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만원 대선 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제나라 재상 관중(管仲)은 국가를 지탱하는 네 가지(四維) 벼리로 예의염치(禮義廉恥)를 든다. 이중 하나가 없으면 나라가 기울고, 둘이 없으면 나라가 위태롭고, 셋이 없으면 나라가 뒤집히고. 넷이 없으면 나라가 망한다. 그러면서 부언하기를 곡간이 차야 예절을 알고(창름실이지예절倉廩實而知禮節) 의복과 양식이 족해야 영욕을 안다(의식족이지영욕衣食足而知榮辱)고 했다. 본래 백성이란 민이식위천(民以食爲天)이라 하여 먹는 것을 하늘처럼 여기는 것이고, 정치란 정이양위천(政以養爲天)이라 하여 백성을 잘 먹고 잘살도록 기르는 것을 하늘처럼 여기는 것이다. 그래서 죄(罪)라는 한자도 파자해보면 네 가지 곧 예의염치(禮義廉恥)가 잘못된 것을 말한다. 예의염치(禮義廉恥)가 잘못되면 죄가 충만하게 되고, 죄가 충만하면 감옥이 꽉 차게 된다. 결국 범죄자 한명이 천명을 먹여 살리는 불행한 사회가 된다. 그래서 관중은 이어서 말하길 곡간이 차면 감옥은 비게 되어 있고(창름실이영어공倉廩實而囹圄空), 반대로 곡간이 비면 감옥이 꽉 찬다(창름허이영어실倉廩虛而囹圄實). 이것을 요즘 말로 한다면 국가는 국민을 화나게 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최은진의 BOOK소리 106 서로에게 오직 한 사람인 ‘오직 두 사람’의 언어 오직 두 사람 ◎ 저자 : 김영하 / 출판사 : 문학동네 / 정가 : 13,000원 전 세계에서 희귀언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두 사람. 그 중 하나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남은 한 사람은 생각한다. 아무와도 대화할 수 없는 언어가 모국어인 사람의 지독한 고독에 대해서......‘사소한 언쟁조차 할 수 없는 모국어라니, 그게 웬 사치품이에요’라고. 김영하 소설가의 오랜만의 신작,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단편들의 묶음이다. 『오직 두 사람』에는 특별한 모녀가 있다. 엄마의 말처럼 ‘엄마딸’이 아닌, 완벽한 ‘아빠딸’로만 살아온 주인공 현주.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만 살아온 딸과, 평생 자신만의 방식으로 딸을 옭아매는 아버지라는 기이한 관계다. 다른 가족들은 이기적이고 이상한 아버지를 떠나면서 가족은 붕괴되고, 아버지와 단 둘이 남은 현주. 든든한 울타리라고 여겼던 아버지가 실은 올가미였다. 그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다. 단 한 사람, 자신과 같은 언어를 사용하던 아버지가 떠난 후 그녀의 삶은 어떨까?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인 『아이를 찾습니다』다. 세 살
사진아마추어 포토마추어는 무엇을 할 수 있나 ‘포토마추어’란 프랑스의 사진 사학자 지젤 프로인트가 저술한 <사진과 사회> 15장의 제목으로 사용한 단어이다. 쉽게 생각해봐도 ‘사진아마추어’라는 뜻의 합성어이다. 그녀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아마추어 사진가에게 할애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그것은 많은 예술 중에서도 사진이 굉장히 큰 규모의 아마추어를 형성하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사회에서 사진을 취미로 하는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공식적인 통계만으로도 우리나라에 판매된 DSLR(디지털 SLR카메라)이 5백만대 이상이며 사진을 취미로 여기는 사람은 10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참으로 어마어마한 인구들이 사진이라는 취미에 엄청난 돈을 퍼붓고 있는 셈이다. 이들이 하루 동안에 찍어내는 이미지는 수천만장에 달할 것이고 덩달아 그것을 후처리하고 저장할 컴퓨터의 수요도 만만찮을 것이다. 여러모로 사진은 분명 대규모 산업이라 할만하다. 이들은 사진판을 키워나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들이야말로 사진을 대하는 열린 태도를 갖고 있다. 전업이 아니기에 소수만이 모여 탁상공론을 벌이는 전업사진계에 관심이 없다. 오히려 문화전반에서
