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시로 쓰는 편지 65 샤퍄 연필깎이 심재휘 사춘기는 수식어가 없는 밤이다 열여섯을 앓고 있는 딸이 눈물방울을 떨구고 아직은 식지 않은 여름밤에 선풍기는 소리 없이 돌고 나는 연필깎이로 샤파 샤파 연필을 깎는다 연필은 어둠 속에다 무엇을 쓰려는 걸까 선풍기는 고개를 좌우로 젓기만 하고 나는 연필깎이를 적당히 정말 적당하게 힘을 주어 돌리는 오래된 손 아빠의 달은 창밖을 공전하고 딸의 별빛은 너무나 희미하고 이 넓은 우주에서 샤파 샤파 아프게 깎고 깎이는 연필의 밤 셀 수 없는 몇 자루의 밤을 몸 안에 품고 오늘은 딸이 운다 그럴 때면 나는 뭉툭하고 눈물이 그렁한 연필을 연필깎이에 넣고 길고 까만 심이 나오도록 손잡이를 돌리는데 살살 돌리는 방법밖에 알지 못하는 나의 손에는 얇고 구불구불한 눈물의 밥만 가득한데 연필의 내심(內心)이 제법 뾰족해져도 나에게는 열여섯 사춘기를 베껴 쓸 수 있는 연필이 끝내 없다 서글픈 딸의 봄밤은 작고 가지런한 그녀의 발등 위로 수식어도 없이 한 방울씩 툭툭 떨어져 번지고 있다 -------------------------------------------------------------------- 누군가 저녁별이 연필 깎
▲ 목에 걸려 있던 작은 하모니카로 연주하는 장만수(프란체스코) 촌장 태어나 부양할 가족이 생기기 전 즉 결혼 전까지가 제1의 인생입니다. 결혼 후 가족 부양을 위해 직장 생활로 접어들어 어느덧 정년을 맞아 퇴직할 때까지의 직장생활이 제2의 인생이지요. 이제 퇴직 후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 순간까지를 제3의 인생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제3의 인생이 행복해야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삶이 괴로워 술로 풀었던 시절도, 결국 우울증이라는 병으로 약이 없으면 견딜 수 없었던 시절까지 하모니카가 명약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 하모촌 입구 장만수 촌장이 제2의 인생이라 일컫는 경찰관 복무시절, 학생시위를 진압했던 의경이 군대생활을 마치고, 복학 후 대학생 시위대가 됐다. 돌을 투척하다가 알아보고는 함께했던 시절을 생각해 돌 피하라고 외치지만 돌은 이미 이마를 때렸다. 버스와 버스 사이에서 미처 피하지 못하고 온몸이 부서지는 아픔도 경험했다. 젊은 나이에 진급하는 장 촌장을 시기하며 뒤에서 수군거리며 따돌리는 왕따도 경험했다. 모두 잊으려 술도 진탕 마셨지만 몸은 망가지고 정신도 망가졌다. ▲ 하모촌 방문자를 위해 촌장이 직접 제작한 각종 쉼터
▲ 원장 서한철-길거리 모금시절 들고 다니던 모금함과 함께 처인구 모현면 왕산리 300-2, 참사랑 마을(원장 서한철 목사)은 2층을 계획하고 건물을 짓기 시작했지만 1층에서 머물렀다. 여러 가지 이유 중 가장 큰 문제는 자금부족이었다. 참사랑마을은 10인 거주시설로 완공을 눈앞에 두고 현 상태로 머문 건물에서 천장이 새는 이유로 빗소리를 무서워하며 장애인들과 함께 구석구석 빗물을 받고 퍼내며 2층이 마무리되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아직 걷기 전인 생후 8개월, 혼자 남겨졌던 안방에서 피워놓은 화롯불을 잡아당겨 안에 담겨 있는 숯불을 쏟았습니다. 마침 달궈진 숯이 오른손에 부어졌고 뜨거워 울부짖는 소리에 뛰어 들어온 식구들은 놀라 당황했을 뿐, 적당한 치료로 대처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민간요법이라고 처치를 감행했던 양잿물, 돼지비계는 오히려 독이 됐습니다. ▲ 열심히 운동을 오른손에 장애를 갖고 성장 과정에 고난과 외로움을 겪은 서한철 원장은 농어촌에서 목회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도시 개척교회에서는 장애인으로서 현실의 벽을 실감했다. 가령 설교를 듣고 신자로 등록했지만 신방 때 장애가 있는 목사를 보고는 갖가지 핑계를 대고 다음 설교 때는 보
