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진의 BOOK소리 101 ‘사랑’만이 새로운 시대 ‘삶’의 기준이다! 사랑에 관하여 ◎ 저자 : 뤽 페리 / 출판사 : 은행나무 / 정가 : 13,000원 거기 ‘사랑’이라는 단어에 낚여 이 책을 집어든 사람들! 연애에 관한 소고를 기대했다면 그만 접어두시라! 프랑스 대표 정치철학자가 말하는 사랑은 얼마나 고차원적일까? 말 그대로 ‘사랑에 관하여’ 얘기하고 있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연애감정에 관한 이야기, 즉, 사적 감정의 사랑이 아니다. ‘사랑’이 정치·교육·예술 등 공적 영역의 새로운 동력이 된다는데, 이 알 듯 말 듯한 철학을 이해시키려고 오랜 세월 동안 인류의 정신을 지배했던 우주론, 종교, 인본주의, 해체주의와 같은 거대 담론들을 끌어들인다. 저자 뤽 페리는 삶과 이 세상을 연결하는 단 하나의 원리가 사랑이며, 공적 영역으로 나아간 ‘사랑’이 이 시대에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말한다. 19세기 본격화된 연애결혼이 가족관계뿐 아니라 정치, 교육, 예술의 새로운 동력이 됐단다. 근대 가족의 변모를 이끈 ‘사랑’만이 가족으로부터 비롯해 사회 전반에 일어난 변화들을 설명할 수 있고 또 그에 새로운 가치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철학적인 근
청춘이라는 단어는 사람에 따라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누군가는 그리워하고, 누군가에게는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시기, 혹은 아무 의미없는 시간일지 모른다. 한동안 청춘이라는 단어가 유행이 된 일이 있었다. 그리고 젊은 시절 겪는 어려움이 당연하다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해주는 일도 있었다. 그렇다고 다들 좋은 학벌을 가졌거나 부모가 해외유학까지 보내줄 정도의 재력을 가진건 아니지만... 영화 ‘소라닌’은 흔하디 흔한 일본의 청춘을 다룬 영화다. 주인공 타네다와 메이코는 20대 청춘으로, 오래된 연인사이다. 타네다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친구들과 밴드활동을 해나간다. 그에게 기타와 음악이 있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꿈이 있다. 메이코는 회사일을 하다 결국 적성에 맞지 않아 퇴사한다.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아직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들의 작은 공간은 매우 행복하다. 함께 웃을 수 있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로 나오면 그들은 그저 아무 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 타네다는 아이돌배우의 뒷배경 밴드 제안을 받게된다.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하기도 하고, 결국 음악을 포기하고 남들처럼 살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타네다
치국천하(治國天下)를 이끌 대붕(大鵬)을 기다리며 공자가 주나라에 가서 노자를 뵙고 예를 묻는다. 노자는 공자의 물음에 답하면서 전별어(餞別語)를 주는데 이 말이 꽤나 그러하다. 유가에서는 이게 최고의 칭찬이라고 애써 위안을 삼지만 상망강호(相忘江湖)에서 방귀깨나 뀐다는 식자들은 안다. 칭찬은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니란 것을. 너의 교만, 많은 욕심, 허세, 정도의 지나친 마음을 버려라. 이 모두는 너 자신에게 무익하니 내가 너에게 줄 말은 이뿐이다. 노자의 말은 고국으로 돌아오는 공자 가슴에 많은 상처를 줬다. 치국평천하가 꿈인 공자로서는 참으로 듣기 그악스러웠을 것이다. 사실 이 말은 한국 대통령들이 미국 가서 겁나게 푸대접 받고 돌아와서는 엄청난 대우를 받고 돌아온 양 뉴스 및 언론 보도에 떠들어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리고 공자는 돌아와서 제자들에게 꽤나 으스대면서 말한다. 새는 내가 알기론 날기만 잘하면 되고(鳥吾知其能飛) 물고기는 내가 알기론 헤엄만 잘 치면 되고(魚吾知其能遊) 짐승은 내가 알기론 달리기만 잘하면 된다(獸吾知其能走). 달리는 것은 그물로 잡을 수 있고(走者可以爲罔) 유자가이위륜(遊者可以爲綸) 헤엄치는 것은 낚시로 잡을 수
