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힘은 산을 뽑고 기개는 세상을 덮었거늘<역발산혜기개세力拔山兮氣蓋世> 때가 불리하니 말도 달리지 않는구나<시불리혜추불서時不利兮骓不逝>. 말도 달리지 않거늘 난들 어쩌랴<추불서혜가나하骓不逝兮可奈何>. 오강의 정장亭長이 배를 대고 기다리고 있으면서 패해 도망 오는 항우를 향해 말한다. “강동이 비록 적다고는 하나 땅이 사방 천리나 되니 왕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바라건대, 왕은 급히 건너가소서” 하니 항우가 말한다. “하늘이 나를 망하게 했거늘 내가 어찌 살아 건널 수 있으랴. 내가 강동의 자제 8000명을 끌고 와 중원中原으로 갔다가 지금은 한 사람도 살아 돌아가지 못했거늘 나 혼자 무슨 면목으로 돌아가랴. 듣건대 한나라 유방이 내 목에 천금과 만 호의 읍을 현상금으로 걸었다 하니 내가 너희들에게 덕을 베풀겠다.”하고, 스스로 목을 끊어 죽었다. 사마천 사기 권7 우본기羽本紀에 기록된 말이다. 남자가 일생을 살면서 대망을 꿈꿔볼 기회가 몇 번이나 있으랴마는 그릇이 안 되는 자가 대망을 꿈꿀 때는 여럿이 피곤하다. 역사에는 백척간두에서 건곤일척을 낚겠다며 천하자웅을 기웃하다가 자멸해간 자가 수두룩하다. “군주를 제외한 모
[용인신문] 1998년, 수원시는 ‘역사가 살아 숨쉬는 미래 복지수원‘이라는 부제의 <수원미래제안>이라는 용역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기획을 주도한 ‘2095수원발전기획단’은 200여 회의 공식‧비공식 회의와 시민설문조사, 각계 각층의 여론 청취 등의 활동을 통해 100년 앞 수원시의 ‘미래도시기본계획안’을 만든 것이다. 당시 고 심재덕 수원시장은 인사말에서 “과거의 수원을 분석하고, 장래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2095수원발전기획단’을 창단하게 됐다”면서 “그동안 (기획단의) 열정적인 연구에 힘입어 이제 <수원미래제안>이라는 청사진이 그려졌고, 구상에서 제시된 비전과 목표는 분야별, 중‧단기 계획을 수립, 실천함으로써 수원시가 미래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좌표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는 또 “특히 종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시각으로 시정 전반을 전망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당시 수원시는 공직자 3000여 명에 인구는 80만 명이었다. 그들은 도시계획전문가들과 수원시의 모든 역량을 모아서 수원 화성(華城)을 역사의 구심점으로,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미래의 전환점으로 삼아 수원시를 세계로
국내 대형기획사서 1집 앨범 녹음했지만 발매 좌절 군 제대후 곤충이 돈되는 사업 눈떠 숲속곤충마을 인수… 해마다 매출 쑥쑥 장수풍뎅이·사슴벌레 등 학습체험 대박 [용인신문] 곤충보다 음악이 오히려 더 전문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숲속곤충마을(양지면) 신희영 대표. 용인 곤충 산업의 리더인 신 대표는 지난 2015년 히든싱어 김정민 편에 출연해 모두를 놀래킨 장본인으로, 더욱 놀라운 사실은 최종라운드까지 오른 실력자였다는 점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가수를 지망한 기대주였다. 20대 때 우리나라 톱스타들을 거느린 대형 기획사에서 1집 앨범 녹음까지 다 마친 상태였다. 당시 신 대표한테 투자자가 5억을 투자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제작 문제로 발매가 안되면서 신희영은 영영 묻혀버렸다. 당시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던 때로 중국 공연을 계획하고 있었다. 태사자, 이정현, 안재욱, NRG와 함께 합동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8만명이 모이는 극장에서 할 계획이었다. 성사 됐다면 중국 CC TV를 통해 15억 중국인이 시청할 수 있던 좋은 기회였다. 이병헌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올인 OST도 안타깝게 다른 사람이 불렀다. 꿈에도 그리던 가수의 길을 접고 긴 아쉬
