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먹으며 함민복 사과를 먹는다 사과나무의 일부를 먹는다 사과꽃에 눈부시던 햇살을 먹는다 사과를 더 푸르게 하던 장마비를 먹는다 사과를 흔들던 소슬바람을 먹는다 사과나무를 감싸던 눈송이를 먹는다 사과 위를 지나던 벌레의 기억을 먹는다 사과나무 잎새를 먹는다 사과를 가꾼 사람의 땀방울을 먹는다 사과를 연구한 식물학자의 지식을 먹는다 사과나무 집 딸이 바라보던 하늘을 먹는다 사과에 수액을 공급하던 사과나무 가지를 먹는다 사과나무의 세월, 사과나무 나이테를 먹는다 사과의 씨앗을 먹는다 사과나무의 자양분 흙을 먹는다 사과나무의 흙을 붙잡고 있는 지구의 중력을 먹는다 사과나무가 존재할 수 있게 한 우주를 먹는다 흙으로 빚어진 사과를 먹는다 흙에서 멀리 도망쳐보려다 흙으로 돌아가고 마는 사과를 먹는다 사과가 나를 먹는다 --------------------------------------------------------------------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의 사회정치학부 면접 질문 중 하나입니다. ‘당신에게 사과(apple)란 무엇입니까.’ 구약성경의 아가서에서 사랑하다 병이 난 여인은 사과의 힘으로 기운을 차리고자 했지요. 이 여인에게 사과 한 알은 생
기 고 문 최저임금위원회는 올해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16.4% 인상한 7530원으로 결정했다. 최저임금법이 제정된 이래 최고의 인상률이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다 보니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소상공인과 소규모자영업자의 인건비 인상 부담을 완화하고 근로자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고자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우선, 새롭게 도입된 일자리 안정자금지원이 있다. 월평균보수 190만원 미만의 근로자를 1개월 이상 고용하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1인당 월 13만원을 지원한다. 정규직뿐만 아니라 일용직이나 시간제 근로자도 해당된다. 둘째, 기존 저소득근로자를 고용 중인 10인 미만 사업장의 국민연금·고용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지원사업도 확대했다. 작년까지 월 140만원 미만 근로자에 대해 지원하던 기준을 최저임금 인상에 맞춰 190만원으로 인상하고 지원수준도 신규가입자에게 최대 90%까지 지원하도록 개선했다. 셋째, 그간 지원범위에서 제외되었던 건강보험은 직장가입자로 신규 가입한 후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받는 경우 보험료의 50%를 감면해준다. 그 외 중소기업의 사
윤리경영 및 반부패·청렴실천 결의대회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과 공정한 직무수행 결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용인서부지사(지사장 박은주)는 지난 17일 윤리규범 준수와 청렴실천 의지를 새롭게 다짐하고 부패방지와 청렴한 공직풍토 조성을 위해 전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윤리경영 및 반부패·청렴실천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참가자들은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한 고객서비스 제공과 공정하고 투명한 직무수행 실천을 다짐하고 앞으로 국민보건 향상을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해 최선을 다할 것을 결의했다. 또 공익신고자 보호제도, 치매 국가책임제, 노인틀니 본인부담률 인하 등 2018년 달라지는 건강보험 및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가 국민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현장 및 유관기관협력 등 홍보를 강화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하는 2017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동일 평가군 18개 기관 중 최고점을 받았으며 지난 2015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명작들은 보고 또 보아도 그립다 걸음걸음 밟히는 경주에 가면 천년의 신라가 말을 건다. “절은하늘의별처럼많고,탑은기러기떼처럼솟아있다.”는일연스님의말씀은 확실하다. 경주는 발길닿는 곳마다 신라를 보여준다.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역사가 다시 천년을 이어져 거의 완연한 모습으로 숨쉬는 곳이 경주다. 경주에 갈 때마다 가장 먼저 박물관에서 한나절을 보내야만 직성이 풀린다. 