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죄지으면 빌 곳조차도 없다는데. 검이불검(儉而不儉) 검소한듯하나 검소하지 못했고/ 지이부지(知而不智) 똑똑한듯하나 똑똑하지 못했고/ 치이불치(治而不治) 정치한듯하나 정치하지 못했고/ 용이불용(用而不用) 인재쓴듯하나 인재 쓰지 못했다/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혼군이라 불렸던 박근혜 씨에 대한 16자평이다. 신하가 왕을 몰아내는 것에 늘 못 마땅했던 제나라 선왕은 맹자를 만나자 대뜸 묻는다. 탕 왕이 걸 왕을 내쫓고 무왕이 주 왕을 정벌했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인가. 맹자가 답하길 “역사기록에는 있지요” 왕이 다시 묻는다. “신하가 임금을 죽여도 괜찮은가”. 이에 맹자 답은 “인(仁)을 해치는 자를 도적(賊)이라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를 잔(殘)악하다 하고 잔악한 자와 도적을 일러 필부라 하지요. 일개 필부(匹夫) 주의 목을 베었다는 말은 들었어도 임금을 죽였다는 말을 듣지는 못했지요. 역성혁명(易姓革命)에 대한 전가의 보도로 쓰이는 맹자의 말이다. 제자백가답게 말이 꽤나 복잡한듯하지만 쉽게 말해서 그가 한 짓으로 그를 평가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맹자가 말한 평가대상은 왕인 당신도 포함된다. 그러니까 당신이 왕 아니라 그 할애비라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 다시 민주주의다 정권초기부터 불통과 반민주주의의 음습한 기운으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안겨줬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결국 헌정사상 첫 번째로 탄핵과 구속이라는 치욕스런 기록을 남겼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달 31일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지 21일 만에 전격 구속됐다.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3번째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다. 영장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됐다”는 것이 구속영장 발부 사유라고 했다. 피의자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검찰과 특검 수사에서 433억원(실수수액 298억원)상당 뇌물수수,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 작성 및 집행 주도 과정에서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 모두 13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은 막강한 대통령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수수케 하거나 기업경영 자유를 침해하는 등 권력남용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중요한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등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며 구속영장 청구 이유를 밝혔다. 또한 “그동안 다수의 증거가 수집되었지만 박 전 대통령
신설된 경기동부보훈지청의 정부 3.0실현 '규제개혁'과 함께 적극 추진 경기동부보훈지청 보훈과 김연실 경기동부지역 7개 시·군(용인, 성남, 광주, 하남, 여주, 이천, 안성)을 관할하게 된 경기동부보훈지청이 지난 6일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에 개청했다. 신설 기관인 만큼 새로운 마음으로 규제개혁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국가보훈처에서는 현 정부의 민생안정 및 경제 활력회복의 규제개혁추진 방향에 맞춰 보훈대상자의 편익증진 및 불편해소를 통한 권익확대와 기업체 의무고용부담 완화를 규제개혁 중점 추진 방향으로 정했다. 올해 규제개혁의 추진과제는 그간 보훈대상자가 건의·제출한 규제개혁신문고, 행정소송 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해 타 부처와 협업이 필요한 과제를 선정했다. 그중 권익확대를 위한 과제로 국민기초생활소득 산정 시 참전명예수당 소득공제 확대, 응급진료비 지급신청 구비서류 간소화, 제대군인 위탁교육 접수 시 제출서류 간소화, 보훈급여금 등 지급확인원 발급 절차 개선, 서면 신체검사 대상 확대, 업체 자력취업자 중 희망자 법정고용인원 산정 등 6가지 과제를 선정했다. 이중 앞의 3가지 과제는 상반기 중 최대한 성과를 가시화할 예정이다. 경기동부보훈지청은