[용인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 용인동부지사는 지난 1일부로 황순창 신임 지사장이 부임했다고 밝혔다. 신임 황 지사장은 지난 1987년 공단에 입사해 창원마산지사 노인장기요양센터장, 감사실 업무감사부장, 의왕지사장, 경인지역본부 행정지원부장 등 공단 주요 보직을 거쳤다. 황 지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국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더 나은 건강보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충실히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전 ‘예아리에서 정조대왕을 만나다’ 눈길 실감나는 미니어처 왕실 장례문화 한눈에 ‘삼포실버드림’ 운영… 최고의 장례업체 도약 전직 대통령 등 유명인사 마지막 가는길 총괄 [용인신문] “지금 예아리박물관에서는 정조대왕의 국장행렬을 특별전시 하고 있습니다. 미니어처지만 시사하는 게 얼마나 큰지 박물관 자리매김 하는데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조대왕은 사도세자와 혜경궁홍씨의 아들로서 부모에게 효를 다한 인물입니다. 인성을 키우는 데는 효가 근본입니다. 효는 부모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닙니다. 형제, 친구, 이웃간에도 부모 같은 마음가짐으로 살면 그게 다 효 안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전국에서 유일한 장례 의례 전문박물관인 예아리박물관과 장례업체 ㈜삼포실버드림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김보옥 회장은 효를 통해 인본을 회복하고자 시작한 것이 박물관 건립이라며 인류의 영원한 주제임을 강조했다. 예아리는 예로 아름다운 울타리라는 의미로 관혼상제 ‘예’ 속에 들어있는 효와 인성을 회복하는 플랫폼이다. 삼포실버드림도 인성 회복을 목적으로 한 플랫폼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정조대왕 국장행렬 특별 전시 중 현재 용인 백암면 예아리박물관에서는 생전에 지극한 효를
도시기본계획에 용인 역사상 가장 큰 개발·투자 프로젝트 조차 외면 처인지역 토지이용 중복규제 균형발전 족쇄… 주택재개발도 표류 [용인신문] 용인시는 1996년 3월 도‧농 복합도시(시승격)로 출범하면서 2001년 최초로 ‘2016용인도시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때 2016년 계획인구(=상주인구)는 85만 명이다. 하지만 2016년 8월, 실제 인구수는 100만 명을 넘었다. 전국 지자체 중 4번째로 100만 대도시가 된 것이다. 용인시는 10년간 인구증가율이 연평균 4.1%였다. 도시가 그만큼 역동적임을 의미한다. 용인시는 광역교통망을 비롯한 대규모 개발 및 투자사업이 타 지자체보다 많다. 또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 등 외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다. 따라서 도시기본계획을 용인시 맘대로 진행하기 힘든 상황이다. 불과 2년 전 수립된 ‘2035도시기본계획’을 보면 2020년 인구수 예측조차 틀렸다. 2020년 5월 현재, 시 인구는 108만 9000명으로 예측치보다 8만여 명이나 적다. 뿐만 아니라 시 지도를 바꿔 놓는 대규모 투자개발 사업조차 언급은커녕 예측조차 못하고 있다. 도시기본계획의 효용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재정비사업을 통
[용인신문] 이유 없이 싫은 사람이 있고 이유 없이 좋은 사람이 있다. 이유 없이 누군가로부터 미움을 받기도 했고 이유 없이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받기도 했다. 누구나 모두를 공평히 친절하게 대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이란 차별당하고 또 차별하는 존재이다. 자신이 처한 곳에서 미움을 받는다면 중이 절 싫으면 떠나듯 떠나면 그만이다. 그러나 단순이 친교모임이 아닌 자신의 꿈과 미래와 생계가 달렸다면 누구든 쉽게 벗어날 수가 없다. 그것을 알고 있는 자들은 그 약점을 이용한다. 그들은 약자에게 잠재적 폭력성을 드러낸다. 국가대표 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가 목숨을 끊었다. 팀 닥터와 코치와 감독과 선배선수의 가혹행위에 시달렸다는 유언을 남겼다. 최악의 선택을 하기까지 그녀는 이들의 폭행을 고발하고 단체에 도움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다. 누구도 그녀의 호소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체육계의 비리와 폭력사태는 우리에게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지난해 유명 축구감독의 횡령과 학부모 성폭력 사건, 국가대표 빙상 코치의 지속적인 성폭력 사태로 우리의 분노 게이지는 이미 최고점에 도달했었다. 지난 9일에는 피겨 유망주의 어머니가
[용인신문]