용인신문 시로 쓰는 편지 4월 / 심보선 (…)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손가락이 손가락 외에는 아무것도 어루만지지 않던 봄날에 너의 소식은 4월에 왔다 너의 소식은 1월과 3월 사이의 침묵을 물수제비뜨며 왔다 너의 소식은 4월에 마지막으로 왔다 5월에도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6월에는 천사가 위로차 내 방을 방문했다가 "내 차라리 악마가 되고 말지" 하고 고개를 흔들며 떠났다 심리 상담사가"오늘은 어때요?"물으면 나는 양미간을 찌푸렸고 그러면 그녀는 아주 무서운 문장들을 노트위에 적었다 나는 너의 소식을...... 물론 7월에도...... 너의 소식은 4월에 왔다 너의 소식은 4월에 마지막으로 왔다 8월에는 어깻죽지에서 날개가 돋았고 9월에는 그것이 상수리나무만큼 커져서 밤에 나는 그 아래서 잠들곤 했다 10월에 나는 옥상에서 뛰어 날아올랐고 11월에는 화성과 목성을 거쳐 토성에 도착했다 우주의 툇마루에 쭈그리고 앉아 저 멀리 지구를 바라보니 내가 가지런히 벗어놓은 신발이 늙은 개처럼 엎드려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12월에 나는 돌아왔다 그때 나는 달력에 없는 뜨거운 겨울을 데리고 돌아왔다 너의 소식은 4월에 왔
최은진의 BOOK소리 100 ‘진실’이 아니라 ‘비밀’이 결혼의 성공적인 열쇠? 운명과 분노 ◎ 저자 : 로런 그로프 / 출판사 : 문학동네 / 정가 : 16,500원 삶이란, 혹은 결혼이란 건 원하는대로, 꿈꾸던 대로,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이 소설 속 그들의 삶은 아름답게 그려진다. 600페이지나 되는 이 이야기가 단숨에 읽히는 것은 저자인 로런 그로프만이 가진 폭발적인 서사, 시적이고 우아한 문체, 지적이고 독창적인 서술의 힘이다. “동시대 가장 뛰어난 미국 작가 중 한 명”, “산문의 거장”이라는 수식이 왜 붙여졌는지 알 수 있다. 소설은 남편 로토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전반부 ‘운명’, 아내인 마틸드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후반부 ‘분노’, 두 부분으로 나뉘어 두 사람의 삶을 각기 다른 관점에서 보여준다. 첫 눈에 반해 스무 두 살 어린 나이에 결혼한 두 사람은 이십년을 행복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운명을 따라 삶을 살아왔던 로토는 아내의 비밀 혹은 거짓말에 절망한다. 로토의 어머니는 말처럼. ‘결혼이란 건 거짓말투성이야. 대체로는 친절한 거짓말이지만. 말하지 않는 거짓말’이었다. 날마다 배우자에 대한 생각을 입 밖에 내어 말한다면 결혼생활
5월9일 당신의 대통령은?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15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역대 대선 후보 중 가장 많은 것으로 1960년 4대와 2007년 17대에서 각각 12명의 후보가 등록한 이후다. 투표용지 길이만도 28.5㎝다. 이쯤 되면 유권자들이 후보 이름이나 제대로 알는지 걱정이다. 공직선거법상 대선 후보 기탁금은 3억 원이다. 최종 득표율 15% 이상이면 전액 돌려받지만 10~15%만 얻으면 반액만 보전된다. 물론 10%이하의 득표율이면 아예 한 푼도 못 건진다. 선거제도의 허점일수도 있겠으나 일국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만큼 우후죽순 출마를 막아보자는 취지로 이해된다. 지난 16일 대선후보 마감 결과는 원내 정당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 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그런데 정당도 이름도 낯선 군소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10명이 또 있다. 등록순대로 보면 새누리당 조원진,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민중연합당 김선동, 국민대통합당 장성민, 한국국민당 이경희, 홍익당 윤홍식, 한반도미래연합 김정선, 무소속 김민찬 후보가 첫날 등록했고, 통일한국당 남재준, 경제애국당 오영국 후보가 다음날 추가
