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진의 BOOK소리 105 미각은 어떻게 인간진화를 이끌어 왔나? 미각의 비밀 ◎ 저자 : 존 매퀘이드 / 출판사 : 문학동네 / 정가 : 16,000원 직장인들이 출근하면 가장 자주 떠올리는 생각은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란다. 마치 먹기 위해 출근하는 것처럼. 이렇게 맛은 단순히 배고픔이라는 욕망을 채우기 위함이 아닌 일상에서 찾는, 가장 행복한 것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먹는다는 것의 시작은, 우리가 가진 가장 본능적인 욕구, 살기 위해 다른 동식물을 살을 삼키면서였다. 그러다 맛을 사랑하게 되면서 인간의 미각은 진화해왔고 개인이 가지고 태어난 고유한 맛의 세계도 진화해왔단다. 캄브리아기 이전, 즉 맛의 탄생 이전에 태어나지 않은 걸 행운으로 여겨야 될 것 같다. 그전엔 먹는 즐거움이 주는 극한의 짜릿한 행복감을 느끼지 못했을테니까. ‘맛에 대한 간략한 전기’라고 저자는 말했지만 이 책은 단순히 간략한 전기를 넘어선다. 맛의 탄생에서부터 단맛, 감칠맛, 쓴맛, 매운맛에 관한 탐구, 맛의 유혹과 우리의 DNA에 새겨진 맛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과학은 물론 신화, 철학, 문학을 뛰어난 솜씨로 총망라한 통섭의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먹는
국민연금공단 용인지사(지사장 정대성)는 지난달 1일부터 지사 게시판에 ‘국민연금공단 직원은 고객님의 감사한 마음만 받겠습니다’란 제목으로 청렴포스터를 제작해 게시했다. 게시된 포스터는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 수행을 위해 공단 직원은 어떠한 선물도 받지 않으며 또한 부정청탁을 목적으로 금품 등을 제공한 고객도 처벌을 받는다’란 내용으로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의 부정청탁의 금지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를 강조했다. 정대성 지사장은 “매일 아침 출근하는 직원들이 포스터를 읽음으로써 스스로 청렴의지를 다지고 지사를 방문하는 고객에게도 공단의 부패예방을 위한 활동을 전파해 국민들로 부터 신뢰받는 청렴한 국민연금을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시아를 걷다-(7)-중국 연길(延吉) -멀고 먼 백두산 가는 길 중국으로 돌아가는 민족영산. . . 설렘과 쓸쓸함 교차 한민족에게 백두산은 영산(靈山)이다. 하지만 원주민 만주족에게도 장백산(長白山)은 자기네 민족의 시원(始原)이며 한족들에게도 가고 싶은 북방의 관광지이다. 아무튼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정체성의 아이콘’과 같은 곳이라서 누구라도 너도 나도 백두산을 가고 싶어 하고 오늘도 많은 단체관광객이 간다. 하지만 내나라 북쪽으로 갈수 없어 돌아가는 만큼이나 돈도 시간도 불편한 점이 한 두개가 아니다. 나는 지난해 5월 백두산 현지 중국 여행사를 통해 갔다. 먼저 그 전날 연길 고속철도 역에 내렸다. 새로 생긴 고속열차 역은 너른 외딴 평야에 있었는데 시내와 다소 떨어져 있었다. 야심한 밤에 호객행위 택시들은 아니나 다를까 내릴 때 바가지냐 아니냐 실랑이도 있었다. 호텔 밖의 한글 반 한자 반 간판들이 이곳이 연변, 연길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맥주와 안주과자를 사서 비우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차창밖 보며 독립군 떠올려 새벽부터 나선 여정, 미니버스엔 우리 말고도 또 한 팀의 한국인 가족이 있었다. 장장 4시간여의 백두산 가는 길은 울퉁불퉁 시멘트
권력 5년과 인사 조선 개국3년 태조 3년3월 1394년 53세의 정도전은 주나라의 관료제도에 관한 책 주례와 명나라 대명률을 바탕으로 조선 헌법의 기초를 세우는 책을 찬 하는데 조선경국전이다. 조선경국전은 다섯 개의 총론 <정보위. 국호. 정국본. 세계. 교서>과 여섯 개의 육전 <치전. 부전. 예전. 정전. 형전. 공전>으로 구성된다. 조선경국전 총론 정보위(正寶位) 모두(冒頭)는 이렇게 시작한다. 주역에 이르기를 성인(聖人)의 큰 보배는 위(位)요, 천지(天地)의 큰 덕은 생(生)이다. 무엇으로 그 위를 지키랴. 말하기를 인(仁)이다. 천하는 만 백성의 받듦을 향유하고 제후는 백성들의 받듦을 향유하나니 이모두가 부귀(富貴)의 지극함이다. 현자는 그 지혜를 바치고 호걸은 그 힘을 바치며 일반 백성들은 분주히 살며 그 맡은바 직무를 다하며 오직 인군(仁君)의 명만 따를 뿐이다. 이는 위를 얻었기 때문이니 큰 보배가 아니고 무엇이랴(易曰 聖人之大寶曰位 天地之大德曰生 何以守位曰仁.天子享天下之奉 諸侯享境內之奉皆富貴之至也.賢能效其智 豪傑效其力.民庶奔走 各服其役 惟人君之命是從焉.以其得乎位也非大寶而何). 본래 이 말은 주역(周易) 계사하일
