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김경후 눈 먼 새들 열린다 날개 묶여 열린다 핏빛으로 떨어진다 열린 채 얼어붙은 채 엄마, 떨어지면 날아가? 가을 하늘은 멀고 높다 지하철역 스크린도어 열리고 닫힌다 내가 스마트폰을 찾는 사이 열차 날아갈 듯 핏빛 눈빛들 김경후(1971~)는 서울에서 태어나 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날 말이 돌아오지 않는다』『열두 겹의 자정』『오르간, 파이프, 선인장』 등을 펴냈다. 그녀는 “우리는 살면서 울음을 참기를 강요당해 오히려 속 시원하게 울지 못할 때가 많다” 고 말한다. 이런 마음을 좀 더 섬세하게 다뤄보고 싶었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그녀는 “누구를 생각하며 시를 썼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너무 힘들어서 울지 못 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고 말하기도 한다. 「단풍」은 섬세하고 도시적인 시다. 붉게 단풍 든 낙엽들을 눈 먼 새로 보았다는 것이 시의 모티브일 것이다. 날개가 묶여 나무에 열린 낙엽들, 핏빛으로 얼어붙은 채 떨어지는데, 떨어지며 나무에게 묻는다. “나 떨어지면 날아가?” 낙엽이 날아가는 가을 하늘은 멀고 높다. 그리고 장면이 전환된다. 지하철 안에서 화자가 스마트폰을 찾는 사이 열차 안에는 날아갈 듯한 핏빛 눈빛들이
[용인신문] 공자와 더불어 유가의 대표적 사상가로서 인류 사회 곳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이 맹자다. 맹자의 말은 특히 군주에게 있어서 벼리가 잘된 날선 검과도 같다.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다면 그것은 군주가 책임져라. 이 말은 맹자가 제나라 선왕에게 한 말이다. 그중 한 내용은 이렇다. “왕의 신하 가운데 그 아내와 자식을 친구에게 맡기고 초나라에 유람하고 돌아왔는데 그 친구가 그 아내와 자식을 굶주리게 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 장면이 있다. 이 물음은 자칫 이익의 효율성이란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수 많은 정치가들이 경제적 이利를 앞세우며 국가 가치를 국민적 이익에 두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정치하며 국민을 위한다는 저들은 다는 아니지만 해당 당사자들의 배만 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공자 맹자에게 있어서 국가의 가치는 이익 너머에 있는 정의에 둔다. 이익의 효율성은 기업의 덕목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경제 논리를 앞세워 기업 경영하듯 이끌어 간다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헌법이 보장한 법과 원칙이라는 법치를 앞세워 국가를 이끌어가는 것은 그야말로 하책에 하수다. 본래 법이란 누군가를 벌주기 위함이 아니라 선량한 사람을 보호하는데
[용인신문] 숀 탠의 그림책 형식의 출간물들은 아동 독자보다 성인 독자에게 더 사랑받을 만한 작품이 많다. 글과 그림이 어우러지는 그의 그림책들은 단숨에 읽어버리는 책이 아니라 한쪽 한쪽 차를 마시듯 음미해야 한다. 그중 『먼 곳에서 온 이야기들』은 출간한 지 십 년이 넘은 작품이지만 여전히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는 그의 초현실적 시각에 감탄하게 만든다. 숀 탠이 그림책에서 탐구하고자 하는 것은 마땅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점점 잃어가는 것들이다. 어릴 적 마을의 무성한 풀밭에서 살던 물소는 늘 질문에 알맞은 방향을 알려주고 우리를 안도하게 했지만 이제는 없다. 집에 찾아온 외국인 손님은 늘 같은 장소에 있어도 우리가 보는 것보다 하찮은 것에 더 관심을 가졌고, 그것을 엄마는 문화의 차이라고 했다. 그가 떠난 자리에 그림책 하나 가득 자라고 있는 그 작은 것에 뿌리를 내린 식물들 그림은 시적 순간처럼 한 순간 숨을 멈추게 만든다. 숀 탠이 찾는 세계는 그런 소소한 것들이다. 폭력에 대한 성찰도 돋보인다. 세속적인 욕망을 채우는 신문기사 한가운데 꿈을 잊어버린 어떤 이의 회색빛 이야기와 뒤이어 펼쳐진 넓은 잔디밭의 초현실적인 공간의 대
[용인신문] 저는 지난 2월 동천동 물류센터에 관한 청원을 했던 시민입니다. 지난 답변에 의하면 물류센터 소재 기업들의 동천동발전협의회에서 도시개발사업 제안서를 제안한다 했고, 접수되면 적극적으로 검토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한데 아직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동천동에 살면서 물류센터의 개발계획에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계속되는 지연사태에 매우 실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성남시는 많은 개발사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며 인근 낙생지구조차 개발계획이 확정 발표된 상태입니다. 동천동 물류센터는 신분당선 동천역이 있는 초역세권이며 정자동/판교와 이웃하고 있는 최고의 입지조건을 갖춘 지역입니다. 반드시 대기업/첨단IT기업 등이 들어와 이웃 성남시와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함에도 백군기 시장과 시청 관계자 분들의 관료적인 행태로 진전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 진행상황을 알려주시고, 백 시장님의 임기안에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알려주시길 강력히 촉구합니다.