박물관 뜨락에 있는 석조물들의 아우라에 빠져서 걸음을 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라진 절을 옮겨온 것같은 고선사터의 3층석탑 앞에서 원효대사의 ‘무애가’를 읊조려야 화쟁(和諍)과 일심(一心)을 조금이라도 터득한 중생(衆生)이 되어 경주를 볼 혜안(慧眼)이 생길 것 같다. 근처의 월지(안압지)에는빛도 사람도가득찼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한가로운 풍류가 사라진 곳에는 달빛보다 강한 조명이 화려하다. <삼국사기>를 살펴보면 궁내(宮內)에 못을 팠다는 문무왕 14년(674)과 경덕왕 19년(760) 시기는 신라 국운의 전성기였다. 도성 한가운데 거대한 태자의 궁궐과 유흥지를 마련했다는 것은 왕실의 사치가 정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신라인의 손끝에서 알알이 여문 부처의 나라(불국토)인 불국
안철수나 홍준표나 참 못난 사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의석수에 따른 힘 때문이다. 하지만 야당의 힘은 의석수가 아니라 지지하는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안철수의 정치력이 또 한번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국민이 지지하는데 그깟 의석수가 뭔 대수라고…. 국민의당은 풍비박산으로 급전직하다. 여불위는 여씨춘추를 쓰면서 이런 장면을 두고 상서의 말을 인용해서 “장수가 한순간 판단이 잘 못 되면 군사는 파멸하고, 제 몸도 잃게 된다<將失一令 軍破身死>”고 했다. 한때 대한민국은 안철수를 요구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런데 안철수는 백척간두에서 하늘이 준 일생일대에 전에도 없고 이제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건곤일척 절호의 기회를 두 눈 뻔히 뜬 채 송두리째 날렸다. 정치는 타이밍이고, 세상은 저지르는 자의 것이다. 순탄하게 살아온 사람은 세상을 못 바꾼다는 말이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며 강철군화로 짓밟던 시대도 있었지만 국민의 지지를 받는 야당은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었다. 37세의 소동파가 항주 통관 부임하면서 일성(一聲)으로 전국책에 나오는 말을 인용 “천하의 편안함과 어지러움은 국민의 뜻이 통하는지 막히는지에 달려
최은진의 BOOK소리 114 지적이고 아름다움 삶을 위한 라틴어 수업 ◎ 저자 : 한동일 / 출판사 : 흐름출판 / 정가 : 15,000원 2010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수많은 대학생을 매혹시킨 서강대학교 명강의, 한동일 교수의 라틴어 수업이 이렇게 책으로 엮였다.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 변호사이자 가톨릭 사제인 그의 수업이 왜 신촌일대 대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 청강생에 이르기까지 그토록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을까? 정말 라틴어를 배우고 싶어서? 영어도 아니고 요즘 뜨고 있다는 중국어도 아닌, 써 먹을 데 하나 없는 라틴어를? 심지어 지금은 사용하지도 않는 언어를? 그는 ‘읽고 행복하시길’이라고 했지만 이 책 한 권 읽고 행복해질 수는 없을 터. 하지만,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라틴어가 이렇게 매력적인 언어였다는 것도. 고상해보여서, 젠 체하고 싶어서 라틴어를 배우려는 걸 그는 ‘위대한 유치함’이라 했다. 허나 그 시작은 ‘위대한 유치함’이었을지 몰라도 이 한권의 강의를 다 읽고 나면 어느새 삶을 마주보고 있게 된다. ‘배워서 남 주냐?’는 물음에 ‘배워서 남 주자’ 라고 대답하게 될 것이다. 공부가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는 ‘18년 일자리 안정자금 시행에 맞춰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18. 1. 1. ∼ 3. 31.(3개월) 동안 “4대 사회보험 미가입자 특별자진신고기간”을 운영키로 했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18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경영상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 30인 미만 고용 사업주에게 월 보수 190만원 미만 근로자 1인당 13만원 지원하는 제도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고용보험 가입을 요건으로 하는데, 고용보험을 포함한 4대보험 가입이 누락된 중소규모 기업은 이번 신고기간에 가입을 함으로써 안정자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사업주가 해당기간에 미가입자를 자진 신고할 경우 고용보험 미신고에 따른 과태료를 면제(상시근로자 30인(건설현장은 공사대금 30억원) 미만 사업장으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취득·상실 및 근로내용확인 미신고 및 정정 과태료(1인당 3만원) 면제. 다만 자진신고가 아닌 적발된 허위신고·미신고건과 실업급여 등 각종 지원금 부정수급을 위한 신고 및 정정 건은 현행대로 과태료 부과)해 주고, 두루누리 지원대상 사업장(월 보수 190만원 미만 근로자를 고용한 10인 미만 사업장에 고용보험 및 국민연금 보험료 최대 90%까지 지원