연꽃 보러 온 나비를 보듯 “벽이 걸어온다. 늙은 회나무가 걸어온다./ 머리가 없는 인형이 걸어온다./ (어디서 오는 것일까,)/ 노오뜰담 사원의 회랑의 벽에 걸린 청동시계가/ 반 한시를 친다.// 어딘가, 늪의 바닥에서 거무리가 운다./ 그 눈물 위에 떨어져 쌓이는/ 뿕고 뿕은 꽃 잎,”(김춘수,「벽壁이」전문)의 이미지가, 이미지 밖으로 걸어 나와 진열되며 시인의 깊은 실존의 고뇌를 보여줍니다. 벽은 보이면서 보이지 않는 존재이지요, 그것은 가로막음으로써 가로막음을 벗어나기도 합니다, 존재란 이렇게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답답하다고 생각하는 벽이 없는 순간은 우리를 질식시킬 수도 있다는 얘기지요, 그것이 있기 때문에 가까운 꽃이 갑자기 나타나기도 한다는 말이지요, 그곳에는 주체의 판단을 중지하며 낯선 이미지들이 단지 비애의 색조를 띠고 존재할 뿐입니다. 어떤 대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 자체가 대상이 되는 것이지요. 의미를 거느린 말로 표현하는 순간 그 아름다움이 희석되어 버린다는 듯이 붉고 붉은 꽃잎이 서늘한 비애로 떨어져 쌓입니다. 푸른 해면으로 살아서 오는 파도와 죽어가는 파도가 파도일 뿐이라는 인식으로 세
이은규 시인의 시로 쓰는 편지 자정의 심리학자 최서진 사람을 만나면 어항 속 같은 슬픔을 알게 된다 조금 더 멀어졌다 쏟아지는 별 무수한 빛깔의 고독을 알아볼 수 있도록 심리학을 읽는다 표정만 봐도 안다는 당신들의 말은 주저함이 없다 먼 곳에서 통증이 오는 것을 빗소리처럼 듣는다 어깨 너머에도 얼룩이 있다 전쟁과 수렵이 적나라하게 기록되는 밤 우리가 다 함께 이 긴 터널을 통과할 수 있을까 기마에 뛰어났지만 그래도 가장 슬픈 건 나일 것이다 그것이 내가 자정에 어항을 청소하는 이유다 밤새도록 닦고 또 닦는 것이 나에게 잘 어울린다 물고기가 숨죽이고 물고기를 분석하고 있다, 먼 오해로부터 우리는 이렇게 함께 살고 있다 저녁을 지나 새벽, 마치 천 개의 터널 끝에 펼쳐져 있을 것만 같은 시각장들. 그러한 맥락에서 최서진 시인의 시적 주체는「자정의 심리학자」을 통해 인간에게 묻습니다. “우리가 다 함께 이 긴 터널을 통과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가 터널을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터널이 우리를 통과하는 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의 심리가 아닌 “무수한 빛깔의 고독을 알아볼 수 있도록 심리학을 읽는” 존재와 같이. 우리는
세상의 모든 꽃은 절규 끝에 피는 것 세상의 모든 꽃은 절규 끝에 피는 것 여기 특정한 시간이 멈춰있지요. 어떤 소용돌이는 절규처럼 인간의 삶을 훑고 지나갑니다. 모든 방향으로 휘어져 버린 삶의 막다른 골목을 지나가는 새의 날개는 얼마나 절박할까요? 총성은 제 심장을 향해 폭주합니다. 이런 시가 있습니다. “등뒤를 몇 개의 어두운/ 그림자, 쉽게 부러지는 이 거리의/ 난간들, 나는 온힘을 다해 아주 오래된 멜로디를/ 떠올렸으나 네거리의 저 거대한 주유소,/ 그리고 붉은 불빛의 편의점 앞에서/ 결국 뒤돌아보게 되리라, 결국 되돌아/ 보는 그 순간 나는 어떤 눈빛을 지니게 될는지/ 두 손으로 두 귀를 막고 어떻게/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는지/ 다만 몇 개의 그림자, 그리고// 등뒤의 세계,”(이장욱, 「절규」부분)라고 진술하면서 시인은 내면적 탐험에 집중합니다. “등뒤의 세계”는 인간이 저질러온 부정적 이미지들이 들끓고 있습니다. 그곳은 어쩌면 죽을 때까지 싸워도 극복할 수 없는 공간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자신을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입속에 들어있는 검은 기억을 뱉어 내려고 합니다. 그 때 나타나는 현상이 절규이지요. 물질문명의 격랑 속에서 인간의 정신과 영