바다를 오래 앓아본 자는 바다가 얼마나 변화무쌍한 자신인지 알게 됩니다. 내 안에는 고향을 떠나올 때 가슴에 담아온 아름다운 대천 바다가 아직도 시시각각 변하면서 존재하지요. 붉은 손바닥의 수면 위로 흘러간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며 귓속말로 말해주던 일몰의 바다. 바다를 연습하며 나비 한 마리 살랑 살랑 바다를 날다가 사라지는 꿈을 자주 오래 꾸었지요. “아무도 그에게 수심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김기림, 「바다와 나비」전문) 푸른 바다와 흰색의 나비가 시각적 감각으로 드러납니다. 푸른색의 동경과 흰색의 좌절이 충돌해 마침내 산화해 버리는 비극적 내면 풍경 이지요. 우리의 내일은 어떤 어둠을 털고 날아오를 수 있을까요? 알에서 깨어난다는 것은 고통의 과정을 지나 새로운 하늘이 탄생한다는 의미이지요. 초현실주의 거장 마그리트의 작품에는 새와 알이 자주 나옵니다. 하늘을 머금은 마그리트의 《대가족》을 바라봅니다. 거대한 새가 세상을 향해 날아오르는 모습이
모딜리아니 삶은 어떤 의미에서 누구나 홀로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풍경 속을 걸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순간에서 순간으로 이어지는 고유한 빛에 의지하면서 자신의 폐허를 지나가지요. “나는 이 세상엔 맞지 아니하므로/ 병들어 있으므로/ 머지 않아 죽을 거야/ 끝없는 평야가 되어/ 뭉게 구름이 되어/ 양떼를 몰고 가는 소년이 되어서/ 죽을거야 ”(김종삼,「그날이 오면」부분) 라는 시가 공중의 새떼처럼 이상한 슬픔으로 흐릅니다. 시인의 비극적 세계인식이 죽음을 암시하지만, 그것은 평야, 구름, 소년 같은 평화로운 이미지와 만나 영생의 길을 가고자 하는 시인의 꿈을 엿볼 수 있습니다. 죽음은 생의 소멸인 동시에 해방이며, 죽음이 있다는 그곳을 향해 불구의 영혼을 이끌고 가는 시인의 사유가 나타나 있습니다. 저녁이 흘러가는 방향을 쫓다가 떠나간 별빛들을 생각하는 밤하늘에는 죽은 새의 고요가 흐릅니다. 문득, 고독의 자화상을 그려내는 모딜리아니의 긴 손을 떠올려 봅니다. 사람의 손에서 흘러나온 한 인간의 푸른 허무를 우리는 보게 되지요. 가난과 술과 병에 걸려 허덕이던 그의 삶은 우리를 날카로운 종이에 베인 듯 아리게 합니다. 한없는 고독 속에 요절한 모딜리아니의
이은규 시인의 시로쓰는 편지 의자 차성환 의자는 나보다 먼저 태어났다 형이라고 불러야 하지만 나는 무시하고 궁둥이로 깔아뭉갠다 수많은 의자 위에서 사춘기를 보냈고 나는 앉아있기 위해서 태어난 거 같기도 하다 의자는 계속 앉은 자세이고 늦게 태어난 나는 의자에 몸을 맞춘다 의자에 바퀴를 달고 앉은 채로 나는 어딘가로 간다 다시 태어나면 의자가 되어서 너를 앉혀주고 싶다 다 의자에게 배운 말이다 의자는 신나고 즐겁고 지루하고 끔찍하고 슬프게 앉아있다 의자는 책상과 상관없이 앉아있다 의자는 앉아서 잠이 든다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때까지 앉아있다 --------------------------------------------------- 이 여름 의자에 앉아 무슨 생각을 자주 하시나요. 오늘의 시와 함께 김수영 시인의「의자가 많아서 걸린다」를 떠올려 보는 것도 흥미롭겠지요. 