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시로 쓰는 편지 45 말의 힘 황인숙 기분 좋은 말을 생각해보자 파랗다. 하얗다. 깨끗하다. 싱그럽다. 신선하다. 짜릿하다. 후련하다. 기분 좋은 말을 소리내보자 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아이스크림. 얼음. 바다. 아아아. 사랑하는. 소중한. 달린다. 비! 머릿속에 가득 기분 좋은 느낌표를 밟아보자. 느낌표들을 밟아보자. 만져보자. 핥아보자. 깨물어보자. 맞아보자. 터트려보자! ................................................................................................................................................. 오늘은 말의 힘에 대해 떠올려 볼까요. 시를 통해 우리의 ‘기분 좋은 말 사전’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황인숙 시인은 시집『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시인의 말’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네요. “돌아가 보자. ‘말의 아름답기’ ‘말의 부드럽기’ ‘말의 따뜻하기’ (…) 그러면 ‘삶의 아름답기’ ‘삶의 부드럽기’ ‘삶의 따뜻하기’가 가까워질 것이다.”라고 말이지요. 이렇게 말과 삶은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하고
최은진의 BOOK소리 12-그 시절, 그녀는 정말 악녀였을까? ◎ 저자 : 돌프 페르로엔 출판사 : 내 인생의 책 정가 : 10,8000원 이 발랄한 제목의 소설은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내내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30분만에 다 읽은 후 3일은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는 우연한 기회에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수리남을 방문하면서 흑인노예의 참담한 현실을 인식하게 되었고 그들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고 다짐했으며 그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생일선물로 꼬꼬라는 노예와 채찍을 선물 받은 열네 살의 소녀 마리아가 담담하고 순진한 말투로 써내려가는 일기는 우리를 경악케 한다. 눈부시게 하얀 천 위에 한 점 얼룩 같은 사악함의 소녀 마리아, 할아버지가 아픈 것을 걱정하는 인정 많은(?) 마리아는 채찍질을 당하는 노예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맛있게 후식을 먹는다. 아빠가 총애하는 여자노예의 얼굴에 하이힐 뒷굽이 박히게 하고 피를 흘리는 노예를 계단으로 밀치며 어쨋거나 저게 이젠 이쁘지 않게 되었구나.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엄마도 있다. 반성과 자기 성찰을 모르는 소녀의 일기는 순진한 말투와 문체로 인해 악행이 더욱 부각
우농의 세설 리언(俚諺) 왈, 군자는 곁불을 쬐지 않는다. 목이 말라도 도천의 물은 마시지 않으며(渴不飮盜泉水 갈불음도천수) 더워도 나쁜 나무 그늘 에서는 쉬지 않으리(烈不息惡木陰열불식 악목음) 나쁜 나무엔들 어찌 가지가 없으랴(惡木豈無枝 악목기무지) 뜻있는 선비는 모든 면에서 마음이 고하구나.(志士多苦心 지사다고심) 진(晉)나라 육기(陸機)가 쓴 맹호행(猛虎行)모두(冒頭) 장(章)으로 문선(文選)에 실린 글 이다. 설원(說苑說叢)의 기록에 의하면 공자는 문도들과 천하를 주유(周遊)하면서 죽을 만치 목이 마른 적이 두 번 있었으나 물을 마시지 않고 지나간 곳이 있다 한다. 승모 마을에 도착해서 물을 마시지 않은 일과 지금의 산동성(山東省) 사수현(泗水縣)에 있는 도천(盜泉)의 샘물을 지나면서 물을 마시지 않은 일이 그것이다. 승모(勝母)라는 말은 자식이 어머니를 이긴다는 말로 세상에 이보다 더 패륜은 없으리라. 도천이란 말은 본래 도천(道泉)으로 임지에 부임하기 전에 도덕적으로 깨끗한 목민관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마시는 물인데 훗날에는 많은 관리들이 도와는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이 물을 마셨다한다. 그 후 관리들의 부패는 하늘을 찔렀고, 백성들 사이에서는 도학자