지도자로서 안철수는 끝났다. 진나라 시황제는 공자 왈 맹자 왈 하는 자들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공부만 잘하는 모범생은 난세를 헤쳐 나갈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 결과가 분서갱유(焚書坑儒)다. 반면에 역기능도 있는데 진퇴교붕(進退交崩)이다. 요즘말로하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말이다. 진(進)은 출사로 신하가 임금 앞에 나아감의 때의 적절함이요, 퇴(退)는 어떤 사안의 실정으로 인한 책임을 지고 임금이 백성에게서 물러나는 때의 적절함이다. 이것을 주자는 소학 책을 지어 어린아이들이 지켜야하는 삼절사도(三節四道)로 명문화시킨다. 삼절(三節)은 쇄소· 응대· 진퇴(灑掃應對進退) 지절(之節)을 말하고, 사도(四道)는 애친경장융사친우(愛親·敬長·隆師·親友) 지도(之道)를 말한다. 소학(小學)이란 소자지학(小子之學)으로 소학교에서 배우는 글인데 훗날 주자가 제자 유청지(劉凊之)에게 명해 어린이가 배울만한 책을 짓게 해서 주자가 교감(矯監)한 책이다. 조선임금 숙종(肅宗)은 소학서(小學序)에서 왈, 소학(小學)은 하위이작야(何爲而作也)오 고지인(古之人)이 생보팔세(生甫八歲)어든 필수시서(必受是書)하니 즉 삼대교인지법야(卽三代敎人之法也)라. 소학은 어찌하
10인 미만 사업장 가입 안내 캠페인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본부장 김신철)는 7월 한 달 동안 임시·일용직 근로자 등의 연금 수급권 확보를 위해 10인 미만 사업장 가입 안내 캠페인을 실시한다. 이번 캠페인은 임시·일용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에 대한 올바른 공감대 형성과 사용자의 신고기피·거부·허위신고 등으로 국민연금에 가입되지 않은 근로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경기·인천권역 19개 지사에서 동시에 실시된다. 일용근로자는 1개월 간 근로일수 8일 이상 또는 근로시간 60시간 이상 근로 시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 대상이며 건설현장 일용근로자의 경우 월 20일 이상 근무한 이력이 있으면 사업장 가입자 대상이다. 공단은 2014년 11월부터 사용자의 가입신고 기피, 근로자수 및 근로시간 축소신고, 보험료 지원 미신청 등으로 근로자가 사업장 가입에서 누락되거나 보험료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신고할 수 있는 ‘국민연금 가입지원·신고센터(www.nps.or.kr)’를 운영하고 있다. 본인 인증 없이 익명으로 바로 신고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국민연금 콜센터(국번없이 1355) 또는 관할지사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공단은 소규모 영세사업장에 근무하는 저소득 근로자의
금수저들의 만남은 스스로 빛나려 할 뿐 따뜻함도 별로 없다 드라마속 흙수저는 따뜻하고 의리 있어 위안을 받는 것 같다 드라마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소재로 한다. 그래서 드라마를 선택하는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다. 그렇다면 그 선택의 가장 큰 기준이 무엇일까? 누군가는 상류 사회의 모습을 보면서 막연한 동경을 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달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위안을 받기도 한다. 막연한 동경이 정신 건강에 좋을까, 아니면 자신보다 힘든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위안을 받는 것이 정신 건강에 더 좋을까. 가끔은 그것이 아리송할 때가 있다. 요즘 내가 챙겨보는 드라마가 몇 개 있다. 한 드라마는 가진 것은 없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의 끈끈한 정을 보여주는 드라마이다. 물론 그 드라마에도 상류층 사람들의 모습이 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사랑마저 돈으로 얻으려는 속물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반면, 주인공들은 약하지만 착한 인물들이고, 강한 권력으로 주인공을 괴롭히는 사람은 언제나 부자들이다. 주인공은 스팩이 약해서 취업에 번번이 실패하는데, 그 회사에는 소위 말하는 ‘낙하산’으로 입사한 사람도 있다. 스팩이 아니라 인맥이 취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