동아시아를 걷다-4- 일본 규슈 -양지바른 도자기 마을 아리타(有田) 규슈(九州)는 일본 남쪽 내륙을 말하는데, 흔히 후쿠오카나 벳푸, 나가사키가 우리에겐 낯익은 도시들이다. 면적은 남한의 반 정도. 농산물이 풍부하고 특히 미식가들이 좋아하는 곳으로 필자는 마치 한국에 전라도에 온 느낌이었다. 규슈는 온천여행이 유명하지만 일정 중에 하루 정도는 역사를 되돌아보는 사가현의 유적 코스를 소개한다. 사가현의 위치와 카라쓰 성터. 왼쪽에 박물관이 보인다 임진왜란의 기억, 가라쓰 사가현은 단체 패키지여행이 거의 없으므로 후쿠오카에서 렌터카를 빌려 가는 것이 좋겠다. 국내 자동차 운전면허장에서 외국면허증을 발급받고 렌트를 하면 요즘 내비게이션에서는 한국어도 나온다. 차선이 반대편인 것만 유념(어쩌면 이것이 가장 큰 핸디캡이겠지만~)하면 일본은 운전습관도 좋고 불법 주정차, 과속도 많이 없어 운전하기엔 괜찮다. 아리타를 목적지로 두고 가는 길에 임진왜란 때 출병거점으로 만든 가라쓰(唐津)의 히젠 나고야성(城)을 먼저 간다. 우리가 아는 그 유명한 노래 ‘황성옛터’의 모티브라고 하는데 이른바 현해탄 최단거리이자 요새이다. 이젠 성터만 남아있어 정말 노래처럼
정유삼란(丁酉三亂) 가도멸북중(假道滅北中) 군자는 원래 궁하나 소인은 궁해지면 분수에 넘치는 짓을 하게 된다. 論語 第十五 衛靈公篇15-1文章에 자왈(子曰) 군자고궁(君子固窮) 소인궁사람의(小人窮斯濫矣). 주유철환 BC495년 노나라 정공 말년 공자는 제자들과 위(衛)나라를 떠나 <채(蔡)나라로 가서 3년을 머물다가 다시 위나라로 가서 두어해 쯤 머물다가> BC489애공 6년에 위나라에서 진(陳)나라로 갔는데 여기서 양식이 떨어져 곤액을 당한일이 있다. 그곳은 진나라와 채나라의 국경지대다. 맹자(孟子)는 이를 맹자진심장구하(孟子盡心章句下)편에서 공자의 진채절량(陳蔡絶糧) 시대라 말하면서 그 원인을 군자 <공자>가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곤액을 당한 것은 위 아래의 사귐이 없었기 때문이라 했다. <孟子曰 군자지액어진채지간 君子之戹於陳蔡之間은 무상하지교야 無上下之交也>며 공자의 성품을 틀어 꼬집는다. 이게 뭔 소린가 하면 초나라는 강대국이다. 그런 강대국 초나라가 공자를 등용하면 변방 약소국 진나라와 채나라에서 권력을 틀어쥐고 좌지우지하고 있는 대부들은 공자의 성품을 미루어 볼 때 목이 잘리던가 자리를 잃게 된다. 그러
영화 : '길버트 그레이프' 감독 : 라세 할스트롬 상영 : 1994.06.11 주연 : 조니 뎁, 줄리엣 루이스 일본의 유명배우인 기타노 다케시는 가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누가 보지 않으면 갖다 버리고 싶은 존재”라고.., 가족이라는 존재는 누군가에게는 절대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마지막 울타리겠지만, 아마 그에게는 자신에게 누군가 의존하는 것이 매우 귀찮았던 일이었을지 모른다.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는 가족에 의해 시작해 가족으로 인해 끝을 맺는다. 영화는 긴 시간 동안 주인공인 ‘길버트’에게 가족이라는 굴레를 씌웠다. ‘길버트’의 가족의 면면은 매우 화려하다. 자살한 아버지와 이로 인한 충격으로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 결국 200kg이 넘는 거구가 된, 누군가의 도움 없이 움직일 수 없는 어머니. 실업자 누나와 항상 짜증에 가득한 여동생. 여기까지 생각해도 숨이 막히지만, 막내 ‘어니’는 심지어 자폐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 결국 집 안에서 유일한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길버트’가 유일하지만, 어린 나이에 그는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다만 마을을 지나가는 캠핑카를 보며 자유로운 이
7. 조길생 용인문화원장 처인구 포곡읍 ‘천족’(천하제일왕족발 대표 정현숙) 우연히 산행 길 한점 먹고 반해 단골 직원회식 . 친구모임 '1순위 음식점' 다양한메뉴. . . 골라먹는 재미 더해 카피같은 족발집. . . 남녀노소 인기 ‘명사들의 단골집’ 일곱 번째는 조길생 용인문화원장이 처인구 포곡읍 둔전리 160번지에 위치한 ‘천족’(천하제일왕족발 대표 정현숙)을 소개했다. 그는 “골목에 숨어있는 제대로 된 맛 집을 발견했다”며 “천족에서의 술 한 잔, 밥 한 끼는 언제나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준다”고 말했다. 조길생 원장이 얼마 전 산악회 단체 산행에 참가했다. 전세버스로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는데 주최 측에서 출출해할 회원들을 위해 족발을 주문했단다. 별 생각 없이 한 점을 먹었는데 자꾸 손이 갔다. 어디서 주문했는지 궁금했고 물어물어 결국 둔전리 ‘천족’을 알게 됐다. 산행을 계기로 맛을 알게 됐고 그 후로도 자꾸 생각났던 족발을 드디어 제대로 먹겠구나 생각하고 찾아온 천족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낯익은 얼굴이 눈에 보였다. 용인문화원합창단을 이끌며 봉사에 앞장서는 정현숙 회장을 만난 것. 더구나 이곳 천족의 대표라고 했다. 반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