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현 삶의 낙서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 말보다 행동이 빛바랜 우정 긴잠을 깨운다 “잘 지냈니?” 몇 년 동안 소식이 끊겼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당황함과 반가움이 교차하는 마음 때문에 잠시 동안 나는 아무 말도 없이 머뭇거렸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친구는 전화가 끊겼다고 생각했는지 ‘여보세요’를 몇 번 반복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나는 얼떨결에 끊어진 전화기를 쳐다보다가 다시 발신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번호가 바뀐 줄 알고…순간 당황했네” 친구는 안도의 목소리로 반가움을 전했다. 10년이 더 흘렀던 것같다. 오래 된 연애가 결혼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그 친구는 상처가 컸던지 아무 말도 없이 외국으로 훌쩍 떠나버렸다. 마음을 터놓던 친구가 많지 않았던 그녀에게 나는 몇 안 되는 친구 중에 하나였다. 섭섭함에 나도 몇 년을 소식 없이 지냈던 것 같다. “야, 이게 얼마만이니?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거야?” “별 일 있는 건 아니지?” “별 일은 무슨……그냥 생각나서 전화한거야.” 한참 수다를 떨었다. 그리고 다음에 한번 꼭 만나자는 것이 대화의 마지막이었다. 그런데 그날 그 친구에게는 별 일이 있었던 것이다. 답답한 마음에 머리를 짜
최은진의 BOOK소리 86 꿀잠 자는 사회를 위하여! 안녕히 주무셨어요? ◎ 저자 : 페터 슈포르크 / 출판사 : 황소자리 / 정가 : 13,000원 현대문명은 밤을 낮으로, 낮을 밤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자고 일어나도 늘 어딘가 개운치 않고 피곤하다. 자연이 우리 삶에 왜 잠을 설계해 놓았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다. 다만 모든 과학자 및 의학자가 동의하는 사실이 있다. 잠은 신경계를 가진 동물만의 특성이며, 잠을 통해서만 우리 삶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 더 늦기 전에 잠 잘 자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는 신경생물학자 페터 슈포르크. 꿀잠이 왜 중요한지, 그 구체적 실천 강령들을 과학적으로 하나하나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사람들에게 권하는 책. 올빼미 족들에게 모범적인 생활을 해야겠단 생각을 심어주는 경고장 같달까?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로 잠들고 깨어나고 있다 여기지만, 그 모든 것은 우리 몸속에 있는 생체리듬이 좌우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생체리듬이 본래의 기능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아서 만성피로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단다. 빛의 어두운 얼굴에 대해
우농의 세설 천하는 만민의 천하다. 북송의 정치가 사마광(1019-1086)은 전국시대부터 송나라 건국 이전까지 1362년 동안의 역사를 19년에 걸쳐 한권 당 2만자를 써서 9년간의 역사를 기록했다. 이런 형식으로 쓴 249권의 글자 수는 총 300만자. 세상은 이렇게 방대한 분량으로 완성된 책을 『자치통감資治通鑑』이라고 불렀다. 자치통감이라는 말은 ‘다스리는 도리에 자료가 되고 역사를 통하여 거울이 된다’는 말이다. 자치통감 책은 크게 셋으로 정리된다. 첫째는 군주가 해야 할 좋은 일이고, 둘째는 군주가 해서는 안 되는 나쁜 일이고, 셋째는 군주가 경계삼아야 할 일이다. 훗날 이 책은 제왕 학의 교과서로 불려 통치자들의 좌우서가 된다. 300만자로 기록한 249권의 내용을 한마디로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견강부회를 해본다면 사지(四知)천하위공(天下爲公)이다. 4지는 네 곳이 안다는 말인데 왕밀(王密)은 자신을 추천해준 상사 양진(楊震)에게 황금 10근을 바치면서 “지금은 한 밤중이라 아는 이가 없으니 받아주십시오”라고 하니 양진 왈,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자네가 알거늘 어찌 아는이 없다 하는가(天知 地知 我知 子知 何謂無知)”
