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보 판 삼백 이사관 아비의 꿈은 평범했다. 잘났거나 못났거나 애비 닮은 아들하나 낳아서 좋은 혼처제급 나서 살다가 가끔 아들며느리가 봐준 술상에 둘러앉아서 술 한잔하는 게 전부다. 그런데 그의 아들 이사관이 거제 현감으로 좌천된다. 스승 이규보(李奎報1168~1241)는 여고문지(予固聞之) 기소위현지거제자(其所謂縣之巨濟者) 내 일찍이 들으니 거제 현이라는 데는…… 으로 시작되는 위로의 설서(說序)를 써준다.東國李相國集권21說序 送李史館赴官巨濟序. 東文選卷83 전체 글자 수라야 총314자로 100자 쯤 지나면 설서의 백미가 나오는데 부천욕성취지(夫天欲成就之) 필선시간험(必先試艱險) 대체로 하늘은 한 인간을 성공시키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어려움으로 시험을 해서 간을 본다. 본래 이 말은 천장강대임어시인야(天將降大任於是人也)로 시작되는 맹자 고자장구하(告子章句下)에 나오는 말이다. 선 망부 독자였던 맹자의 아비 맹모의 꿈은 장성한 아들과 툇마루에 앉아 술 한잔하며 저녁 해를 바라보는 거라고 그의 처 장씨 부인이 말했다. 그래서 그의 아들 이름조차도 술 싣는 수레란 뜻의 맹가(孟軻)다.곽말약郭沫若1892~1978 예나 지금이나 필부의 로망은 장성한 아들과
용인시 공직자 만취핸들 여전 용인시 공직자가 이틀 간 두 번의 음주운전으로 적발 됐다고. 시 공직자 A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벌초를 위해 고향에 간 뒤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하다가 접촉사고가 발생해 경찰에 음주운전으로 적발. 또 다음날인 28일 술을 마신상태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중 고속도로상에서 경찰에 또 다시 적발됐다고. A씨의 혈중알콜농도는 각각 0.147%와 0.321%로 면허 취소수준을 훌쩍 넘어섰다는데. 하지만 A씨에게도 사정이 있었다는데... 내용인 즉, 몸이 불편한 A씨가 진통제를 챙기지 않아 술을 먹고 벌초 등에 나섰다는 것. 하지만 공직자들은 감사담당관실에서 인터넷 상에 공개한 혈중알콜농도에 대해 ‘과한 음주’라는 분위기. 한 공직자는 “0.321%면 만취상태인데, 고속도로에서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며 “음주운전 근절을 그렇게 강조해도 바뀌지 않는 공직관행”이라며 쓴소리.
골프장을 인수하기 전에 입회계약을 해지한 경우에도 인수업체가 그 권리의무를 승계할까. 1. 갑돌이는 강원기업이 강원도 춘천에 개발 중인 골프장 회원이 되기 위해 입회계약을 체결했다. 입회금 중 10%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잔금은 골프장 완성 후 완납키로 했다. 골프장 진입도로 등 문제로 2년 넘도록 완공되지 않아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받지 않은 상태였는데 강원기업은 골프장개발권을 모두 수원기업에 넘겼다. 갑돌이는 수원기업에게 계약금을 반환받을 수 있을까. 2.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체육시설법) 제27조는 제1항에서 ‘체육시설업자가 사망하거나 그 영업을 양도한 때 또는 법인인 체육시설업자가 합병한 때는 그 상속인, 영업을 양수한 자 또는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이나 합병에 따라 설립되는 법인은 그 체육시설업의 등록 또는 신고에 따른 권리·의무(제17조 회원을 모집한 경우에는 그 체육시설업자와 회원 간에 약정한 사항을 포함한다)를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제1호),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한 환가(제2호), 국세징수법·관세법 또는 지방세기본법에 따른 압류 재산의 매각(제3호), 그 밖에 제1
꽃잎 차성환 꽃잎을 뜯으면서 나는 비늘이 돋고 꽃잎을 뜯으면서 비린내 나는 꽃잎의 살점을 삼키고 꽃잎은 입 속의 혀처럼 내 안에 피고 지고 나는 꽃잎 속에 있고 꽃잎은 낯설게 꽃잎의 이름으로 불러줄 것처럼 가만히 꽃이 잎으로 달려가 꽃잎이 되고 꽃잎을 뜯으며 꽃잎은 사라지고 나는 꽃잎이 자라는 방식으로 슬퍼지고 바닥에 주저앉아 쓰러진 꽃잎의 자리를 외우는데 이제 아무도 꽃잎이 자라는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꽃잎은 여기 서서 꽃잎은 내 몸속의 꽃잎은 숨을 가두고 나는 강물처럼 꽃잎을 삼키고 꽃잎은 가만히 나를 뜯어 꽃잎이 지는 하늘에 꽃잎은 꽃잎으로 꿈꾸는 방법을 누군가에게 배우고 꽃잎이 꽃잎으로만 남을 수 있게 나는 지는 꽃잎을 불러 모아 여기 소름 돋은 꽃잎을 입술에 피워 무는 꽃잎, 꽃잎 -------------------------------------------------------------------- 환절기, 가고 있는 절기와 오고 있는 절기의 동시적 시간. 백일 동안 붉다는 꽃나무도 이제는 뒷모습을 보이고 있네요. 얼마나 애틋한 마음이기에 백일 동안 붉을 수 있을까요. 백일홍의 꽃말은 ‘인연’. 어쩌면 세상의 모든 꽃은 같은 말을 전하고
유람선의 추억 “언니, 저 애기랑 서울에 놀러왔어요” “그래? 지금 어딘데?” “한강가서 오랜만에 유람선이나 탈려구요” “그래 그럼 7시에 만나서 같이 유람선타고 저녁먹자!” 서울에 사는 사람보다 지방에서 놀러 온 사람들이 63빌딩을 더 자주 가고 오히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63빌딩을 자주 가지 않는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용인에 살고 있는 저도 유명한 놀이공원 근처에 살고 있지만 올 해는 한 번도 가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마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갈 수 있다는 거리가 주는 여유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강 유람선도 그렇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서울은 가깝고 언제든지 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저 역시도 거의 10년 만에 다시 타보는 한강 유람선이었습니다. 고등학교 후배는 초등학교를 서울에서 다녀서 그때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며 설레여했습니다. 5살짜리 어린 딸의 손을 꼭 붙잡고 유람선을 기다리는 표정은 초등학교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 듯했습니다. 저도 하루 종일 바쁜 일과를 마치고 유람선 안에서 유유자적 여유를 즐겨야겠다고 생각하니 어느덧 하루의 피로가 풀리는 듯 했습니다. 유람선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풍경은 다양했습니다.
