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만평
‘거버넌스 용인’의 성공을 위한 제언 용인시가 인구 100만 명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100만 도시 용인의 발전을 이끌어갈 핵심 역량으로 ‘거버넌스 용인’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거버넌스가 세계적으로도 21세기 도시 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거버넌스 용인’ 구상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혁신적 구상과 전략은 단체장의 임기가 후반기에는 급격히 추진동력을 상실하고 유야무야되는 용두사미 정책이 되곤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거버넌스(governance)는 원래 통치 또는 통치의 방식을 의미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국민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되고 주민과 민간 전문가 그룹까지도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형태의 통합적 행정관리 시스템을 뜻한다. 이러한 좋은 거버넌스(good governance)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100만 용인시는 한국을 넘어 세계의 거너번스 모범 도시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거버넌스의 성공사례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놀랍게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사례가 바로 새마을 운동이다. 지난 2015년 11월 24일 ‘2015 지구촌 새마을 지도자회의’
▲ 용인중앙시장에서 관계자들과 금연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용인동부지사(지사장 백용호)는 공단의 담배소송 7차 변론 일정과 발맞춰 용인중앙시장 일원에서 담배소송지지 및 금연 확산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했다. 공단은 KT&G 등 담배회사를 상대로 담배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금연을 원할 경우 의료기관에서 금연치료제 또는 보조제를 처방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금연에 성공하면 기념품을 지급하는 등 금연치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금연치료 참여 의료기관은 공단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하다.(http://www.nhis.or.kr) 또한, 지난달 24일 전체 보건의료계를 대표하는 6개 의약단체와 8개 전문단체 및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범국민흡연폐해 대책단’을 발족, 담배소송을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금연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용호 지사장은 “향후 보건의료단체 및 유관기관과 힘을 합쳐 용인지역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금연사업은 물론 대사증후군 및 만성질환자의 건강 유지·증진을 위한 맞춤형 건강지원서비스를 대폭 강화 하겠
오는 봄, 한 몸 한 때의 인연으로 맞아 어우러지시길 이경철(시인, 전 중앙일보문화부장) 봄으로 가는 길목에 눈도 참 많다. 햇살은 벌써 봄을 머금어 따스한데 눈은 내리고 또 녹아내려 낙숫물 소리와 개울물 소리가 제법 우렁차다. 덕분에 극심했던 겨울 가뭄도 어지간히 풀렸을 테고 마른 나뭇가지들도 부지런히 물을 뿜어 올리며 뽀얗게 봄을 부르고 있다. 올 겨울엔 한겨울보다 끄트머리 이 봄 길목에서 참 많은 눈을 봤다. 천지간이 갑자기 안개처럼 흐려졌다 마침내 보일 듯 말 듯 결정이 되어가며 내리는 눈. 잘 바순 백설기 쌀가루처럼 내리는 눈. 직선으로 쑥쑥쑥 쏟아져 금방 큰 무게로 쌓이는 눈. 그러다 이내 목화솜처럼 포실하고 부드럽게 내리는 눈 등등. 햇살이 비추고 눈이 그쳤는가 싶으면 햇살의 몸뚱인양 환하게 빗금 치며 내 눈 속으로 들어오는 눈. 사선斜線으로 내리며, 서로 부딪치며 다시 도약하는 발레의 파드되 동작으로 군무群舞를 펼치는 저 환한 햇살 속의 눈발들을 뭐라 이름 지어 불러야 좋을까. 눈 다 그치고 무엇이 또 아쉬운지 내린 눈들이 바람에
용인신문 시로 쓰는 편지 90 찬란한 봄날 김유섭 나무들이 물고기처럼 숨을 쉬었다 비가 그치지 않았다 색색의 아이들이 교문을 나섰다 병아리 몸짓의 인사말조차 들리지 않았다 물살을 일으키며 지나가는 문구점 간판이 물풀처럼 흔들렸다 자동차가 길게 줄을 서서 수만 년 전 비단잉어의 이동로를 따라 느릿느릿 흘러갔다 물거품으로 떠다니는 꽃향기 속 수심을 유지하는 부레 하나 박제된 듯 정지해 있었다 위이잉, 닫혔던 귀가 열렸다 아이를 기다리던 엄마가 환해지며 비늘 없는 작은 손을 잡았다 꽃무늬 빗물이 찬란한 누구나 헤엄쳐 다니는 봄날이었다 --------------------------------------------------------------------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봄날’은 과거에 있을까요. 미래에 있을까요. 어쩌면 모든 ‘찬란한 봄날’은 현재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시인이 포착해 놓은 풍경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유년 시절과 함께 떠오르는 단어들, 교문과 병아리와 문구점 등등. 우리는 어느새 느릿느릿 그 시간과 마주하게 있습니다. 어른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면서부터, 닫혀버린 귀가 일순 ‘위이잉’ 열리는 것도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네요.
