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진의 BOOK소리 94 나비, 그 고독과 치유의 날개짓이 문학이 되다! 나비 탐미기 ◎ 저자 : 우밍이 / 출판사 : 시루 / 정가 : 14,000원 어릴 때 잠자리채 들고 곤충채집 한 번 안해 본 사람 있을까? 곤충을 싫어하는 사람도 나비를 징그럽다거나 혐오하는 사람은 없을 듯한데, 그물에 갇힌 아름다운 나비는 철저히 인간의 입장이었다. 나비 입장에서 그 순간의 무시무시한 공포에 대해 염려하는 이 책의 저자 우밍이. “잠자리채 안에 담겨 관찰자의 판별을 기다리고 있는 나비의 심정은 잔뜩 잡아당겨져 끊어지기 직전인 활과 같을 것”이라며. 나비의 삶에 깃든 삶의 희노애락을 문학으로 아름답게 풀어낸 탐미적 자연 에세이. 그의 인품이 느껴지는 18편의 에세이는 가벼운 듯 부드럽지만 결코 가볍지 않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곤충전시관에서 해설사로 일하다 왜곡되고 변형된 자연을 전시하는 데 회의를 느낀 우밍이는 탄생과 살육이 공존하는 그곳을 도망친다. 종이 사이에 끼워져 표본이 된 나비를 보며 자연을 보호한다는 허울 뒤 감춰진, 돈을 쫓는 인간의 추악한 얼굴을 목격한다. 깊은 고민을 하던 그는 나비를 쫓아 자연을 탐색하고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 그 여정이 고
임신 때만 반짝하는 태교에서 벗어나야 한다. 임신전과 임신기는 물론 출생 후부터 청소년기, 청년기로 이어지는 평생 태교가 실천된다면 우리의 맑은 심성도 늘 현재진행형이 될 수 있고, 이는 명품 국민이 되는 길이다. 박숙현 저 ‘쉬운 태교 명품 태교’에서 발췌해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는 물론 임신부를 비롯해 일반인 누구나 알고 실천해야 할 다채롭고 가치 있는 생활 자세와 마음가짐, 태교법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동화책은 언제, 얼마동안, 얼마만한 목소리로 읽어줘야 할까.” 태교 안내서를 읽어봤지만 막상 태교를 하려니 막막하다. 딱 떨어지는 지침이 없다보니 어정쩡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태교는 수학공식이 아니다. 상식선에서 태아와 한 마음, 한 몸으로 즐겁게 소통하면 된다. 내 앞에 아기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 엄마의 마음으로 시도해 보자. 아니면 입장을 바꿔 내가 아기라면 어떨까 생각해보자. “또렷한 목소리로 의성어를 섞어가면서 재밌게 읽어주면 좋아하겠지.” 엄마의 뱃속은 꼬르륵거리는 소리, 물 삼키는 소리, 혈액 흐르는 소리 등으로 시끄럽다. “만일 배를 쓱쓱 문지르면서 동화책을 읽어주면 소음이 더욱더 커지겠구나.” 엄마 목소
연재를 시작하며 2007년 박사 연구주제를 ‘동아시아 근대만화사’로 잡은 이유는 만화사 뿐 아니라 그 이전부터 일본과 중국을 다니며 그곳 사람들과 교유하며 흥미로운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념이나 생활습관은 틀리지만 언어가 유사하고 전통문화를 공유하는 ‘가깝고 다른’ 이웃문화. 그 골목골목을 뚜벅이처럼 걸으며 느꼈던 단상을 연재하고자 한다. 부디 이곳에서의 여정 또한 즐거웁기를.... 동아시아를 걷다 (1) 하루는 교토의 정원에 투자하세요~ 윤기헌(용인신문 화백) 한국인이 많이 찾는 일본 서부 간사이(関西)지역 여행은 보통 오사카-교토-나라-고베를 묶어서 간다. 하지만 고도(古都) 교토를 제대로 보려면 3박 4일도 짧다. 그래서, 대개의 교토여행의 필수코스 금각사(金閣寺), 은각사(銀閣寺), 청수사(清水寺) 말고 고즈넉하고 신비로운 교토의 절과 정원을 들러 사유하는 여행을 감히 추천해 본다. 간사이 여행 일정 중에 하루 정도는 짬을 내어 천천히 조용하게 걸어가며 느껴 보는 그런 코스이다. 아라시야마에서 그냥 앉아만 있기 사실 필자도 교토에 살아도 봤지만 일본의 절과 신사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아마도 선입견 탓이었을 것이다. 그런 거 잊고 일단
