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께서는 그를 만나렵니까. 당신이 그를 데려올 수 있겠소? 찾아가서 볼 수는 있지만 억지로 데려올 수는 없지요. 그렇다면 어찌해야 한단 말이오. 장군께서 몸을 굽혀 찾아가셔야 합니다. 이 사람은 찾아가서 만날 수는 있지만 억지로 오게 할 수는 없다. (此人加就見 不可屈致也)『삼국지』「촉서蜀書」〈제갈량諸葛亮 전傳〉에 나오는 이 말은 신야(新野)에 주둔하고 있던 유비에게 단복 서서가 했던 말이다. 유비는 하남성(河南省) 남양(南陽)땅 초야 포의(布衣)제갈량에 삼고초려(三顧草廬)한다. 은(殷)나라 탕왕(湯王)은 삼고지례(三顧之禮)로 이윤(伊尹)을 맞이한 전고(典故)가 있고, 누루하치의 증손이자 순치제의 아들 강희제는 명신 이곽을 얻기 위해 칠고지왕(七顧之往) 일곱 번 왕래하다의 노고를 아끼지 않는다. 이는 모두가 통합을 향한 통큰 결정이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삼고초려 할 인물이 아닐까. 작가 이병주는 대하소설『바람과 구름과 비』1권 32쪽에서 말한다. 도리에 어긋나면 한 그릇의 밥도 얻어먹어서는 안 되지만 도리에 맞는다면 천하를 물려받아도 좋다. 제18대 대통령선거(2012년12월19일)가 끝난지 1년이 다되어가는데도 온 나라가 부정선거 시비로
할머니집에서 한 아이를 보았다. 순간 아이에게서 옛날 내 모습이 비쳐졌다. 주전자 가득 담은 막걸리를 들고 들깨 밭을 지나며 들었던 생각들. 그 깊은 들깨 향. 아버지. 긴 밭을 지나며 아버지에 대해 스스로 묻고 대답했었다. 요즘 많은 죽음들을 보며 돌아가신 그 분이 생각났다.
울림을 주는 시 한 편-150 꽃의 신비 김정란 꽃, 고요한 침묵으로 너무나 잘 말하는 신비 묘비명이 열 줄을 넘는 경우는 없다. 살아 생전 수십 권의 책을 남긴 이도, 수천 편의 시를 남긴 이도, 수천 억의 재산을 남긴이도 묘비명에 이름 몇 자 남기고 가는 것이다. 사랑해, 라는 말 한 마디를 이길 수 있는 수백 마디의 말은 없다. 하물며, 요즘 시는 왜 이리 긴 것인가? 이름 석 자 걸고 무에 그리 할 말이 많은가? 박후기 시인 (hoogiwoogi@hanmail.net)
민생을 볼모로 이전투구를 일삼던 정치권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세 가다듬기에 돌입했다. 지난 5일 국회는 국가정보원 개혁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을 통과, 사실상 지방선거 논의를 본격화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을 뒤돌아보면 결코 순탄치 않았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은 국정원 여직원 문제로 촉발했으나 검찰수사 과정에서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져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개입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불똥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필두로 각 종교단체들의 반발을 불러왔고,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퇴를 촉구하는 등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 박대통령과 여권의 대응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의 판세 또한 요동칠 수 있다. 더 큰 관심 중 하나는 안철수 신당 창당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대통령 취임 40주차 국정수행 지지도는 55.0%다. 새누리당의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단독처리,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를 둘러싼 여야공방이 더욱 가열됨에 따라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새누리당이 43.1%, 안철수 신당이 26.8%, 민주당은 12.6%이다. 야당을 합쳐도
기원전 262년, 진나라 소양왕은 대장 백기(白起)에게 조나라를 치라며 책사 범휴를 통한 계책을 소문낸다.염파 장군이 있는 한 조나라를 이길 수가 없다.라고. 얼마 후 조나라 효성왕은 소문을 듣는다. 진나라가 두려워하는 사람은 염파가 아니고 조괄이다. 조괄은 젊고 병법에 통달한 사람이지만 염파 장군은 늙은 겁쟁이다. 조왕은 염파장군을 파면시키고 조나라의 명장으로 죽어간 조사(趙奢)의 아들 조괄을 대장군에 임명한다. 조괄 어머니는 아들은 종이위의 병법가라 대장군 그릇이 아니니 전쟁에 질 경우 책임을 가족에게 묻지 않는다는 왕의 친서를 받아낸다. 종이위의 병법 천재 조괄은 졌고, 수하 45만 병사는 생매장됐고 나라는 망한다. 그로부터 2074년이 되는 기원후 2012년 7월 박근혜 대통령 후보 대선캠프에서 코드 원은 대장 김무성에게 문 후보 이길 묘책을 강구한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1:1로 붙으면 박빙. 이때 혜성처럼 등장한 인물이 안철수 서울대 교수. 인생의 시간에서 내몰린 황혼의 방황자들과 도시의 경쟁에서 두 손 들고 나와 버린 삶의 이탈자들과 배움의 현장에서 아파하며 살아갈 용기가 없었던 아픈 청춘들에게 있어서 그는 분명 메시야 그 이상. 하지만