이은규의시로 쓰는 편지 지상의 시 김현승 보다 아름다운 눈을 위하여 보다 아름다운 눈물을 위하여 나의 마음은 지금, 상실의 마지막 잔이라면, 시는 거기 반쯤 담긴 가을의 향기와 같은 술…… 사라지는 것들을 위하여 사라지는 것만이, 남을 만한 진리(眞理)임을 위하여 나의 마음은 지금 저무는 일곱시라면, 시는 그곳에 멀리 비추이는 입다문 창(窓)들…… 나의 마음은—마음바다 로맨스 그레이로 두른 먼 들일 때, 당신의 영혼을 호올로 북방(北方)으로 달고 가는 시의 검은 기적— 천사들에 가벼운 나래를 주신 그 은혜로 내게는 자욱이 퍼지는 언어의 무게를 주시어, 때때로 나의 슬픔을 위로하여 주시는 오오, 지상의 신이여, 지상의 시여! -------------------------------------------------------------------- 시가 익어가는 계절, 가을. 시적 주체가 소망하는 것은 ‘보다 아름다운 눈’이나 ‘보다 아름다운 눈물’로 표상됩니다. 물론 여기서의 ‘아름다움’은 유미주의적이고 자족적인 심미성(審美性) 그 자체만은 아니겠지요. 그것은 경지로서의 ‘아름다움’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삶은 ‘채우기 위해 비우는’
설마설마 했건만... 이 나라가 부끄럽고 슬프다 온 국민이 상실과 자괴감에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비선 실세들의 국정농단 소문이 현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더 이상 정상적인 국정운영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영향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취임 뒤 가장 낮은 14%로 급락했다. 이는 한국갤럽 조사 결과로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 역시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가 78%로 취임 후 최고치다. 여론을 반영하듯 곳곳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과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들풀처럼 번지고 있다. 대학가를 시작으로 사회· 종교단체에 이르기까지 걷잡을 수 없는 분위기다. 검찰이 권력의 눈치만 보면서 뒷짐을 지고 있는 사이, 일부 언론들의 취재만으로 밝혀진 결과다. 앞으로 특검과 국정조사를 하면 얼마나 더 많은 국정농단 사례가 나올지 벌써부터 겁이 날 정도다. 문제는 이 같은 사태가 일찌감치 예견됐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현재의 여당과 보수언론들은 권력 유지와 자사의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최순실의 아바타’ 권력창출에 앞장섰다. 그리고 권력을 잡은 후엔 양심있는 인사들과 언론의 올바른 비판여론이 있었음에도 재갈을
오룡의 역사 타파(108) 무녀가 권력을 잡고 국정에 개입했다. 진령군에게 홀딱 빠진 중전 민씨 1882년, 분노한 군인들은 경복궁 담장을 넘었다. 13개월의 급료를 빼돌린 중전 민씨를 죽이겠다는 군인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었다. 장호원으로 탈출한 중전 민씨는 절망했다. 권력을 빼앗긴 그녀에게 희망은 없어 보였다. 그런 민씨에게 무녀(巫女)가 찾아왔다. 무녀는 꿈에 신령님이 나타나 중전이 장호원에 있다고 알려 주었다는 것이다. 민씨는 무녀에게 “지금 궁궐로 돌아갈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무녀는 “지금은 때가 아니지만 얼마 후에 돌아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약속한 환궁일은 정확했고, 중전 민씨는 청나라를 이용하여 권력을 회복했다. 무녀는 이후로도 민씨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서 증세가 호전되도록 곁에서 보필했다. 중전 민씨는 무녀에게 진령군(眞靈君)이란 봉작을 내렸다. 진령군은 아무 때나 고종과 중전 민씨를 만날 수 있었으며, 만날 때 마다 엄청난 재물까지 받았다. 진령군이 된 무녀는 관우 복장을 하고 다니면서 자신을 신비화했고, 국정 전반에 두루 조언했다. 그녀 의 요구에 따라 재상들이 임명되고 파직되기도 했다. 무녀 진령군의 아들 김창열은 붉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용인동부지사(지사장 백용호)는 지난 24일 용인정보고등학교 학생 14명을 대상으로 직업 관련 교육을 기부하는 청소년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행사는 공단이 지난 2012년부터 운용하는 중·고등학생 진로탐색활동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공단이 수행하는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청소년들이 직업을 탐색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추진됐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건강보험과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강의를 수강함과 동시에 공단이 수행하는 대국민 민원업무를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시간을 보냈다. 또한, 공단에 재직 중인 학교 선배와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채용정보와 경험담 등 평소 느꼈던 궁금증도 해소할 수 있었다. 