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진의 BOOK소리 77 술과 안주, 그리고 친구가 있는 밤으로의 초대 나가에의 심야상담소 ◎ 저자 : 이시모치 아사미 /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 / 정가 : 12,000원 일에 지친 직장인들이 목빠지게 기다리는 일명 “불금”을 질투가 날 정도로 근사한 시간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고단했던 한 주가 끝나고 밤이 깊어지면 도심의 작은 원룸에 따뜻한 불이 켜지고 그들만의 작은 파티가 시작된다. 일본추리작가협회에서 주목하는 작가 이시모치 아사미의 신작으로, 기존의 미스터리작에서 볼 수 있었던 충격적인 사건이 아닌, 일상적인 소재를 편안한 술자리에서 추리하고 분석해서 해결해한다는 점이 일단 흥미롭다. 미스터리 소설의 단골소재인 살인, 납치같은 자극적인 소재도 없고, 심장이 쫄깃해지게 밀어붙이는 전개도 없다. 나가에, 구마이, 나쓰미라는 세 친구가 마음이 통할 때마다 가지는 술 모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일곱 개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술자리에는 매번 새로운 초대 손님이 등장하고 그들이 털어놓은 크고 작은 고민들. 소소한 일상의 고민들과 이해할 수 없었던 상대방의 행동에 담긴 속마음을 집주인 나가에는 날카로운 추리와 치밀한 논리력을 바탕으로 알
1. 갑돌이 아버지 이씨는 6.25 전쟁중인 1950년 9월경 서울에서 실종됐고 1977년 법원은 실종선고를 했다. 다음해 1월 이씨 형제들은 1961년 사망한 할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선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이씨가 2004년 5월 그동안 북한에서 아들 갑돌이와 살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2006년 12월 이씨는 사망했고 갑돌이는 탈북해 2009년 6월 한국에 입국 후 아버지 이씨 형제들을 상대로 갑돌이의 상속분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상속권이 인정될까. 2. 민법 제999조 2항에서 참칭상속권자가 상속권을 침해한 때 그 회복을 요구할 수 있는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의 제척기간이 경과하면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속회복청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상속이 침해된 상속권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고, 상대방 참칭상속인은 상속인이 아님에도 상속인이라고 주장해 상속재산을 점유하고 있는 사람이나 상속인이지만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을 더 가져간 공동상속인도 포함된다. 한편, 남한주민과 북한주민 사이의 가족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법률관계를 규정하고 있는 '남북 주민 사이의
우농의 세설 벌써 식물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불과 1년하고도 고작 며칠 남았다. 싫든 좋든 아니면 떠밀려서든 좌우지간에 청와대를 나와야한다. 물론 면면히 흐르는 독재자 DNA의 기억은 청와대에 영원히 남고 싶었을 수도 있다. 거기까지 만이다. 그럼에도 코드원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 남을 수 있는 방법이 깡그리 없는 것은 아니다.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이정현 대표나 김무성 전 대표 정도의 인물들을 앞세워 합법적 개헌이나 그들이 말하는 합리적 혁명(?)이라면 못할 것도 아니겠지만……. 어쨌거나 대통령 사용기간 만료일은 점점다가 온다. 대통령 사용 종료일 다음날부터는 전직대통령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뒷방 할매로 불리거나 기억될 것이다. 문제는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 만료 재임 기간이 고작 1년 며칠이라는 것. 그런데 문제는 지금 불거진 오사갑통 하고도 남을 그 썩을 놈의 비선인지 실세인지 뭔지가 권력 말미 권력 누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강호에 떠도는 한마디,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은 모 아무개이다.” 이게 어디 가당키나 한 소리랴마는 그만큼 대통령의 처지가 옹색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언젠가 율사 출신 왕 비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용인서부지사(지사장 박은주)는 지난 8일, 기흥구 보건소에서 의약단체 및 관계기관과 제7회 건강체험관 무료진료 건강부스를 운영했다. 건강체험관에는 대상자인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이주노동자, 새터민 등 의료취약계층 70여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공단에서 마련한 건강부스에서 신체지수, 혈압, 체지방, 골밀도 및 비만도 측정을 하고, 의약단체 및 보건소에서 준비한 한의과, 내과, 외과, 정형외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치과진료와 복약지도를 받았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참석한 주요 단체장 및 관계자, 건강체험관을 이용하는 일반시민 등 외부소통 네트워크를 통해 공단의 뉴비전 실행력 강화를 위한 미래전략의 10대 핵심과제에 대해서도 상세한 안내와 관련 리플릿으로 널리 알렸다. 박은주 지사장은 “의료보장성 강화와 윤리경영 등 뉴비전은 공단의 새로운 10년을 향한 조직의 생존과 발전에 필수적인 조건”이라며 “지역주민들과의 다양한 교류와 소통을 통해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공공기관으로 국민으로부터 더욱 신뢰받고 사랑 받는 공단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했다.