1. 정찬민 용인시장 용인중앙시장 순대골목 정시장, 바쁜 일상속 자주 찾는 곳 깊은맛 푸짐한인심. . . 먹거리힐링 전통 자랑하는 17개 순대 . 족발집 자신만의 비법으로 입맛 사로잡아 이번호부터 연재하는 ‘명사들의 단골집’은 명사들이 즐겨 찾는 음식을 주제로 경제 살리기의 목적을 담았다. 첫 번째로 기꺼이 응해준 정찬민 용인시장은 전통시장인 용인중앙시장 순대골목을 지목했다. 그는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용인중앙시장의 명물인 순대골목에는 17개 순대 및 족발집이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들과 정을 나누고 있다”며 “점포 각각 맛의 노하우와 푸짐함으로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제각각인 고객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재래시장인 용인중앙시장은 60년의 역사를 가진 민속시장이다. 순대, 떡, 빵, 튀김, 만두, 통닭, 의류, 공산품 등 종류별로 특화골목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장을 보면 일반 대형 쇼핑몰에서는 들을 수 없는 깎아주기, 덤 주기 같이 전통시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흥정하는 소리가 어르신들의 귀를 자극해 추억을 생각나게 하고 새내기들의 귀를 궁금하게 한다. 그야말로 질서 정연한 도떼기시장이다. 용인중앙시장에는 장을 보
감독 : 제임스 맥티그 주연 : 나탈리 포트만, 휴고 위빙 추운 겨울이 찾아왔다. 수백만의 국민들은 추위에도 불구하고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향한다. 군중 속에서 기괴한 모습의 가면을 종종 볼 수 있다.영국의 ‘가이 포크스’ 가면이다. 이 가면은 1605년 영국 웨스트민스터 궁전을 폭파하려던 ‘가이 포크스’를 표현한 가면이다.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시작은 ‘가이 포크스’를 조명하며 시작된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세계 3차대전 이후 2040년의 영국이다. 영화 내에서 사회는 문화와 인종, 종교가 철저하게 국가에 의해 통제되고 심지어 언론의 활동과 성적자기결정권도 국가의 뜻에 따라야 한다. 국가 권력자를 조롱하는 방송인은 연행돼 처형된다. 이 상황의 최종 목적은 ‘하나된 국민과 하나된 조국’이다. 목소리를 내기 위해 광장으로 나온 국민을 총을 든 군대가 맞이한다.국가를 지키기 위한 군대지만 국민을 지키기 위한 군대는 아니다. 주인공 'V‘는 자신에게 가학적인 실험을 행한 생체실험소 책임자와 주범들을 직접 찾아 복수한다. 그 주범들은 탐욕과 권력을 강하게 탐하는 군인과 종교인, 그리고 정치인이다. 언론은 정부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 보도한다.
오룡의 역사 타파(112) “반성없는 역사에 미래는 없다. 특권을 지키려다 나라가 망했다” 능력있는 인재들이 신라를 떠났다. 골품제도는 진골이 아닌 신라의 젊은이들을 좌절 시켰다. “우리 신라는 사람을 쓰는데 먼저 골품을 따지므로 정말 그 족속이 아니면 비록 큰 재주와 뛰어난 공이 있어도 그 한도를 넘지 못한다.”며 설계두가 당으로 떠난 7세기의 신라는 진골의 나라였다. 9세기 헌강왕 시기 귀족들은 ‘봄에는 동야택(東野宅), 여름에는 곡량택(谷良宅), 가을에는 구지택(仇知宅), 겨울에는 가이택(加伊宅)에서 놀았다.’고 할 만큼 풍요로웠다. 왕이 신하들과 함께 월상루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니 서울의 민가가 줄지어 늘어섰고, 가악(歌樂)소리가 끊임없이 일어났다. 왕이 시중에게 “지금 민간에서는 집을 기와로 덮고, 밥을 숯으로 짓는다는 말이 사실인가” 물으니 시중 민공이 “역시 일찍이 그렇게 들었습니다.”라고 답했다. <토황소격문>으로 당나라에서 문장력을 인정받은 최치원이 귀국한 시기가 헌강왕 때였다. 선진적인 정치철학을 신라의 개혁을 위해 활용하려던 6두품 출신 최치원은 열정적으로 일했다. 진성여왕에게 시무책을 올린 최치원은 신분보다는 능력에 따른
역량이 안 되면 무조건 내려와라. 대한민국 국가체제 수립 일을 1948년 8월15일로 본다면 2017년은 고희(古稀)를 맞는 해다. 공자 죽음 이면에는 제자 자로 죽음의 충격이 있다. 자로가 관을 쓴 채로 목이 잘려 머리가 소금에 절여 공자에게 배달된다. 이때 공자나이 71세다. 이일 후 공자는 집안에 있는 젓갈을 모두 버리고 죽을 때가지 젓갈을 입에 대지 않는다. 젓갈을 버린 일주일 후 자신의 일생을 회고 하는데 그 마지막 말이 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七十而從心所慾不踰矩)다. 남자 나이 70세쯤 되면 뭘 하든 법도에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제자자로의 죽음에 대한 스승 공자의 처음이자 마지막 헌사(獻詞)다. 보도에 의하면 세수 70이 넘은 인명진 목사가 내시와 환관 천국으로 지칭되는 집권 여당의 수장 내시라는 별칭을 가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를 내쳤다 한다. 그 중심에 국민 4프로 지지율을 자랑하는 정지된 대통령 박근혜가 있음은 자명한 일. 이정현 새누리당 전 대표하면 쌩뚱 맞게도 전혀 정반대의 도와 절의에 가득 찬 도은(陶隱) 이모(李某)<숭인崇仁>가 오버랩 된다. 일찍이 삼봉 전도전은 태조 이성계 즉위교서를 17개 항목으로 작성하는데 마지막