용인신문 시로 쓰는 편지 108 나무와 까치 이상호 높은 나뭇가지에 세 들어 사는 새 세도 안 내고 집짓고 새끼 기르며 살기가 영 민망한지 나갔다 들어올 때마다 까치발로 조심조심 걸어드는 새 그 마음을 아는지 나뭇가지도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그걸 쭉 지켜보는 하느님도 말없이 따뜻한 어둠을 펴서 함께 덮어준다 -------------------------------------------------------------------- 한국 시사의 도저한 흐름 속에서, 이상호 시인은 서정의 문법을 내면화하고 이를 창조적으로 변용시킨 우리 시대의 뛰어난 서정 시인이다. 그의 여덟 번째 시집 『마른 장마』(시로여는세상, 2016)에 담긴 시인의 말을 통해 우리는 시인의 시적 지향점을 만나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가 마음에 차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진다. 마음이 더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시심의 물줄기가 점점 가늘어지는 탓이리라. 두렵다. 발길 드문 산속 조그만 옹달샘 같은 이마저 고갈될까 문득문득 하늘을 바라본다.” 무엇보다 우리의 눈길이 머무는 지점은 ‘시가 마음에 차기를 기다리는 시간’일 것이다. 오늘의 시편을 만나보자. 시
문화관광도시무색... ‘관광과’는 계륵(鷄肋)? 인구 100만 시대를 맞은 용인시가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행정서비스를 강화한다면서 1사업소 7개과 15팀을 신설하고, 정원을 130명 늘리는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고 한다. 신설 7과는 시민소통담당관, 자치협력과, 관광과, 장애인복지과, 축산과, 하수재생과, 처인구 건축허가2과 등이라고. 그런데 이중 관광과는 민선5기 조직 개편시에 없어졌다가 다시 생겨난 것이라고. 물론 아예 없어졌던 것이 아니라 ‘문화관광과’로 합쳐졌다가 다시 분리되어 신설된 것이라는데……. 그래도 소위 ‘관광도시’를 표방한다면서 사무관 한자리가 있는 주무과를 죽였다 살렸다를 반복하는 것은 ‘관광과’를 무슨 계륵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시민들은 어렵게 살아 돌아온 ‘관광과’가 이제라도 100만 도시의 면모를 제대로 갖출 수 있게 만드는 초석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관광과’ 살렸으니 ‘용인 산너울길’도 살려야 용인시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시민 건강증진과 관광활성화를 위해 기존 등산로와 각종 문화시설 등을 연계한 명품산책 도보길 6개 코스를 개발한바 있다. 일명 ‘용인 산너울길’로 총 70여km에 이른다. 그런데
구 공군사관학교 부지는 ‘보라매 공원’으로 탈바꿈 경찰대학교 부지는 어떻게 역사를 기억할 것인가? 서울의 ‘보라매공원’은 공군사관학교의 상징인 ‘보라매’를 이름으로 사용했다. 보라매공원 공식홈페이지에 의하면 1985년 12월 20일 보수, 1986년 5월5일에 개원했다. 공군사관학교 때의 상징인 ‘보라매’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나름대로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좋은 사례다. 주요시설로는 진디광장, 에어파크, 연못(음악분수), 다목적운동장, 인조잔디축구장, 배드민턴장, X-게임장, 암벽등반대 등이 있고, 맨발공원 등 휴양시설과 각종 편익 시설도 구비되어 있다. 무엇보다 비행기 8대를 전시 중인 에어파크는 옛 공군사관학교의 정기를 느낄 수 있다. 공원 내에는 한국자유총연맹 서울시지회,한국청소년연맹,서울시립보라매청소년수련관, 동작구민회관, 서울시립 지적장애인복지관, 남부장애인복지관, 동작경찰서 보라매파견소와 2010년 5월 개관한 시민안전체험관 등 11개 기관이 입주 중이다. 기자가보라매공원을 등장시킨 이유는 용인 경찰대 부지와 너무 유사한 점이 많아서다. 용인시가 얼마 후 경찰대 이전부지 사용권을 넘겨받기로 했다고 한다. 시는 그동안 일반인 출입을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