최은진의 BOOK소리 84 소음에 중독된 세상에서 침묵의 의미 침묵의 책 ◎ 저자 : 세라 메이틀런드 / 출판사 : 마디 / 정가 : 15,000원 끊임없이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침묵에 대하여 오백 쪽이 넘는 분량으로 이야기하는, 서머셋 모옴 수상작가인 세라 메이틀런드. 사십 대 후반에 도시를 떠나 숲에서, 사막에서, 섬에서, 황무지에서 침묵에 몸과 마음을 맡겼다. 이 책은 침묵이 불러오는 어둠과 기쁨, 침묵의 문화사, 침묵의 매력을 탐험한다. 소음에 중독된 세계에서 침묵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경외감이며 존재의 이유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이다. “모든 말 밑에는 그보다 더 나은 침묵이 존재한다. 침묵은 영원처럼 깊고 말은 시간처럼 얕다.” 토머스 칼라일의 말처럼. 그녀에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극복하는 방법 또한 침묵이었고 침묵이어야만 했다.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고독과 침묵을 찾아 나섰던 것이다. 침묵은 단지 말이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간 본성을 찾기 위해 심연의 바닥으로 가기위한 최고의 방법이라는 걸 그녀는 분명히 알고 실천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정말 편하고 좋은 사람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 바로 침묵이다. 진정으로 굳은
우농의 세설 천하에 두려워할 바는 오직 백성뿐이다 천하에 두려워할 바는 오직 백성뿐이다(天下之所可畏者 唯民而已). 백성은 물·불·범이나 표범보다 더 두렵다(民之可畏 有甚於水火虎豹). 그런데도 윗자리에 있는 자들은 백성들을 업신여겨 부려만 먹는다. 도대체 왜 그런가(在上者 方且狎馴而虐使之 抑獨何哉). 교산 허균의 호민론(豪民論) 첫 구절이다. 그러면서 백성을 세 부류로 나눈다. 항민(恒民), 원민(怨民), 호민(豪民)이다. 항민은 나죽었소 하며 사는 사람이고, 원민은 원망만 하며 사는 사람이고, 호민은 밟으면 밟혀 있다가 언젠가는 삐져나와 덤비는 사람이다. 호민은 때가오면 팔을 걷어 부치고 밭둑에서 한 번 소리를 지르면 원민들은 소리만 듣고도 모이며 모의하지도 않고 함께 소리를 지르며(豪民伺國之釁 覘事機之可乘 奮臂一呼於壟畝之上 則彼怨民者 聞聲而集 不謀而同唱) 항민들 또한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호미 창 등을 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彼恒民者 亦求其所以生 不得不鋤耰棘矜往從之 以誅无道也). 고래로 임금은 백성을 하늘로 삼고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삼는다(王者以民爲天 民人以食爲天 -司馬遷史記) 그러므로 임금이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獲罪於天
오룡의 역사 타파(107) 독립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실패한 ‘외교론’을 붙잡고 6년을 허송세월한 이승만은 탄핵됐다. 1919년 4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반에 이승만을 선출하겠다는 참석자들에 실망한 신채호는 분노했다. “이승만은 이완용보다 더 큰 역적이다. 이완용은 있는 나라를 팔아먹었지만, 이승만은 없는 나라를 팔아 먹었다.” 상하이의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 신채호는 1923년 의열단 선언문을 썼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19년 1월18일, 파리에서 개최된 강화회의에 미주의 최대 항일 한인 단체인 대한인 국민회 중앙 총회는 이승만과 정한경을 파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본을 의식한 미국이 여권 발급을 보류하여 이승만은 파리에 가지 못했다. 이 무렵 신한 청년단 대표로 파리에 가 있던 김규식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그는 미국 대통령 윌슨에게 위임 통치 청원을 요청한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이유를 해명해야 했다. 3·1운동 이후 서울의 한성 정부, 연해주의 대한 국민 의회, 상하이의 임시정부가 통합하여 세운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을 상대로 한 외교활동에 온 힘을 쏟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파리 강화 회의에 임정 대표 자격의
이은규 시인의시로 쓰는 편지 백석역 최서진 도시를 지나 대곡역과 마두역 사이 지혜가 없어져서 날은 저무는데 눈은 오지 않고 도깨비의 얼굴을 닮은 바람이 분다 사람들은 팔짱을 낀 채 바쁘게 지나가고 절벽의 표정으로 이야기하던 연인들은 손을 놓고 사라진다 나는 홀로 눈물이 나 기다려도 오지 않을 당신 때문에 울컥 목이 메인다 허리를 굽혀 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줍지 않는다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나타샤가 오지 않아도 괜찮지만 자꾸만 계단 쪽으로 눈이 간다 계단은 홀로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다 저녁이면 무엇이 백석으로 오게 하는가 백석을 지나 대화로 가는 지하철을 길게 바라본다 지하철이 지나가고 지하철이 또 지나간다 기다림이 지나간다 기다린다는 것은 춥고 배고프고 외로운 일 충분히 좋은 일 분별을 잃은 눈으로 조용한 역사에 서 있다 손을 녹이려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서 마신다 입가에 고인 검은 기억이 속으로 들어가자 서러워진다 두 손으로 컵을 감싸 안고 앉아서 천천히 마신다 도무지 기다림을 참을 수가 없지만 이런 것은 흔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얼어붙은 자세로 기다림을 기다린다 누군가 시간의 반대편에서 아무로 모르게 달려오고 있으니 나는 외로워할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