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한 대기업 홍보영상을 의뢰 받고 사전 인터뷰를 위해 홍보실을 찾았다. 홍보실 과장은 여직원에게 커피를 부탁했다. 커피 심부름은 그 당시 여직원들의 당연한 임무였다. 게다가 ‘술은 여자가 따라야 제 맛이다’등의 발언은 예사였고, 노래방에서는 술에 취한 척 블루스 음악을 선택한 후 여직원들을 무대로 불러내던 때가 있었다. 20년도 더 지난 과거 이야기다. 그렇다면 지금 사회적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을까. 커피는 각자가 알아서 해결하는 것 같다. 그럼 회식 자리에서 자주 하던 직장 상사의 성희롱적인 멘트는 사라졌을까? 이제는 멘트를 하고, “아 이 말을 하면 고발당할 수 있겠다, 취소, 취소,” 라는 말을 오히려 덧붙인다. 누군가의 용기로 시작된 ‘미투 운동’이 직장 내에서 왜곡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무엇이 맞는지 모르겠다. 누구보다 여성의 인권을 위해 앞장섰던 유명 인사가 세상을 달리 했다. 피해자의 고발만 남긴 채 진실이 죽음 앞에 표류하고 있다. 영정 사진 앞에서 정치적 논쟁이 일어나고 ‘미투’ 논란과 조직 내의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죽음으로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죽음을 애도하는 것조차 편 가르기를 하며 비난을 받는다. 너무 한 쪽으로
[용인신문] 지난밤도 잘 지냈구나! 화초들과 안부를 주고받으며 오늘 하루를 연다. 지난 2월 말부터 시작된 2주간의 거리두기, 봄의 끝자락이라도 보자며 서로를 격려하며 칩거생활로 들어간지 벌써 5개월째다. 꽃을 좋아하는 내가 제주도의 거대한 꽃밭을 갈아엎는 것을 보며, 가슴 아린 시선으로 2020년의 봄은 그렇게 훌쩍 지나갔다. 어쩌다 누군가를 만나고 오는 날이면 노파심에 2주간을 걱정으로 보내야 했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노모를 만나러 가는 것조차 꺼려졌던 시간이 요즘은 서서히 풀려가고 있다. 일상화 되어버린 마스크 착용으로 입과 코 주변에 알레르기 증상까지 생겨서 평상시대로 생활하려면 후끈하게 여름다운 여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의 생명력은 바위틈에 자라는 소나무 같아서 척박하면 척박한 대로 뿌리를 내리려는 습성이 있다. 답답한 마음은 모두 같지만 시간을 아주 밝게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덩달아 환해진다.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쫓는 출구는 다양하다. TV방송 연에 프로에서 코드가 맞는 가수의 열정 팬이 된다든가 산행이나 반려동물 키우기 등등 각양각색 나름의 어려움 속에서도 삶을 즐기는 방법을 찾
[용인신문] 아트파머 이해석씨는 이동읍 덕성리에서 농사를 짓는 청년농업인이자 용인문화재단 거리아티스트로도 활약하면서 열정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농사와 음악뿐만이 아니라 용인시청년정책위원회, 청년공간위원회, 청년네트워크 등에서 활동하면서 용인지역 청년들의 권익에도 앞장서고 있는 청년주자다. 그는 요새 한창 맛있게 선보이고 있는 옥수수를 비롯해 주식인 쌀, 그밖에도 콩, 들깨, 감자, 배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는 복합 영농인이다. 봄부터 농사일이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신명나게 일하는 그는 일을 즐긴다. “농사 일이 재밌습니다. 5월 모심을 때나 10월 추수할 때는 밖에 나가지도 않고 일을 합니다.”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해 식량작물을 전공했다.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짓기도 했지만 한국농수산대학에 다니면서 새로운 지식을 비롯해 인맥과 우리나라 농업의 실태까지 폭넓게 공부할 수 있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대학에 다니면서 농업에서 꿈과 희망을 품게 됐고 농업 실태를 알게 되면서 농업정책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농수산대학은 2학년 때 실습을 나가는 기회가 주어진다. 호주에 있는 난 농장으로 해외 실습을 나간 것은 청년농부인
[용인신문] 용인 민선지방자치 역사의 변곡점은 2011년 즈음이다. 당시 김학규 전 시장은 경전철 개통을 앞두고 준공검사를 반려했다. 이 때문에 시공사인 캐나나 봄바디어사와 계약해지까지 이어졌다. 이후 시는 국제중재재판소에서 시행사에게 배상금 8000억 원대를 물어주라는 패소 판결을 받았다. 시는 지방채와 또 다른 부채를 끌어다가 천문학적인 돈을 갚았다. 이 지경이면 단체장에 대해 주민소환운동이 벌어졌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시의회조차 침묵으로 일관했다. 특별회계를 빼면 당시 용인시 1년 예산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경전철 수요예측 실패의 책임을 묻던 김 전 시장은 기존 시행사와의 계약해지로 손실보전운임을 30년간 보전하지 않아 1조원~1조5000원 이상의 이익을 봤다고 홍보했다. 김 전 시장은 당장 눈앞의 계산에 속은 것이다. 시정 살림의 중장기 계획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처사다. 김 시장 뒤에 취임한 정찬민 전 시장 역시 재임 시절 내내 채무제로를 부르짖었다.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원리금만 8211억 원 규모였다. 결국 이 돈을 다 갚았다며 ‘채무제로화’ 선언을 했다. 하루 평균 이자만 1억 원이 넘는 상황이었으니 모두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용인신문]
