 하늘이 알고(天知), 신이 알고(神知), 내가 알고(我知), 그대가 아는데(予知) 어찌 아는 자가 없다고 그러시는가. 소학 6권 선행 편 57문장에 나오는 사지(四知)론이다. 지금 강호에는 삼성가(家)의 일로 매우 시끄럽다. 얼마 전에는 삼성가의 2세대인 희자 항렬의 맹과 건자 쓰시는 형제간의 4조 원대 재산 송사 문제로 시끄럽더니 이제는 삼성가의 3세대인 재자 항렬의 현자 쓰는 이가 페이퍼 컴퍼니사건으로 강호를 떠들썩하게 한다. 한갓 종이 한 장으로 뭉칫돈을 가릴 수 있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거부 집 자식으로 태어나서 강호의 쓴맛을 알길 없는 그로서는 당연한 생각인지도 모른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분 격이랄까? 이런 철부지를 위해서 일찍이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 해관 편에서 말한다. 평소에 장부를 잘 정리해 놓으면 내일이라도
멀리 지중해가 보였다 아버지에게 꾸지람을 들은 소년은 본체만체 핸드폰을 열심히 하고 있다 뜨거운 태양 마를 것 같은 푸른잎 나의 청춘이 울컥 떠올랐다 벽은 거울 되어 눈부시게 비추고 오후의 지중해는 더욱 푸르게 짙어가는데 그냥 알수없는 후회가 밀려왔다
▲ 길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