정찬민 시장 “도청 신청사 유치 계속 추진” 위치·예산·교통문제포함 도민여론조사필요 국토교통부가 경기도청 광교신청사 건립 계획을 최종 승인함에 따라 옛 경찰대 부지로 신청사 유치전을 벌여왔던 용인시 입장이 사실상 난감한 입장에 봉착했다. 그러나 정찬민 용인시장은 국토부 승인은 이미 예견한 결과였다며 그동안 벌여왔던 유치전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 시장은 또 경기도청사 이전 문제는 경기도가 이미 15년 동안 추진과 보류를 반복해왔던 뜨거운 감자로, 설사 경기도 계획대로 오는 6월 착공한다 해도 정상 추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또한 경기도가 용인시 제안인 옛 경찰대 부지로 이전할 경우 5000억 원 이상의 예산 절감을 할 수 있다는, 누가 봐도 대환영할 만한 최적지의 당위성을 굽히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무엇보다도 옛 경찰대 부지는 광교신도시에 비해 건립 비용과 시간은 물론, 지리·교통적인 측면에서 장점이 많다는 게 용인시의 가장 큰 제안 배경이다. 광교 신청사의 경우 약 3300억 원이 소요되는데 옛 경찰대 부지는 기존 시설을 간단하게 리모델링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 시장은 만
최은진의 BOOK소리 93 식물의 지능과 감각의 비밀을 풀다 매혹하는 식물의 뇌 ◎ 저자 : 스테파노 만쿠소 / 출판사 : 행성B이오스 / 정가 : 16,000원 식물이 없다면? 생각보다 인간이 사라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식물은 인간이 없어도 살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린 식물은 그저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태를 ‘식물인간’이라 칭하며 식물을 폄하해왔다. 하지만 수많은 연구결과는 식물이 ‘지금껏 생각해 왔던 것보다 훨씬 진보한 생물체’라는 찰스 다윈의 주장을 입증해주고 있단다. 신경식물학자인 저자는 과학적 근거와 재미있는 비유를 통하여 식물의 지능과 감각을 소개하고, 식물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들을 바로잡아주고 있다. 식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인간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이고 오만한지에 대한 겸허한 반성을 하게 해준다. 식물은 느끼거나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존재할 뿐이라는 생각은 인간의 관점에서 본 시각일 뿐이었다. 그들도 오감이 있고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며 어떤 면에선 우리보다 훨씬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다른 종을 조종까지 한다. 조만간 식물에서 영감을 얻은 로봇도 등장한다니 기
“어둠을 살라먹고 고운 해야 솟아라” -염치 있는 새 세상 여시길 이경철(시인, 전 중앙일보문화부장) 이글이글 타오르는 해가 떠올랐다. 해가 바뀌면 우리들은 떠오르는 새해를 어떻게든 보려한다. 극동(極東)의 한반도에서도 동쪽 끝 산과 바다 해돋이 명소로 가서, 혹은 동네 동산 위로 떠오르는 해를 기어코 보려한다. 나도 동녘 하늘을 붉게 물들이다 우리 동네 최고봉인 노고봉 위로 떠오르는 정유(丁酉)년 새해를 보았다. 이글이글 떠오르며 마구산 정광산 태화산 그 너머 연연이 이어지는 산봉우리들이 어깨동무하며 발갛게 드러나는 모습을 봤다. 태평스럽고도 무등하게 열리는 새 세상을 뚜렷이 보고 또 내 나름으로 염원했다.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지난해엔 유난히 어둠이 길었다. 그래서 올 연초엔 더욱더 새해가 보고팠다. 박두진 시인의 위 시「해」에서처럼 어둠을 살라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로 솟아오르는 고운 해를 누구든 보고팠을 것이다. 지난 연말 안국동 네거리 청와대로 가는 길목에서 주먹으로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