국제상업회의소 국제중재신청 패소… 용인시 수천억 배상 덤터기 봄바디어사 등 사업시행자 30년 이익금 한꺼번에 보존 최악 결과 [용인신문] 용인경전철은 용인시와 용인경량전철(주)이 공동으로 추진한 민자유치 사업이다. 용인경량전철(주)이 총 사업비의 59%를 지불하는 대신 2043년까지 30년간 관리운영권을 받는 BTO(수익형민자사업)형식이었다. 새로운 양해각서 체결로 용인경전철 운영은 2013년 개통 이후 2016년까지 최초 3년간은 (주)봄바디어 트랜스포테이숀 코리아에서 담당했다. 2016년 8월부터는 신분당선 전 구간을 위탁 운영하는 네오트랜스가 담당하기 시작했다. 민간자본 투자회사에 대한 손실금 배상 문제로 환승 할인이 되지 않았다가, 2014년 9월20일부터 수도권 전철의 운임 체계로 편입되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하지만 경전철로 인한 재정파탄 논란이 계속된 가운데, 그 책임소재와 원인은 아직도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경전철 중 최초로 건설된 용인경전철(에버라인). 분당선 연장선인 기흥역에서 경전철로 환승, 전대‧에버랜드역까지를 잇는 노선이다. 1996년 시작된 경전철 사업은 2011년 4월 16일 개통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자체장인
우르비캉드의 광기 류진 넘어졌는데 바닥이 따뜻할 때 흘렸는데 코피가 차가울 때 운동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착지 했는데 목성일 때 당겼는데 빗줄기일 때 나무떼가 철컥철컥 갑옷일 때 마음인제 차가운 햄일 때 물병 속의 물결인데 빠졌을 때 청군이 이기기로 했습니다 사냥꾼이 구름을 쏠 때 아이들이 후두둑 떨어질 때 앞니에 노을이 안 지워질 때 눈물인데 돗자리가 반짝일 때 죽었는데 김밥일 때 준비하시고 개미는 응원입니다 류진은 1987년에 태어났다. 출생지가 어디인지는 밝힌 바 없다. 2016년 『21세기 문학』 신인상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등단 4년만의 이번 첫 시집 『앙앙앙앙』은 활달하고 역동적인 문장으로 숨 가쁘게 읽힌다. 입담이 좋은 것이다. 쉬이 마르지 않는 이야기는 풍요롭고 다른 어법으로 반복 재생되는 장면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폭발 직전의 에너지를 갖는다. 「우르비캉드의 광기」는 동명의 판타지 만화의 제목이다. 8연으로 되어 있는 이 시는 서로 연결되는 고리가 약하고 인접성의 독법을 허용하지 않는다. 핵심어는 ’때‘이며 때와 때를 연결하는 문장이 ‘운동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청군이 이기기로 했습니다’ ‘준비하시고 개미는 응원입니다’이다. 어느
밥이 끓는 동안 백무산 밥이 끓는다 배부르지 않다 맛 볼 수도 없다 뚜껑을 열어볼 수도 없다 현자들은 현재만을 살라고 충고하지만 현재를 살아볼 도리가 없다 지금은 끓고 있을 뿐이다 끓고 있는 지금 내가 먹는 것은 언제나 과거와 미래의 허공이다 허공만이 실재라는 듯이 현재는 허기다 주린 배로 사냥에 나선 피에 젖은 발톱이다 둥지로 돌아가지 못한 부러진 날개다 지금은 먹을 수 없다 죽을 지경이다 현재는 끓고 있는 창세기다 백무산은 1955년 영천에서 태어나 1984년 『민중시』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만국의 노동자여』를 비롯하여 여러 권의 시집을 상재했다. 그는 대표적인 노동자 민중시인이었고 리얼리즘의 미학을 추구해 왔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시간에 대한 사유가 전경화되어 나타난다. 시간에 대한 사유를 통해 그는 시간 혁명을 위한 ’혁명의 시간‘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가 때로 시간을 정지시키는 것은 혁명의 시간을 위해서다. 「밥이 끓는 동안」에서도 시간의 혁명은 시도 되고 있다. 현자들은 현재만을 살라고 충고하지만 그는 현재를 살아볼 도리가 없다고 고백한다. 현재는 끓고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가 먹은 것은 언제나 과거와 미래의 허공이었던