백용호 지사장은 “중·고등학생들이 미래의 꿈을 설계하고 구체적인 직무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공단 실정에 맞게 교육기부를 체계화함으로써 공단 직원 개인 차원의 활성화를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엽의 사진 창작 노트2 ‘아우라’를 아십니까? -미술관과 다큐멘터리 사진 한국사회에서 미술관이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십여 년 전만 해도 공공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었으며, 사립 미술관의 존재도 미미했다. 이것이 최근의 모양새를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일반의 소득의 증대와 여가, 문화적 욕구의 증가 탓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경쟁적인 건축 붐은 이러한 요구와 맞물려 전국에 문예회관 또는 아트센터라는 이름의 건축을 만들었다. 이 거대한 시설 안에는 미술관이라는 이름의 전시 공간이 만들어졌으며, 유화와 사진의 다양한 기획전이 아이들 방학 중에 경쟁적으로 열렸다. 이는 대중들의 호기심과 관람료 수입을 동시에 충족시키기도 했다. 외형적으로 본다면 미술관과 사진은 최근 들어 매우 만족스런 파트너십을 유지한 듯 보인다. 기원을 따지자면 19세기 내내 사진은 미술관에서 예술이 아닌 예술의 복제 도구로 활용된다. 따라서 사진가들은 예술 작품이라 주장하는 사진을 작은 갤러리나 사교클럽의 전시장을 이용해 전시했다. 이 사진들의 대부분은 살롱 풍의 회화주의 사진들이었다. 대신 사진을 수집하는 곳은 미술
도청입지, '정치공학' 아닌 '도민공학'으로 판단해야 경기도청을 옛 용인 경찰대 부지로 이전해달라는 정찬민 시장의 기자회견은 빠르고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됐다. 그러다보니 용인시 공직내부에서조차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처럼 중대한 사안을 부시장을 비롯한 간부 공무원들조차 제대로 몰랐던 것이다. 정 시장은 그러나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만에 하나 정보가 사전 유출됐다면 기자회견조차 못했다고 일축했다. 바꿔 말해 이번 제안은 정 시장이 던진 정치적 승부수인 셈이다. 용인시 입장에서 볼 때 도청 유치 제안은 성사 여부를 떠나 위험 부담이 전혀 없는 해볼 만한 게임이다. 잘하면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일거양득의 묘수로 용인지방자치 역사에 있어 가장 큰 쾌거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경기도청과 수원시는 용인시의 갑작스런 제안에 뒤통수를 크게 맞은 분위기다. 이들은 즉각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반발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경기도나 수원시 모두 정 시장의 페이스에 말려들어가고 있다. 정 시장의 제안을 용인시 입장에서 바둑 포석으로 보자면 신의 한수인 셈이다. 기존의 도청 이전을 위해서는 33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지만,옛 경찰대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에서 ‘진정한 국가기관’이란 치안 유지 등의 ‘야경[夜警]국가’적 기능을 넘어, 그 국가에 어울리는 소양과 덕목을 갖춘 ‘의로운 시민’을 길러내는 곳이라고 명시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현재 대한민국의 군복무 체제는 아직은 야경국가적 모습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것 같다. 이는 분명 사회적으로 큰 손실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상황적 특수성과 청년들의 국가관 및 시민의식 함양 등을 생각하면, 긍정적 효과도 적지 않다. 그런면에서 의경 개인의 발전을 장려하기 위한 경찰 조직의 노력은 의미가 크다. 그들이 하는 일들은 ‘국방의 의무’ 역할 뿐만아니라,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도 그 몫을 다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상당한 가치가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행하고 있는 개인발전 장려 프로그램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첫째로 각종 대민봉사활동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단체 봉사를 통해 대원들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사회 속에서의 자신의 역할에 대해 바람직한 가치관을 형성하게 된다. 두 번째로는 ‘노터치타임’ 제도이다. 해당 시간동안 실질적인 자기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자도서관을 운영하며 자격증 취득 시 특별 외박을 부여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