이은규시인의 시로 쓰는 편지 44 이과두주 유홍준 희뿌연 산 언덕에는 흰 눈이 내리고요 얼어 죽을까봐 얼어 죽을까봐 나무들은 서로를 끌어안고요 동치미 국물 동치미 국물을 마시며 슬픈 이과두주 마시는 밤 또 무슨 헛것을 보았는지 저 새카만 개새끼는 짖구요 저 하얀 들판에는 검은 새들이 내리고요 저 하얀 들판에는 검은 새들이 내리고요 짬뽕국물도 없이 시뻘건 후회도 없이 내리는 눈발 사이로 흘러가는 푸른 달 틈으로 적막하고 나하고 마주 앉아 이과두주 마시는 밤 이 조그만 것에 독한 것을 담아 마시는 밤 이 조그만 것에도 독한 것이 담기는 밤 ................................................................................................................................................. 오늘은 이과두주(二鍋頭酒) 이야기. 두 번 솥에서 걸렀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답니다. 투명한 증류주, 겨울밤과 잘 어울리는 술. 증류된 슬픔도 같은 빛이겠지요. 눈까지 내린다면, 세상이 일순 환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만치 서로를 끌어안은 나무들. 그 풍경을 바라보는
Life Together/사)반딧불이(교장 박인선) 장애인비장애인 벽을 넘어 운동장 있는 3층 건물 소망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문화적 공동체 활동을 함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 아니겠어요? 행복한 삶을 이루기 위해서는 마음에 드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일이든 즐겁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소원은 장애인이 행복하게 사는 좋은 용인, 경기도, 대한민국을 꿈꿉니다. 장애인이라는 단어조차도 어색해지는 나라를 꿈꾸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발자국씩 걸어갑니다. 박인선 교장은 최근 또 다른 꿈이 생겼다고 한다. 바로 아이들과 함께 꾸는 꿈이다. 최근 사단법인 반딧불이(이하 반딧불이) 학생들은 3층 건물의 교실과 운동장이 있는 학교에서 맘껏 공을 차고 싶다는 구체적인 꿈을 꾸기 시작했고 이 꿈을 함께 이루기 위해 마음을 모아주는 도움의 손길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반딧불이 작은 불빛이 모여 세상을 비추듯 손길 하나하나가 희망이 되고 있다며 희망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인선 교장은 지난 2003년 장애인과 비장애인과 함께하는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그들의 문화사회교육을 시작
이경철시인의 초부리시첩4 용인, 그 위대한 여정-포토 히스토리 100년 상설전시를 4월 초파일 정원에 모란꽃이 부처님 색시처럼 곱게 피어나자 사진을 찍어뒀다. 환한 햇살 바람에 엷은 비단 치맛자락을 휘날리던 큼직한 모란꽃을. 듬성듬성 눈이 덮인 초부리 야산 자락에 흰 눈의 정령처럼 우뚝 서 있는 자작나무 군락을 찍었다. 막 떠오르는 햇살에 하늘을 향한 자작나무 자디 잔 가지들이 빛살이 되어 찍혔다. 몇 십 년 전 신혼여행 때 명승지에서 사진만 찍어대던 부부들을 봤다.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다며 풍광 감상보다는 사진 찍기에만 다들 몰두하고 있었다. 어찌 사진이 그때그때의 생생한 느낌을 대신하게 할 수야 있겠느냐며 그런 사람들을 속물로 여겨왔었는데 여기 용인 초부리에 정착하고부턴 계절 계절 놓칠 수 없는, 영영 아까운 풍광들을 나도 어느새 사진에 담아두게 됐다. ◇대성전 졸업식 1900년대 초 사진을 처음 접한 지구촌 오지의 원주민들은 대체로 카메라 앞에 서기를 죽기보다 싫어한다. 카메라가 자신의 목숨과 혼을 그대로 빼간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피사체의 정령이 그대로 담긴다는 게 사진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 심정이다. 어디 정령뿐이겠는가. 찍고 바라보는 이