최은진의 BOOK소리 60 상실과 과잉, 뭐가 더 불행할까?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저자 : 올리버 색스 / 출판사 : 알마 / 정가 : 17,500원 아내를 모자로 착각하는 남자? 이 흥미로운 제목의 책은 광적인 편집증 남자가 주인공인 소설, 혹은 엉뚱하고 기괴한 판타지일거라는 생각으로 집어 들기 십상이지만, 이 책은 임상사례를 모은 논픽션이자 철학을 담은 인문학서이다. 저자인 신경정신학자 올리버 색스는 “인간이 어떤 부분을 상실하거나 손상당한 상태에서 그것을 이겨내고 새롭게 적응해 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을 고스란히 이 책에 담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총 4부 24편의 이야기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상실, 과잉, 이행, 단순함의 세계 등 4부로 주제를 나눠 그와 관련된 사례들을 마치 소설처럼 드라마틱하게 들려준다. 특정부분이 결여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상실편과 과잉 공급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신선하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하다. 상상조차 못할 특
능력 없으면 출마하지 말라고 전해라. 고전의 왕이라는 논어 개권벽두 학이(學而)편 첫줄은 자왈(子曰)로 시작한다. 자왈이란 공자의 말이란 뜻이다. 조조의 아들 조식은 일백 명의 스승에게 공부해서 학파를 이룰 만치 학문이 빼어나다. 조식의 스승 중에 가장 오래도록 배움을 주고받은 스승이 백토(白兎) 휴고(畦固)다. 본래 휴고는 조조를 좋아하지 않았다. 조조 또한 휴고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워낙 학문이 깊어서 아들의 스승으로 모신다. 아들 조식이 스승 될 휴고와 첫 상견례 때 두 개를 묻는다. 자왈민노(子曰民勞). 민노는 “백성들은 고달프다”는 시경 대아편생민지십장(詩經大雅生民之什章) 민역노지(民亦勞止). 부(賦) 이다. 백성이 고달픈 이유는 단 하나. 관리를 잘못 뽑아서다. 곁에서 이 말을 들은 조조는 관리 뽑을 때 휴고의 말을 잊지 않았다 한다. 휴고의 말은 계속된다. 자(子)는 필부이위천하사(匹夫而爲天下師)라. 자는 필부로서 천하의 스승이 되었다는 뜻이고, 왈(曰)은 일언이위만세법(一言而爲萬世法)이라. 왈은 한마디 말로서 만세의 법이 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지나가는 말로 툭 던진 게 병법삼십육계의 17번째 계책이라는 포전인옥(抛塼引玉 벽돌을 버리고
길눈이
최은진의 BOOK소리 59 지금, 당신의 추억을 아름답게 고쳐 드릴게요~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 천재 시계사와 다섯 개의 사건 ◎ 저자 : 다니 미즈에 / 출판사 : 예담 / 정가 : 12,000원 “시계는 오래 사용할수록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시간 그 자체가 된다” 그렇다. 시계는 인간이 만든 단순한 기계에 불과하지만 시간이라는 것이 담기게 되면 복잡해진단다. 거스를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은 신의 영역에 속하는 것인데 일본 작가 다니 미즈에의 이 소설을 읽다보면 시간의 횡포를 비껴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해진다. 한때 번화가였지만 지금은 인적이 드문 낡은 상점들의 거리에 가슴 아픈 추억을 수리해주는 천재 시계사 슈지와 미용사 아카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판타지 소설. 누구나 한가지쯤은 꽁꽁 숨겨놓은 아픈 기억이 있을 터. 다정다감하고 공감능력이 뛰어난 슈지와 일과 사랑에 권태를 느끼고 그 옆으로 이사 온 아카리는 사람들의 추억을 수리해 주게 된다. “과거는 변하지 않아. 그러나 수리할 수는 있어”가 이 책의 핵심 주제인