[용인신문] 사용자에 따라 농막·세컨드하우스·펜션·주거목적 등 다양한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고, 단열·내진·내화·내구성을 갖춘 이동식 모듈러 주택을 살수 있는 시대가 왔다. 트럭에 싣지 못할 경우는 프리패브(미리제작) 공법으로 현장에서 조립하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진다. 공장에서 제작하면 날씨나 다른 변수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 제작보다 인건비, 자재비 등이 20~30% 절약이 가능하다고 한다. 건축박람회가 개최 중이다. 나들이 삼아 상상했던 집을 팔고 있는지 가봐야겠다. (본지 객원사진기자)
[용인신문] 1919년 2월 26일. 천도교에서 운영하는 안국동 보성사에서 독립 선언서를 인쇄 중이었다. 종로경찰서 고등계 형사인 신철이 이를 발견했다. 최린이 신철을 만나서 돈을 주며 “당신은 조선 사람이냐, 일본 사람이냐”라고 묻고는 “제발 며칠만 입을 다물어 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돈을 받았는지는 불분명하나 신철은 이를 묵인한다. 체포된 신철은 유치장에서 숨겨뒀던 청산가리로 자살했다. “루스벨트여! 귀가 있으면 들어보라. 내가 윌슨의 자결주의에 속아 천황의 역적 노릇을 하였다. 이 절치부심할 원수야! 이제는 속지 않는다. 나는 과거를 청산하고 훌륭한 황국신민이 되었다는 것을 알아라!” 3·1운동에 민족대표로 참여했던 최린이 한 말이다. 그는 “내선융합(內鮮融合)·공존공영(共存共榮)이 민족 갱생의 유일한 길”이라며, 중추원 시국 강연 반으로 전쟁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전국을 누볐다. 총독부의 기관지인 ‘매일신보’의 사장으로 그 역할에 충실했던 최린은 ‘악의 평범함‘을 넘어선 민족 반역자의 삶을 살았다. 그가 해방 이후 반민특위에 체포되어 자신의 친일 행위를 시인하고 참회를 했다지만 그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1776년 4월, “과인은 사도세자의
일본식 덮밥과 닭조림 지부니 엄지척! [용인신문] 용인시 기흥구 동백, 쥬네브 상가 지하 1층에 꼭꼭 숨은 분위기 좋은 맛집을 발견하자마자 바로 다녀왔습니다. 메뉴도 특색 있고 인테리어가 요즘 감성에 딱 들어맞아 오픈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많은 분들이 일부러 찾아가는 식당이 되었더라구요. 상호는 ‘코하네’, 상가 주차 가능한데 쥬네브 건물이 워낙 넓어서 문월드 쪽에 주차해야 해요. 주차하고도 찾아가는 길이 쉽지 않아 매장에 전화해서 물어보시는 게 가장 빠르고 안전합니다. 간판과 자그마한 입간판도 예쁜 디저트를 판매할 것 같은데 일본식 덮밥 집입니다. 메뉴는 단출하게 3개, 선택 장애이지만 문제없이 바로 고를 수 있었어요. 시그니처 메뉴인 코하네 덮밥은 갈비 덮밥과 이시카와 현의 대표 음식이라는 일본식 닭조림 지부니를 주문! 오너 셰프 사장님이 주문과 동시에 조리해 음식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사이 매장을 꼼꼼히 다시 한번 살펴보니, 직사각형 모양의 매장은 넓지는 않지만 구석구석 여기저기 포토존으로 잘 꾸며져 있었어요. 다양한 천을 이용한 패브릭 인테리어와 알맞은 조명으로 편안한 분위기가 잘 연출되었는데 사장님의 센스가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모든 음식은 개
닫힌 문 너머에서 이혜미 곁을 비우며 멀어지는 손끝처럼 하나의 문장을 완성하고 그 문을 떠날 때 우글거리겠지, 썩고 마르고 흐르고 무뎌지겠지, 사그라들다 환해지겠지, 먼지를 품겠지 새로 지은 어둠을 선물하면 오래 닫아둔 문 뒤는 흑백이 우거지는 입체가 된다 약속이 저마다의 문이라면 모두가 열쇠를 내버리고 함몰하는 방들 겹겹의 미로 속에서 오랜 다짐이 무너진 뒤에야 짐작하지 닫힌 눈꺼풀이 몸의 가장 어두운 뒷면이었음을 이혜미(1988~)는 경기도 안양에서 출생했다. 그녀는 2006년, 최연소인 19세에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보라의 바깥』『뜻밖의 바닐라』 등이 있다. 이희섭 시인이 아버지고 정용화 시인이 어머니인 시인가족이다. 「닫힌 문 너머에서」는 죽음을 노래한 시로 읽힌다. 닫힌 문은 삶이 닫힌 문일 것이다. 하나의 문장을 완성했다면 일생을 끝냈다는 의미다. 묘지에 묻힌 사람 때문에 썩고 마르고 눈물 흐르다 무뎌질 것이다. 시신은 사그라들다 뼈가 환해질 것이며 먼지로 바뀔 것이다. 새로 지은 어둠은 결국 무덤일 것이고 무덤 속은 흑백이 우거진 지하 세계가 될 것이다. 약속이 문이라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아서 열쇠를 버려야 할 것이고 방들은