푸른 달 아래 이정훈 돌이 튄다 끝없이 두런거리는 강가 돌무지 틈 쏘가리와 뱀장어를 다시 찌르고 놓쳤던 고기들을 또 놓친다 수면을 달려간 빗방울 돌 밑에 엎드린 둥근 입술 모두 흘러가는 하늘의 강 불을 피우렴, 우리 오래된 유목(流木) 천 년 전에도 작살을 메고 빛나는 물고기를 쫒아갔을까 무성한 이파리들을 헤치고 날아간 살별들이 어두워졌을까 물이끼 자욱한 달에 귀를 띄우고 나는 세상의 얼룩 한점 언제나 궁금한 물살로 죽어갔으면 강물이 더듬더듬 산을 돌아가는 새벽 별들을 몰아 강 건너는 달 아래 눈 털고 잤다 이정훈은 1967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나 201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그의 첫 시집인 이번 시집은 토착 언어로 구체적인 사물과 일상의 사건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화물 트레일러를 모는 일을 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빵꾸를 때운다」에서 그의 직업을 엿볼 수 있다. 시인과 트레일러 운전기사는 좀체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지만 그의 생업인 것은 분명하다. 그는 이번 시집에서 고향 평창 주변의 강에서 유년시절부터 해왔던 작살로 쏘가리를 잡는 이야기를 여러 시편에서 보인다. 쏘가리는 그의 시편이기도 하고 그 자신이기도 할 것이다. 돌무지 틈의 쏘가리를 향
[용인신문] 용인시민청원은 용인시 홈페이지 ‘시민청원 두드림’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중 용인신문 편집국 자체 검토를 통해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또 시민들이 직접 용인신문사에 보내준 민원성 글도 게재 가능합니다. 시민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최근 용인 100번째 코로나19 확진자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서 타 지자체 역학조사 내용과는 너무 다른 것 같아 청원 드립니다. 코로나19가 현재 무증상감염자나 깜깜이 감염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용인시만 유독 확진자가 방문한 곳 상호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확진자가 방문한 장소에 접촉자가 없고 확진자 및 접촉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하더라도, 모든 시민이 KF94 마스크를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미리 용인시가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염이 없을 것’이라 판단하는건 시민들에게 오히려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학조사의 신빙성을 의심하거나 소독 등 방역당국의 노력을 의심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많은 사람이 다녀갔을 공간의 상호까지도 공개를 안 한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에 위축되고 불신을 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다중이
[용인신문] 지난 4월 미국인들은 데킬라로 홈파티를, 중국인들은 마오타이로 ‘집콕’을 견뎠다고 한다. 코로나19와 장마철 때문인지 외출 대신 일찍 귀가해서 홈술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집에서 빚는 막걸리 수제키트부터 캡슐 맥주 제조기 ‘홈부르’도 출시되어 ‘방콕족’들을 설레게 한다. 위험한 집 밖을 피해 안전한 집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과 온라인으로 루브르박물관의 명화를 감상해보자. 회식이 사라진 자리에 자리 잡은 홈술로 더운 여름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사진은 용인 처인구에 생긴 수제맥주공장에서.<본지 객원사진기자>
[용인신문] 바름을 해치는 자는 반드시 다른 이를 사악한 자로 몰고, 자신은 바르다고 자처한다. 나아가 동류를 불러 모아서 숨을 모아 산을 날리고 모깃소리를 모아 우레 소리를 낸다. 이 말은 조선말 문인 혜강惠岡 최한기崔漢綺의 인정人政 권2 측인문測人門2에 나오는 말이다. 인정이란 제하의 책은 일종의 정치 평론서다. 정치하는 자가 어떻게 사람을 선별해서 등용할 것인가에 대한 서설을 적어 놓은 글인데 사람에 대한 본질을 꿰뚫는 번득이는 통찰은 상당한 내공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예나 지금이나 몹쓸 것들이 자기만 바르다고 설레발 치는 통에 백성들은 늘 숨이 컥컥 막힌다. 물론 사람에게는 누구를 무론하고 자기 편한대로 자신에게 이득이 있는 쪽으로 행동하고 몸을 움직이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럼에도 이것이 지나치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 중국 당나라 때 시인 이상은 이를 살풍경殺風景이라 했다. 그는 유미파唯美派 시인으로 알려진 인물인데 되도 못 한 것들이 그야말로 깜도 안되는 그런 것들이 닭 볏만도 못한 벼슬 한자리 꿰찼다고 거들먹거리는 꼴에 치를 떨었던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그의 시詩들이 대체로 조금은 난해한 면이 적지 않다. 그가 잡찬雜纂이라는 책을 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