모현·원삼IC 재검토와흥덕역 논란, 정부 책임 용인시가 정부의 잇단 IC설치 재검토와 전철역 예산 전가로 진퇴양난이다. 정부는 지난 해 말 제2경부고속도로(서울~세종)가 용인시를 관통하면서 계획되었던 모현IC와 원삼IC를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애당초 정부 계획안에는 없었던 내용이었지만 용인시와 주민들 숙원사업으로 받아들였던 건을 다시 번복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앞서 정부는 용인시에 두 군데 IC를 설치하겠다고 통보했고, 주민들은 잔치 분위기에 들떠 있다가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계획대로 제2경부고속도로 나들목이 용인 변방이나 다름없는 모현읍과 원삼면에 생긴다면 지역발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니 시 입장에서도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용인시 면적이 서울특별시의 98%인 점을 감안한다면 기존의 계획된 나들목 존치는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단순히 예산 삭감으로 어쩔 수 없다는 논리는 궁색한 변명으로 밖에 안 들린다. 앞서 지적한바 있지만 IC를 없앤다면 지역분열과 정치적 쟁점만 남겨 소모적 논쟁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추후 공사를 하게 될 경우 더 많은 예산이 추가된다. 단언컨대 불과 몇 년 안이면 나들목 설치가 기정사실
나무와 까치 이상호 높은 나뭇가지에 세 들어 사는 새 세도 안 내고 집짓고 새끼 기르며 살기가 영 민망한지 나갔다 들어올 때마다 까치발로 조심조심 걸어드는 새 그 마음을 아는지 나뭇가지도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그걸 쭉 지켜보는 하느님도 말없이 따뜻한 어둠을 펴서 함께 덮어준다 -------------------------------------------------------------------------- 한국 시사의 도저한 흐름 속에서, 이상호 시인은 서정의 문법을 내면화하고 이를 창조적으로 변용시킨 우리 시대 뛰어난 서정 시인입니다. 그의 여덟 번째 시집 『마른 장마』(시로여는세상, 2016)에 담긴 시인의 말에서도 우리는 이러한 지향점을 만나볼 수 있지요. “시가 마음에 차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진다. 마음이 더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시심의 물줄기가 점점 가늘어지는 탓이리라. 두렵다. 발길 드문 산속 조그만 옹달샘 같은 이마저 고갈될까 문득문득 하늘을 바라본다.” 무엇보다 우리의 눈길이 머무는 지점은 ‘시가 마음에 차기를 기다리는 시간’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김정남 평론가는 시집 해설「오래 삭힌 슬픔으로 빚은 금빛 노래」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국가 개념도 모르는 사람이 무슨 치국을 하겠다고, 어처구니가 이보 더 없을 순 없으리라. 국가라는 한자는 나라國에 집家다. 國은큰 입구口안에역或이들어앉아있는字로 큰 입구口안에는 국가 구성의 3대요소인 주권 주민 영토가 다 들어 있다. 이것을 국가는 무기戈를 써서라도 지켜야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 군더더기에 가까운 家가 붙는 이유는 뭘까. 이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때문이다. 국가(國家)라는 말이 제가치국(齊家治國)에서 나왔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나라 다스림의 결국은 평천하에 있다는 말인데 평천하에 이르는 길은 수신제가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이 국민을 다스리겠다며 함부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많은 평범한 범부들이 투표를 해서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 뽑아주는 이유는 국민의 뜻을 앞장서서 대변해 달라는 의미도 일부는 포함되어 있는 거다. 그런데 돼먹지 못한 것들이 꼭 완장만 찼다하면 ‘지랄’도 그런 ‘지랄’은 없으리라. 아무리 지랄도 자꾸 하면 인정받는 세상이라지만 그런 짓을 하라고 의원으로 뽑아준 것은 아닐 터. 어물전 망신은 뭐가 시킨다고. 저런 쓰레기만도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