우농의 세설 인물이 그렇게도 없단 말인가 혜제의 현손 경제의 열한 번째 아들 한무제는 통치기간 내내 백성들로부터 무식한 놈이라는 소리를 들을 까봐 전전긍긍하며 나는 무식하지 않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평생 고전을 읽었는데 논어다. 군주가 가장 두려운 것은 백성이다. 백성이 등을 돌리면 군주로서는 아웃이다. 그냥 권력만 있을 뿐이고, 그 권력이 두려워 복종만 있을 뿐이다. 위징대왈(魏徵對曰)위징이 말한다. 신우문고어운(臣又聞古語云) 신이 또한 듣기에 옛말에 이르 길/ 군주야인수야(君舟也人水也) 군주는배요 백성은 물이다/ 수능재주(水能載舟) 물은 능히 배를 띠우기도 하지만/ 역능복주(亦能覆舟) 또한 능히 엎기도 한다/ 貞觀政要1券2篇政體篇 한무제가 논어를 읽긴 읽는데 주석은 읽지 않고 원문만 읽는다는 소문이 백성에게까지 났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주석을 읽는다는 것이다. 주석을 내려놓는 순간 그것은 자기 맘대로 읽겠다는 꼴이다. 당시의 백성들은 논어맹자에 박식했다. 이유는 한무제 선대의 협서율 정책으로 인해 각 가정마다 논어맹자 책을 소장하면 죽이는 상황이어서 백성들은 책 암기 후 없앤다. 한무제 당시 그나마 남은 논어 책이 노(魯)논어가 있고 제(齊)논어가 있
용인신문 시로 쓰는 편지 89 리라 손택수 리라 있지? 고대엔 리라 현을 양의 내장으로 만들었대 내장을 재로 씻어서는 갈기갈기 찢었지 하필 재였을까 잿더미였을까 멀리 독일까지 가서 고고학 공부를 하는 허수경 시인에게 들었다 왜 고국을 떠났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담담하게 시 때문이라고 했다 독하구나, 모국어를 위해 모국을 떠나다니 시인의 말을 받아적은 종이도 독을 삼킨 것이다 종이라면 제지공이었던 유홍준 시인이 생각난다 산판에서 벌목공 일을 할 때 양잿물 마시고 죽으려 길 몇 번, 양잿물 팔자가 어디 가겠노 살다보니 펄프에 양잿물을 타고 있더라 양잿물 마신 종이에 시를 쓸지 누가 알았겠노 말년엔 시 한 편이면 천하 원수도 다 용서가 될 것 같다고 안주도 없이 소주를 마시던 박영근 시인도 생각난다 수전증에 걸린 손으로 술잔을 건네던 그가 나는 꺼림칙했다 손의 발작이 옮겨오면 어쩌나 멀찌감치 떨어져 지냈다 겨울밤 덜덜덜 발작이라도 하듯 모포를 덮고 떠는 창문 옆에서 모니터를 면경처럼 들여다보고 있다 야근을 자주 하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데, 위장병과 소화장애 환자가 되기 십상이라는데 무슨 독한 사연도 없이 쓰린 속을 움켜쥐고 누가 시키지도 않는 야근을 하
오룡의 역사 타파(94) 광해군의 외교 감각에서 오늘을 본다 - 민족적 자존과 국가의 이익을 위한 탁월한 리더쉽이 필요하다. 1619년 3월2일, 도원수 강홍립은 1만 4000여명의 조선군을 이끌고 만주의 심하에 도착했다. 군량 보급로도 확보하지 못할 만큼의 강행군을 요구하던 명군은 자체 식량도 없었던 지 주변 부락을 약탈하다가 후금군 3만명에게 무너졌다. 철기(鐵騎)라 불리던 만주족의 기마대는 허겁지겁 달려 온 조선군을 몰아쳤다. 좌우를 유린하는 기마대에게 화포는 더뎠고, 총은 느렸다. 굶주림으로 지친 조선군은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애초부터 후금군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상황 판단을 정확히 하고, 패하지 않는 싸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광해군의 특명대로 강홍립은 움직였다. 광해군이 강홍립에게 항복을 지시했는지의 여부는 구체적인 물증이 없지만 통역관 출신이었던 강홍립을 총사령관으로 삼은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현장에서의 상황 판단을 위한 능력을 고려하여 언어가 통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리라. 세상의 중심이었던 명의 기운이 쇠하고 변방의 오랑캐라고 여겼던 만주족의 누르하치가 팽창을 시작한 17세기 초반의 동아시아는 격변기였다. 그 변화를 가장 명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