어지러운 이 봄날 쑥국 끓여 드시고 홍익인간 세상 다시 세우시길 이경철(시인, 전 중앙일보문화부장)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봄은 바싹바싹 환하게 뼛속까지 스며드는데 온몸과 마음이 나른하고 어지럽다. 봄이 오면 대륙에서 황해를 건너 날아드는 저 뿌연 황사, 미세먼지 탓인가. 어질어질 노랗게 피어나려는 저 산수유, 개나리 꽃 멀미 때문인가. 아니다, 아닐 것이다. 지치고 거덜 난 몸과 마음이 정말 나른한 것일 게다. 여린 마음 지켜내려고 마신 술, 술독 탓일 게다. 지난 겨우내 우리는 얼마나 거리에서, 방 안 TV 앞에서 울분을 토했던가. 위정자들 뿐 아니라 우리의 공동체, 나라를 이토록 염치없게 만든 우리 자신들을 탓하며 얼마나 머리를 짓찧어댔던가. 그런 홧병, 술독에 몸과 마음이 찌들고 거덜 나 어질어질할 것이다. 겨우내 언 하늘과 산에 까마귀 울음소리만 목 막히게 ‘컥, 꺼윽’ 들리다가 요즘은 멧비둘기 울음소리 가득하다. 마누라며 자식까지 다 잃고 꾹꾹 눌러 참아온 울음을 우는 홀아비 뼛속으로 우는 울음소리 같은 청승맞고 불쌍한 소리가 봄 뿌연 햇살 속에 가득하다. 그 소리를 들으면 홀연 쑥국이 떠오른다. 이런 어질어질한 봄날 쑥국 한 그릇 끓여먹
최은진의 BOOK소리 98 동화와 현실의 접점에서 건져올린 사랑 동화처럼 ◎ 저자 : 김경욱 / 출판사 : 민음사 / 정가 : 11,000원 동화를 읽고 자라온 우리들. 세상이 동화처럼 모두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세상살이에 치이면서 저절로 터득한다.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엔 동화같은 기적을 기대하게 된다. ‘천재적인 이야기꾼’이란 평을 듣고 있는 김경욱 작가가 어른들을 위한 ‘현대판 동화를 아름답게 완성’시켰다. 동화 속 상상의 세계를 살았던 아이가 성장하여 동화 세계 언저리를 배회하다 현실에 자리를 잡아가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현실은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로 끝나는 동화가 아니다. 열렬한 사랑 뒤 결혼했으나 곧이어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사소한 다툼과 지독한 상처들. 그 모든 걸 겪고 난 후의 애틋한 성장을 현실감 있게 다루고 있다. ‘옛날 아주 먼 옛날…’로 시작하는 전형적인 동화로 이 책은 시작된다. 눈물이 그치지 않아 고통스러운 여자와, 침묵 속에서 고독하게 살다 죽을 저주를 받은 남자가 만나 서로의 고통을 치유해주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꿈같은 결말의 동화. 그러나 현실 속에는 공주가 되지 못한 여자인 ‘장미’들과
세월호, 진상 규명이 상처 치유의 길이다 1073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어렵다. 세월호는 300여명의 사망자와 9명의 실종자를 낸 대형 여객선임에도 사고원인 규명은 커녕, 바다 속에서 무려 3년여 동안 잠들어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직후 선체가 인양 되었으니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만약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였다면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물론 정부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세월호 특별법을 2014년 11월19일 제정, 이듬해 1월1일부터 시행됐다. 이 법을 근거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출범해 진상 규명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특조위 업무의 자율성과 독립성 침해 논란이 불거지는 등 미완의 결과를 냈다. 이 과정에서도 일부 세력들은 세월호 진상 규명을 적극 방해해왔다는 혐의를 남겼다. 아울러 정부가 나서서 세월호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시국선언을 했던 수백, 수천 명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관리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을 일으켰다. 탄핵의 봄은 세월호 인양에 힘입어 광화문 광장에 잠시 꺼졌던 촛불에 다시 불을 당겼다. 시민단체로 구성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