▲내성천의 왕버들. 물과 만나 생태계의 보호자 역할을 한다.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 있다. 주산지이다. 이 인공 저수지는 조선 숙종 때인 1720년에 쌓기 시작하여 경종 때인 1721년에 완공되었다. 길이 100m, 너비 50m, 수심 7.8m이다. 한번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어서 저수지 아래의 이전리 마을에서는 해마다 호수 주변을 정리하고, 동제를 지낸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아마 사진가들이 몰려드는 것은 바로 물에 잠겨 자생하고 있는 왕버들 때문이다. ▲내성천의 강변은 이렇게 번식하는 왕버들로 장관이었다. 지금은 모두 베어졌다. 왕버들은 호숫가나 물이 많은 곳에서 자란다. 높이는 약 20m 까지 자라고 나무껍질은 회갈색이며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고 새로 나올 때 붉은빛이 돌며 타원형으로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다. 주산지의 왕버들은 물에 잠겨 신비한 풍경을 연출하지만 사실 멩그로브 처럼 물 안에서는 살지 못한다. 가끔 아래 마을에서 물을 빼기 때문에 어렵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왕버들의 제대로 된 모습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작년 이맘 때 영주에 다녀왔다. 회
우농의 세설 신경숙 對 박근혜 갈천 임훈(林薰1500-1584)왈, 웃으면서 들어갔다가 울면서 나오는 게 서당 공부다. 사서문리를 시작으로 경서문리가 나는데 대학(大學)은 경서문리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의 마지막책이다. 대학은 공자의 수신(修身)과 맹자의 수기(守己)와 순자의 수법(守法)을 아우르는 수양론과 경세론을 담고 있다. 따라서 대학은 경(經) 1장과 전(傳) 10장의 극소 분량으로 송나라 주자께서 보망장과 더불어 주를 단다. 세상을 도모하려는 자는 반드시 대학을 통해서 자신을 먼저 수양한후 경세를 논해야 한다. 1570 경오년 6월 선조는 초야의 글방훈도 갈천(葛川)을 부른다. 선조 왈, 갈천은 학행일치(學行一致)라 하니 백성을 위한 치국에 가르침을 달라 갈천 답, 예전에 선대왕 명종께서 신(臣)을 불러 같은 하문을 하시기에 신은 감히 정심수신(正心修身)을 말했습니다 선조 왈, 정심 수신의 요체가 무엇인가. 대학은 세 가지 강령인 삼강 팔조목이다. 삼강은 명명덕(明明德.) 친민(親民) 지어지선(止於至善)으로 덕을 밝히고, 백성을 어버이처럼 섬기고 지극한 선에 머무름이다 이를 실천함이 팔조목 八條目 格物 致知 誠意
열 개의 별 이야기 (기 己 - 개인의 세상을 수호하는 자) 기토(己土)는 개인의 시간을 말한다. 한자 자체의 뜻도 자기, 몸, 자아를 말한다. 무토(戊土)가 공유지라면, 기토(己土)는 사유지다. 그래서 기토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것을 잘 챙기는 살림꾼이 된다. 보통 우리는 이기적인 사람을 싫어한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자연의 대지 같은 무토(戊土)의 말이 아니라 기토(己土)의 언어가 된다. 기토는 남들이 이기적이지 않아야 자신이 더 많이 챙길 수 있을 테니까 남들을 이기적이라고 하는 비난을 즐겨하게 된다. 또한 기토에겐 비밀이 많다.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누리고 싶은 꿈도 크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자신의 꿈을 지키고 개성을 발휘하고자하는 성질도 강하다. 그래서 그들은 언제나 사회보다는 개개인을 본다. 타인의 마음을 잘 읽을 줄 알며,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해타산이 어떻게 되는지를 쉽게 알아챈다. 그래서 기토는 영리하다. 손해 볼 짓을 잘 하질 못한다. 오로지 자신의 기쁨이나 즐거움이 우선하고 그 다음 세상을 생각한다. 자기 보호본능이 마치 자식을 보호하는 어머니 같아서 스스로 어떤 역경이든 잘 대처해나가고, 타인과의 경계를 분명하게