[용인신문] 용인시민청원은 용인시 홈페이지 ‘시민청원 두드림’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중 용인신문 편집국 자체 검토를 통해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또 시민들이 직접 용인신문사에 보내준 민원성 글도 게재 가능합니다. 시민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30대 평범한 맞벌이 가정입니다. 2년 전 용인의 한 아파트에 신혼부부 특별공급으로 당첨된 분양자입니다. 당시 용인은 비규제지역 이었습니다. 내 집을 마련한다는 생각에 평범한 맞벌이 가정처럼 알뜰살뜰 지금껏 모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6.17 대책으로 인해 모든 계획이 뒤엉키고 있습니다. 좀 기다리면 추가대책이 나오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나올 기미가 없고 정부는 ‘현재 대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나오니 황당할 따름입니다. 아파트 분양 당첨 전에는 미쳐 몰랐는데 막상 당첨 되니 중도금, 잔금 외에도 취득세, 중도금 대출, 확장비 등 나가는 액수도 제법 크고 많더군요. 저희는 대출의 최대치(LTV 70%)까지 받을 계획은 없었지만, 그동안 모은 돈으로 분양 잔금 외에 것들을 내고 잔금시 필요한 금액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소급 적용으로 계획했던 자금이 부족한
[용인신문] 일론머스크의 테슬라 주가가 지난해보다 500% 폭등했다. 현재 한주 1397달러로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높은 자동차 기업이다. 2030년까지 600만대의 차량을 출고할 예정이고, 지난달 국내 판매량도 2827대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정부 보조금도 한몫했다. 국내 대기업들도 전기차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석 연료 시대의 종말을 선언한 테슬라가 세계산업의 판도를 뒤엎을 것이라는 걸 500% 확신하고 기대해본다.
[용인신문]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지배한 지 벌써 몇 달째. 꼼꼼하게 마스크를 쓰고 밖으로 나가 아파트 단지를 걸었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여름날의 더운 열기가 훅 하고 들어온다. 마스크 속에 갇힌 얼굴에선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언제나 끝나려는지 속이 답답하다. 언제 가도 울창한 숲과 시냇물이 있는 곳. 처인구 모현읍에 있는 자연휴양림이 생각났다. 짙푸른 녹음 속에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온다면 이 답답함이 조금은 가실 것 같았다. 내가 사는 용인에 이렇게 찾아 갈 수 있는 휴양림이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숲속에는 야생화가 무리지어 피어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편히 걸을 수 있게 만들어진 산책로 옆에는 내가 좋아하는 탐스러운 수국도 보인다. 두 갈래 길 앞에서 남편과 나는 각자 원하는 쪽으로 나눠 걷기로 했다. 한 바퀴 돌고 나서 시냇물 흐르는 개울가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평일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도 좋다. 지난 번 주말에 왔을 때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들어가지도 못했는데 오늘은 너무나 호젓하다. 천천히 걸으면서 간간히 보이는 사람들이 멀어져 가면 잠시 마스크를 벗고 상쾌한 공기를 폐부 깊숙이 흡입했다. 울창한
더위에 지친 입맛 깨운 ‘버섯전골’ [용인신문] 2020년에도 어김없이 더위가 찾아오고, 연이어 초복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에는 한층 더 건강식으로 복달임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어떤 음식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안성맞춤인 메뉴를 찾아 기쁜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상호는 '버섯이랑'.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백남준 아트센터’와 ‘경기도 박물관’ 근처여서 찾기 어렵지는 않지만 주차가 매장 앞 1~2대만 가능해 조금 불편하니 참고하세요. 실내는 모두 좌식으로 신발을 벗고 입장해야 해요. 보통 식당의 풍경이고 오픈 주방은 깔끔해서 마음에 듭니다. 모든 메뉴에는 버섯이 들어가 있구요, 전골류라 큰 사이즈만 있는 줄 알았는데 혼밥도 가능할 수 있게 1인용 탕도 있어 혼자서도 든든하게 몸보신이 가능하겠더라구요. 정갈하게 내어주시는 기본 찬은 소박하지만 김치부터 마른반찬 나물까지 모두 사장님이 직접 만드시고 간도 잘 맞습니다. 특히 바로 무쳐 나오는 오이 상추 무침과 호박전은 별미였는데 기본 반찬만으로도 인기 백반집이 될 것 같아요. 모든 버섯을 다 맛볼 수 있는 명품버섯전골을 주문하자 잠시 뒤에 언뜻 보기에도 10여 가지 넘은 버섯들로 가득 채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