울림을 주는 시 한 편 - 150 더덕북어 안영선 용대리 덕장에 겨울이 소복이 쌓인다 이 비릿한 어류의 본적은 러시아산 오호츠크 바다 바다를 떠난 순간 더러는 이름을 바꾸기도 국적을 바꾸기도 한다 피었다 시든 얼음 꽃에서 비릿한 이국 언어가 흘러내린다 굳고 단단한 몸이 바람과 햇살에 겨워 숨겨둔 바다를 쏟아낸다 속살이 푸석하게 부풀어 오른다 낡은 침대 위 아버지가 어류처럼 누워 있다 바람에 한껏 마른 낡은 몸 쥐어짜듯 온몸에서 물기 흘러내린다 흘러내린 물기에 바다를 담은 지도가 흥건하다 한 때 명태처럼 깊은 세상의 주인이었을 아버지, 단단한 고집과 견고한 헛기침을 놓자 물기 빠진 팔과 다리에서 푸석푸석 소리가 난다 속살이 푸석해질수록 아버지는 이름을 바꾸곤 했다 어머니는 황태를 더덕북어라 부른다 두드리지 않아도 푸석한 속살이 부드러워 좋다 한다 온갖 시름 내려놓아야 속살이 부드러워진다는데, 채이고 흔들리고 숨죽여 온 생 아침부터 황태 속살을 뜯던 어머니가 침대 위 아버지를 슬쩍 돌아본다 물기 빠진 아버지 낡은 배가 푸석하게 부풀어 오른다 병상에 돌아누운, 비쩍 마른 아버지의 뒷모습을 본 적 있는지. 기침 할 때마다 얇은 내복 속에서 꿈틀거리는 주름 깊은 생애
▲ 강남병원 정형외과 과장 박훈 발뒤꿈치 통증(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시나요? 족저근막이란? 발뒤꿈치 뼈(종골)부터 발바닥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부채꼴 모양의 단단한 섬유막이며 이것이 손상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합니다. 족저근막은 발의 아치 유지 및 충격 흡수로 체중이 실린 발을 들어 올리는데 도움을 주는 등 보행 시 발의 역학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무리한 발사용이 염증 발생률을 높여 국내에서는 1% 정도가 족저근막염을 앓고 있습니다. 족저근막염 원인은? 지속적으로 발바닥에 충격을 주는 마라톤 등 운동을 비롯해 높게 점프 후 착지, 장시간 오래 서 있는 직업, 장시간 운동, 갑작스런 많은 양의 운동 등은 물론 체중증가, 폐경기 여성, 굽이 높거나 너무 평평한 신발을 신는 경우를 원인으로 볼 수 있으나 운동량에 상관없이 성별이나 발모양에 따라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족저근막염 증상은? 대부분 급성 외상보다는 점진적으로 증세가 발현됩니다. 족저근막염은 아침에 첫발을 내딛을 때 가장 심하게 통증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몇 발자국 떼고 나면 증세가 경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을 자는 동안 수축해 있던 근막이 첫발을 디딜 때 갑자기 팽창하기 때문
삼국에서 조선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시대에도 노비는 단지 말하는 짐승에 지나지 않았다. 조선 초기의 성군이라는 세종과 성종, 후기의 태평치세라는 영정조 대에도 노비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었다. 귀족과 양반은 오로지 글공부나 하고 국가백년지대계 운운하는 동안 말하는 짐승 들은 노동에 종사하며 주인의 필요에 따라 물건처럼 팔렸다. 양반집이면 누구나 노비를 거느렸고, 상속할 때 자식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1398년 7월6일 태조에게 올린 형조의 보고를 보면 무릇 노비의 값은 비싸봐야 오승포 150필에 지나지 않는데 말 값은 4,5백 필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가축을 중히 여기고 사람을 가벼이 여기는 것이므로 도리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원컨대, 지금부터는 무릇 노비의 값을 남녀를 논할 것 없이 나이 15세에서 40살까지는 4백필로 하고 14살 이하와 41살 이상인 자는 3백필로 하여 매매를 정해야 할 것입니다. 전쟁 때는 노비 열 명이 말 한 마리 값 -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때는 말 한 마리와 노비 열 명을 맞바꿨다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말 한 마리 값이 은자 열냥 정도라고 했으니 노비 한명의 값이 은자 한냥에 불과 했던 셈이다. 이처럼 노비는 주인이
내년 6월 실시되는 4대 지방선거를 불과 몇 개월 앞둔 상태에서도 광역기초단체장과 의원들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혼란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당원 투표를 통해 정당공천제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한 상태고, 새누리당 역시 대통령 공약사항임에도 정치권이 너무 오랫동안 숙고하고 있다. 정치권의 속내야 공천제 폐지를 절대 원치 않을 것이다. 국민의 불신을 자초한 원죄만 없었다면, 정당과 국회의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권력유지의 합법적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회에서 선거법상 공천제 처리 기한을 넘길 경우 기초광역의원 정수 조정은 물론 선거구 획정 조정안까지 연쇄적으로 브레이크가 걸려 심각한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정당정치 국가이기에 위헌소지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가 하루 빨리 매듭돼야 하는 이유는 기초광역의원 비례대표 의원 정수와 선거구 획정까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전국 모든 기초단체에 해당되지만, 특히 용인시의 경우 급격한 인구증가로 인해 의원 정수 증원과 선거구 획정이 시급하고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헌법소원까지 제기되었던 지역이기에 선거평등권 문제는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