[용인신문] 허준의 『동의보감』이 세계기록유산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선조의 명으로 허준이 쓴 의서인 이 책은 광해군대에서야 완성이 되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이 책을 “동양에서 가장 우수한 의학서”로 표기할 만큼 자랑스러운 우리의 의서이며 2009년에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기도 하였다. 『스토리 동의보감』은 바로 그 『동의보감』을 저자 자신과 주변 삶에 연결해 쓴 글을 모아 만든 책이다. 허준의 『동의보감』을 읽기 전에 대략의 내용을 알고 싶다거나 혹은 허준이 쓴 원서가 접근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을 때 손쉽게 읽을 수 있는 도서이기도 하다. 전체 글을 통과하고 있는 사상은 몸이 곧 우주라는 것이다. 우주는 주위 균형이 깨지면 스스로 맞추기 위한 방책을 찾는다. 병은 균형이 무너진 것이니 의술을 행하는 사람은 우리 몸의 불균형을 드러내는 증상을 유추해 발견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맞추는 처방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현대의학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에 대한 치료를 하고 있으니 병을 고치기 힘들다고 말한다. 또 다른 중요한 생각은 병을 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문제라고 한다. 인간은 어차피 병과 함께 지내야 하는데 그것을 적으로 돌리기
[용인신문]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속 술래잡기 인형 영희가 올림픽 공원에 떴다. 7m 크기 인형을 4m로 축소 제작하여 내년 1월 23일까지 공원 내에서 자리를 이동하며 전시될 예정이다. 시드니의 명소 오페라하우스 앞에 전시 중이고 샌프란시스코 유명 햄버거 체인 매장 앞에선 영희 인형을 등장시켜 사람들의 이목을 끈 뒤 동물보호협회 시위를 했다고 한다. 곳곳에서 거대인형 영희의 다양한 역할을 기대해 본다. <본지 객원사진기자>
[용인신문] 국민연금공단 용인지사(지사장 형용욱)는 거주지가 불분명한 사람도 기초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거주불명등록 어르신 중 기초연금 수급대상자를 찾아 나선다. 그동안 거주불명등록자 대부분은 가족과의 연락두절 등 소재 파악 및 접촉이 어려워 복지제도 안내가 곤란했으나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기초연금이 꼭 필요한 어르신들의 복지를 개선할 예정이다. 공단은 용인시와 협력해 거주불명등록 기초연금 수급대상자 발굴 및 홍보를 11월 말까지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만 65세 이상 거주불명등록자 중 거주불명등록 기간이 최근 5년(‘17.1.1.~’21.8.31.) 이내인 기초연금 미수급 어르신이 대상이다. 용인시가 사전조사를 통해 발굴대상을 선정하면 공단은 사전조사에서 확보한 연락처나 거소지로 개별 접촉하는 동시에 지역 공공게시대 등에 현수막과 포스터를 게시해 기초연금을 신청하도록 안내 및 홍보할 예정이다. 기초연금 상담·신청을 희망하는 사람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전국 국민연금공단 지사 또는 콜센터(국번없이 1355, 유료)로 문의하면 되고 신분 노출을 기피하는 경우 거주불명등록 어르신 본인이 상담 시간·장소를 지정해 상담받는 ‘신분 미노출 신청
[용인신문] 용인시의 미래 비전으로 급부상한 동부 지역의 ‘SK반도체 클러스터’와 서부지역 ‘플랫폼 시티’ 조성사업을 생각하면 희망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가을 추수가 끝난 원삼면 일대의 들녘을 바라보노라면 곧, 평화로운 전원 풍경이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진다. 기흥구 보정동 일대 플랫폼시티 부지 역시 마지막 녹지대가 사라진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물론, 지금보다는 체계적인 개발로 누군가에겐 경제적 수익을, 용인시에는 더욱 많은 세수를 안겨줄 것이기에 희망의 노래가 더 크게 들릴지도 모른다. 돌아보면 용인시의 개발지역 절반 이상은 아파트와 물류시설 등이다. 삼성반도체를 제외한 대규모 향토기업들이 용인시를 떠났고, 이제 겨우 용인테크노밸리(덕성산업단지)가 안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런데도 아이러니한 것은 민선 1기부터 용인시는 자연과 첨단이 어우러진 반도체 도시를 표방해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려 20여 년 만에 용인시 의지와는 무관하게 SK반도체 클러스터와 플랫폼시티가 들어서게 됐으니 복된 도시임이 틀림없다. 임야가 80%대인 용인시에서조차 과거엔 환경파괴 주범으로 골프장을 꼽았다. 일명 ‘골프공화국’ 용인시라 불렸다. 하지만 골프의 대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