용인시어린이집연합회(회장 목민숙)는 개관을 앞두고 있는 용인시육아종합지원센터와 지난해 12월 11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연합회 중앙이사진과 개관을 앞둔 용인시육아종합지원센터 (이하 육종지) 김성혜 센터장과 송담대학교 유아 교육과 학과장 및 송담대 산학협력단에서 함께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센터장은 육아종합지원센터 개관에 만전의 준비를 기하고 있다며 지역사회와의 협력, 어린이집연합회와의 상생을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목민숙 연합회장은 센터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함께 노력하며, 개인을 위함이 아니라 용인시 보육이 발전할 수 있도록 상호협력 하겠다고 전했다. 육종지는 이미 어린이집 대체교사 신청을 경기도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별도로 맡아 업무를 시작했으며, 뿐만 아니라 교사 교육을 비롯해 부모 교육 등 현장에서 필요한 교육 실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경린 기자 yonginedu@hanmail.net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이하 경어련회장 최창한)는 지난 8일 수원 라마다 프라자 호텔에서 2015 을미년을 맞아 보육계 인사들을 비롯한 유관기관, 관계 공무원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 인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신년 하례식에는 경기도청 여성가족국 박정란 국장이 참석, 국무총리 표창 및 보건복지부장관상 전수와 축사를 했다. 또한 경기도의회 강득구 의장을 비롯해 도의원 및 31개 시군구 의원들과 유관기관 대표자들이 함께했다. 용인지회에서는 중앙 회장단과 분과장이 참석했고, 시립수지어린이집 전수경 원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최창한 회장은 그간 시군별로 장기간동안 보육부서에서 근무하며,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공무원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기도 했다. 박경린 기자 yongindu@hanmail.net
김종경 용인이야기 용인, 그 위대한 여정 사진전을 끝내며 용인시 승격을 한해 남겨두었던 1995년. 당시 용인신문사 전신인 성산신문사에서 사진으로 보는 용인근대화 100년 전을 한바 있다. 각계 행정기관을 비롯해 사회단체까지 창고와 서랍 속을 샅샅이 뒤졌다. 심지어 가정집 장롱 속 색 바랜 사진들까지 끌어 모았다. 모두에게 소중한 사진들이기에 슬라이드 필름 작업을 끝낸 후 반납하는 조건이었다. 덕분에 군민의 날 행사장이었던 용인공설운동장에서 수 백점의 사진을 선보일 수 있었다. 따가운 가을 햇볕 탓에, 아니 주최 측의 무지 때문에 액자 유리와 사진이 달라붙어 결국 못쓰게 됐지만, 5000여명의 군민들이 사진전을 보았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그 이후 화보집을 남겨놓겠다는 당초 취지에 따라 발간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정상 첫 기획 의도대로 화보집을 만들지 못했다. 요즘처럼 컴퓨터 사용이 자유롭지 못했고, 전문 편집자도 없었다. 고작 디자인을 전공하던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위탁하다보니 사고도 많았다. 내용은 물론 책의 파본이 많아서 차마 세상에 내놓기가 부끄러울 정도였다. 그럼에도 한 가닥 희망과 비빌 언덕은 슬라이드 필름이 남아있다는 안도감 때문이었다
우농의 세설 양들의 침묵 말(談)중에 최고는 덕담(德談)이다. 덕담을 주는 자는 영광이 되고, 받는 자는 복이 된다. 그 이유는 덕담이 지니는 말의 향(香) 때문이다. 나이든 사람들은 배움의 길고 짧음의 유무를 떠나서 자신이 살아온 인생관이 응축된 철학을 젊은이들에게 나눠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 예기 대학 왈, 돈은 집을 윤택하게 하고 덕은 몸을 윤택하게 하니 마음이 넓고 몸은 편하다. 그러므로 군자는 그 뜻 본말에 성실해야 한다.(富潤屋 德潤身 心廣體胖故 君子 必誠其意) 분명한 것은 돈과 재물은 본이 아니다. 덕이 본이다(德本財末)라는 말에 대해 대학은 지극히 당연한 가르침을 준다. 군자는 먼저 덕을 쌓아야 하며. 덕이 있으면 사람이 있게 되고, 사람이 있으면 땅이 있게 되고, 땅이 있으면 재물이 있게 되나니덕은 근본이고 재물은 말단이다.(君子 先愼乎德 有德此有人 有人此有土 有土此有財 德者本也 財者末也) 쉽게 말해서 돈을 벌 때는 반드시 도덕적으로 깨끗한 바탕위에 벌라는 말이다. 전국책 왈, 마음 씀씀이가 후한 사람은 남을 해쳐가면서 자신을 이롭게 하지 않는다. (厚者不毁人以自益也.) 제나라 경공은 말 4000필과 천하를 얻을 정도의 부자였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