용인신문 시로 쓰는 편지 64 환희가 금지된 송승언 빈터에서 꽃들이 자란다 빈터를 밀어내며 빈터에서 꽃들은 자란다 지워지는 빈터에서 꽃 같은 것들이 자라고 있다 꽃이 아닌 것들이 빈터에서 자라고 있다 꽃이 아닐 꽃들이 웃고 있다 꽃은 아닌 얼굴들이 빈터에서 웃고 있다 얼굴은 절대 아닌 것들이 빈터에 들어차 있다 빈터에서 그것들이 자라고 있다 그것들이 함께 웃는다 함께 깔깔거린다 함께 이글거린다 함께 일그러진다 빈터에서 무너진다 무너진 것들의 그림자가 유령처럼 일어서려 한다 꽃의 잔상이 되려 한다 그러나 모두 일어서지는 못하고 모두 사라지지도 못하는 빈터에서 잔해를 헤치고 새로운 꽃이 자라고 있다 늘어진 줄기를 곧추세우려 한다 꽃은 아직 제 이름도 혈통도 모른다 그러나 결코 웃지는 못하고 있다 ------------------------------------------------------------------- 당신의 빈 터는 어디인가요. 시 속의 빈 터에는 ‘꽃들’과 ‘꽃 같은 것들’과 ‘꽃이 아닌 것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기묘하게도 ‘꽃이 아닐 꽃들’도 웃고 있네요. 인간은 누구나 꽃이지요. 다만 이 세계에서 혹은 빈 터에서 “모두 일어서지는 못하고 모
메르스 관련 영유아 검진기간 1개월 연장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으로 검진기관 이용이 어려워져 6월 말까지 검진기간인 영유아의 검진기간을 7월 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공단은 지난 15일부터 영유아 검진기관에 사실을 알리는 한편, 해당 영유아의 보호자에게도 휴대전화 SMS(단문자)와 안내문을 발송하고 있다. 용인지사 관계자는 영유아검진 뿐만 아니라 일반검진과 암검진 대상자들이 메르스 영향으로 검진기관을 이용하지 못해 연말에 집중적으로 몰려 검진을 못 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메르스가 진정된 이후에 조속히 검진기관을 방문, 건강검진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회적기업 이푸른 김규린 대표이사 이푸른을 같이 키우고 더불어 살자 시간 내 최선, 노력한 만큼 주어진다 지난 2008년 3월, 수지구 죽전동에서 방역, 소독, 물탱크(저수조) 청소 등 위생관리를 전문으로 다루는 환경사업으로 이푸른(대표 김규린)은 활동을 시작했다. 사업 내용상 맑고 깨끗함을 상기시키려고 이푸른이란 상호를 선택했고 빠른 걸음보다는 황소걸음으로 한 계단, 한 계단씩, 느리지만 성실하게 내디뎠다. 지난 2008년 3월, 수지구 죽전동에서 방역, 소독, 물탱크(저수조) 청소 등 위생관리를 전문으로 다루는 환경사업으로 이푸른(대표 김규린)은 활동을 시작했다.사업 내용상 맑고 깨끗함을 상기시키려고 이푸른이란 상호를 선택했고 빠른 걸음보다는 황소걸음으로 한 계단, 한 계단씩, 느리지만 성실하게 내디뎠다.현재, 전문은 위생관리지만 종합건물관리라는 타이틀로 전기, 승강기, 소방, 경비, 미화에 소수선과 대수선을 넘나드는 시설관리까지 건물을 통째로 맡아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꼼꼼한 여성 대표의 명성은 입에서 입으로 소문을 탔고 한 번 관리를 맡긴 건물주는 다른 업체를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만족한 건물주의 입장으로 다른 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