오래 전 시인이 “의자가 많아서 걸린다”라고 쓸 때 오늘의 시인은 투명에 가까운 존재의 슬픔에 대해 쓰고 있습니다. “의자는 신나고 즐겁고 지루하고 끔찍하고 슬프게 앉아있다 의자는 책상과 상관없이 앉아있다 의자는 앉아서 잠이 든다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때까지 앉아있”지요. 시인은 그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은 공단의 건강검진 체험사례의 발굴·전파로 검진참여를 확대하고 검진제도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건강검진 체험수기를 공모한다. 공모전은 일반‧생애‧영유아‧암‧학교밖청소년 건강검진을 대상으로 △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의 조기 발견·치료로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는 사례 △학교 밖 청소년 건강검진을 계기로 건강의 소중함을 느끼고 건강생활을 실천한 사례 △공단 건강검진과 관련된 미담사례 등이 주제며 외국인과 재외국민을 포함한 전 국민 누구나 응모가 가능하다. 체험 수기는 공단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모서식 3~4페이지 이내 또는 원고지 18~20매 분량으로 작성해 내달 31일 18시까지 이메일(jeh@nhis.or.kr)이나 우편(강원도 원주시 건강로 32,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관리실)으로 접수하면 된다. 당선작은 9월 29일(금) 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되고, △일반‧생애‧영유아‧암검진 부문 당선자에게는 최우수상(1명) 200만원, 우수상(3명) 각 100만원, 장려상(10명) 각 30만원의 상금과 상장이, △학교 밖 청소년 건강검진 부문 당선자에게는 우수상(2명) 각 50만원, 장려상(5명) 각 30만원의 상금과 상장이 수여
신데렐라맨의 패착 이건희 아버지 선대회장 호암은 어려서부터 서당에서 공부한 탓에 고전(古典)에 매우 밝았다. 논어가 삼성가의 헌법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자녀 교육으로 택한 텍스트는 대학과 그 해설서인 진수의 대학연의(大學衍義)다. 그리고 자녀교육의 룰모델은 세종대왕이다. 그래서 그가 삼성 기업을 셋째 아들에게 물려준 것 또한 세종대왕이 셋째 아들이기 때문이리라. 그가 첫 출근 하던 날, 아버지인 호암은 아들에게 평생 남는 뭔가를 가슴에 화인처럼 찍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붓을 들어 자신의 스승의 사조이신 간재전우 선생의 필체가 묻어나는 필치로 경청(傾聽) 두 글자를 써 준다. 그런데 경청(傾聽)이 왜 경청(敬聽)이 아니고, 경청(傾聽)일까. 어마하게 돈 많은 부자가 어째서 자식에게 양반가의 경청(敬聽)이 아닌 천것들이 쓰는 돈 있는 곳이라면 몸을 굽혀서라도 찾아가라는 의미의 경청(傾聽)을 써 줬을까. 세상 사람들이야 이회장이 돈 많은 부자니까 온갖 좋은 말로 꿈보다 해몽이지만 이 경청(傾聽)은 저들이 말하는 그런 의미의 경청(傾聽)이 아니다. 아버지의 의중을 정확히 깨달은 아들은 돈버는 일이라면 안 할 짓도 없고, 번 돈을 지키는 일이라면 못 할 짓도 없
경기동부보훈지청 주무관 김명덕 오는 27일은 6·25전쟁 정전 64주년인 동시에 유엔군 참전의 날이다. 북한 공산군이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기습 남침을 감행한 후 유엔은 안전 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같은 해 7월 1일 미국 지상군을 필두로 16개국에서 전투 병력을 파견하고 5개국에서 의료지원 병력을 파견했다. 약 3년간의 전쟁 참화 속에서 정전 협정까지 1129일 간 유엔군 196만명이 참전해 북한군을 38선 이북으로 격퇴 시키는데 기여함으로써 우리나라 평화를 수호했다. 