엄마는 생각한다, 태아도 생각한다 태교는 평생을 살아가는 나침반을 태아의 기억에 새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태아는 생각하는 존재일까. 엄마는 생각한다. 고로 태아도 생각한다. 태아와 엄마는 일심동체이다. 태아는 태중에서 열 달 동안 한 몸으로 지내는 엄마의 마음을 비껴갈 수가 없다. 태아의 맑은 심성을 지켜주는 것은 엄마이다. 또 엄마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아빠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태아는 아빠의 영향도 받을 수밖에 없다. 태아 고유의 마음에 엄마와 아빠의 마음이 얹혀져 태아의 인성이 형성 된다. 결국, 아기는 부모를 닮은 마음을 가지고 태어난다. 부모의 마음이 맑고 깨끗하면 아기의 마음도 그러하다. 부모의 마음이 오염돼 있으면 아기의 마음도 그러하다. 막 태어난 아기들은 모두 사랑스럽고 예쁘다. 그런데 자라면서 못된 행동도 하고 심술도 부린다. 태어난 이후의 환경적 영향도 있겠지만 우선 태아를 임신했던 부모의 탓이 클 듯싶다. 아이를 태중에 품고 어떠한 일상을 보냈는가를 돌이켜보자. 아니 그보다 앞서 정자를 품고 있던 아빠, 난자를 품고 있던 엄마의 평소 품성이 어떠했는가를 생각해보자. 태아를 품은 엄마는 열 달 동안 혹
교회세습과 마태복음의 법칙 중고차 딜러를 하던 남편은 벌이가 시원찮다며 성형외과 일감 물어주기와 기획부동산 바람잡이로 활동한다. 아내는 식당에서 일하다가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며 가사 도우미로 활동 중이다. 대학에 재학 중인 큰 딸은 닥치는 대로 알바 하느라 공부하러 대학에 온 건지 돈 벌러 대학에 온 건지 구분이 안 간다고 한다. 아들은 다니던 대학 중퇴하고 공무원 되겠다며 노량진으로 갔다. 남편은 ‘목사였다가 아닌’ 지금도 매주 일요일이면 강단을 지켜야하는 목사다. 교인이라야 네댓 명이 전부다. 이들에게 있어서 교회는 짊어지고 가야하는 십자가가 아니라 버려야하는 짐이다. 처음에는 그야말로 불타는 사명으로 교회를 개척했다가 여의치 않아서 몇 곳 이사를 다니면서 개척은 서서히 교회 창업으로 진화해 갔다. 목사인 남편은 정직했다. 신학 동기인 그의 아내 역시 알토란 같이 야무졌다. 피아노도 제법 쳤고 영어도 곧잘 했다. 그런데 목회 현장은 믿음하고 달랐다. 하나님은 여전히 말이 없다. 은과 금은 없거니와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성전 미문에서 구걸하던 앉은뱅이에게 배드로가 한말이다. 그때 교회 안에는 하나님의 권능이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
요즘 지방자치단체의 제 고장 기리기의 각가지 이벤트가 줄을 잇는다. 축제의 형식이던 기념관의 형식이던 문학상의 형식이던 그 고장의 정신을 기리고 널리 알려 지역 주민의 긍지를 드높이는 일이어서 고무적이다. 특히 그 고장출신의 작가를 기리는 문학관의 건립과 문학상의 제정은 그 작가의 정신 유산을 널리 공유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문학상의 경우 통영, 하동, 원주가 공동으로 제정한 박경리 문학상, 안동의 이육사 문학상, 경주의 동리.목월 문학상, 진해의 김달진 문학상, 가까운 이웃 화성의 노작 홍사용 문학상 등 많은 문학상을 지자체에서 주관하거나 후원하여 운영하고 있다. 문학관 또한 여러 지자체에서 건립 운영하고 있는바 원주의 토지(박경리)문학관, 양평의 황순원 문학관, 평창의 이효석 문학관, 안동의 이육사 문학관, 진해의 김달진 문학관, 화성의 노작 문학관, 담양의 가사문학관 등이 대표적인 문학관이다. 돌이켜 보면 용인은 인구 100만의 거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은 불모지나 다름 없다고 말 할 수 있을 만큼 그 활동이나 지자체의 육성지원이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문학은 발족 20년에 이른 용인문학회가 그 명맥을 이어왔다고 보아야 할 것이
5. 김혁수 용인문화재단 대표 수지구 죽전동 경희궁장수족발(대표 황순언) 까다로운 입맛 사로잡은 족발 잡냄새 없고 구수한 맛 탱탱한 식감 별미 주문즉시 무쳐낸 겉절이 . 밑찬 환상궁합 ‘명사들의 단골집’ 다섯 번째는 돼지고기 마니아로 소문난 김혁수 용인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수지구 죽전동 단국대학교 앞 ‘경희궁장수족발’(대표 황순언)을 추천했다. 그는 “돼지고기를 즐기긴 하지만 잡냄새나 맛, 밑반찬까지도 깐깐하게 구별할 줄 아는 고급마니아에 속하는 편”이라며 “족발로 소문난 장충동에서도 서로 원조라며 늘어선 수많은 족발 집이 있지만 내 입에 맞는 꼭 한 곳만을 고집하는 특별한 마니아”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학교운영위원으로 활동할 때였다. 3년여 전 어느 날 운영위원회의를 마치고 식사자리를 물색했다. 대부분 삼겹살에 의견을 모았지만 여름 날씨가 고기를 굽기에는 편치 않은지라 간편한 족발로 전환했다. 운영위원 한 분이 소개한 곳이 경희궁장수족발이다. 깐깐한 마니아(김혁수 대표)가 장충동 단골집에 버금갈 정도의 맛과 분위기라고 인정했고 단골이 됐다. 이후 2년여 전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 강의를 나가게 된 김 대표는 학생들과의 회식은 물론 문화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