그리고 1953년 7월 27일! UN, 북한, 중공군의 사령관이 모여 정전협정에 서명함으로써 한반도에 군사분계선이 설치되고 비무장지대가 조성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북한은 휴전협정 체결일을 ‘전승기념일’로 정하고 당시 참전했던 미국과 대한민국을 타도 대상으로 삼으며 인민들을 선동하고 있다. 이렇듯 6.25전쟁 곧 동족상잔의 전쟁은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라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휴전선과 해상분계선 일대에서 자행되는 대남 무력도발의 냉혹한 현실을 인식하고 완벽한 국방태세와 함께 유엔과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와의 공조체제를 그 어느 때 보다 공고히 해야 할 때다. 6·25전쟁에
폭염 속 대자연 초목들은 더욱 울울창창해지나니… 이경철(시인, 전 중앙일보문화부장) 덥다, 더워. 긴 가뭄 끝에 며칠 장대비 내리쏟아 천지간 물난리더니 이제 푹푹 찌는 더위다. 지구 온난화 가속으로 이 나라가 온대가 아니라 아열대지방으로 접어들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7월 측정 기온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워 가고 있다. 작년 삼복염천 더위 때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더운 사막에 다녀왔다. 고비사막 초입인 둔황 명사산(鳴砂山)에부터 돌산마저도 불꽃처럼 타오르는 듯한 화염산(火焰山)을 거쳐 한번 들어가면 살아나올 수 없다는 타클라마칸 사막 한 자락까지. 그야말로 화염 속 같은 더위를 한 열흘 찾아다녔었다. 뜨뜻미지근하게 흐르는 중년의 삶에서 뭔가 불꽃같은 삶의 불씨를 지펴보려. 모래도 운다는 명사산과 그 산 아래 오아시스 호수 월아천(月牙泉)엔 몇 번 가봤다. 30년 전에, 20년 전에, 그리고 작년에. 산이, 돌이 바삭바삭 부서져 더 이상 부서질 수 없는 티끌 같은 모래들이 바람에 쓸려와 이룬 산. 아무리 들어봐도 바람에 모래 서걱대며 날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은 그 고운 모래산을 처음 누가 왜 모래가 운다는 산이라 불렀는지 몰랐었다. 그러다 작년,
11. 조성관 용인시궁도협회장·용무정 사두 처인구 이동면 장어촌(대표 정석근) 싱싱장어 . 청정자연. . . 신선 부럽지 않아 사장부부 열심히 운영모습 끌려 한두번 가다보니 어느새 단골집 묵리계곡서 술한잔과 장어요리 갓 잡아 참숯에 지글지글 '일품' ‘명사들의 단골집’ 열한 번째는 용무정 사두와 용인시궁도협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조성관 회장이 처인구 이동면 이원로 245-10 신원컨트리클럽 정문 옆에 위치한 풍천장어구이전문점 ‘장어촌’(대표 정석근)을 소개했다. 평범한 삶이 좋다고 손사래까지 동원해가며 명사이길 사양하는 조성관 회장은 7~8년 전 처음 장어촌에 방문했을 때를 회상하며 “바쁜 와중에도 직원을 채용하지 않고 오로지 금슬 좋은 부부만이 운영하는 것을 보고 자동차부품용인종합상사를 30년여 동안 오로지 우리부부가 운영했던 때가 생각났다”며 “장어가 주식으로는 어렵지만 생각날 때마다 들렸고 술을 동반해야하는 지인들과도 이곳에서 어울리다보니 어느새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도, 자영업자도 직급에 연연하지 않고 맡은 일을 충실히 하는 마음가짐이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하는 방법”이라며 “장어촌에 오면 바쁘면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고 땀이 범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