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조선에는 3대 암군이 있다. 서자 출신 방계 임에도 16세에 권좌에 오른 선조는 1608년 광해군에게 영창대군을 부탁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55세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재위 기간으로만 친다면 장장 41년이다. 7년간의 임진왜란으로 나라를 결딴낸 인물이기도 하다. 아홉 단으로 쌓은 수항단受降壇 위에 앉은 청 태종 홍타이지에게 손은 뒤로 묶고, 구슬을 입에 물고, 관을 등에 짊어지는 함벽여친銜璧輿櫬의 예와 한번 무릎을 꿇을 때마다 세 번 이마를 땅에 찧어 피를 내기를 세 번씩 모두 아홉 번을 해야 한다는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의 욕을 당한 인조. 1790년 명군 정조가 서른아홉 나이에 수빈 박 씨에게서 득남하는데 그 아들이 훗날 승어부를 못한 조선왕조 멸망의 문을 연 임금 순조다. 나라를 망쳤음에도 백성 누구도 그런 임금을 탄핵하지 않았다. 그만큼 세상이 어두웠다는 말이다. 조선시대에 임금이 되는 데는 백성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임금을 먹여 살리는 것은 백성들인데 백성에게는 세금 낼 의무와 부역의 책임만 있고, 권리는 없던 셈이다. 어리숙하고 허술하기 짝이 없는 어두운 시대임이 분명했다. 그나마 지금은 세상이 조금은 밝아져 최소한 나라를
신라소묘 김관식 꽃으로 치면 아주 활짝 핀 석류꽃과 같은 꽃 우리나라에도 해와 같이 황홀히 광명하던 시절이 있었다면 그것은 신라 아하 빛이여 눈이 시리다. 눈이 멀을까 눈을 뜨지 못하것네. 봄이 와 밭고랑에 포란 옥비녀 꼭지처럼 봉곳한 옹곳 싹이 뾰조록이 돋으면, 으너진 돌무덤부터 금이 간, 틈서리에 잠깨어 흙을 털고 부시시 일어나는 놈이 있고녀. 내가 꿈에 본 한 마리의 땅벌레. 김관식(1934~1970)은 충청남도 논산시 연무읍에서 출생했다. 1955년 서정주가「연 외 2편을『현대문학』에 추천해 시인이 되었다. 미당과 김관식은 동서지간이다. 1960년 4.19 혁명 후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 종로구에 출마해 낙선한 후 궁핍에 시달리다 병을 얻어 37세에 세상을 떠났다. 「신라소묘」는 신라에 대한 예찬 시다. 석류꽃 같은 나라, 눈이 시린 빛의 나라, 봄이 오면 온갖 새싹이 돋아나는 나라여서 한 마리의 땅벌레 같은 나라라고 노래한다.『한국전후문제시집』중에서. 김윤배/시인
[용인신문]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는 데이비드 호크니가 최근 발표한 책 제목이다. 영국태생의 80대 팝아트 화가이다. 2019년 한국에서 열린 전시회에는 3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코로나로 봉쇄된 프랑스의 시골 마을 작업실에서 그저 열심히 작업했고, 이전보다 훨씬 더 창조적 능력을 발휘했으며, 자신의 주변을 관찰하고 더 작은 세상 안에서 더 많은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펜데믹으로 많은 것들이 취소되었지만 ‘봄은 취소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라는 세계 최고 예술가의 말을 주문처럼 외워 본다. <본지 객원 사진기자>
[용인신문] 소설은 허구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나경의 소설집 『극히 드문 개들만이』를 보면 어쩐지 뉴스에서 비어져 나온 현실의 한 조각처럼 생생한 이야기들이 보인다. 현실의 문제를 재조명해 보려 하는 작가의 고민이 아직 농익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더 이상의 상상이 어려운 것일까?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는 방법을 농담처럼 주고받던 일상의 언어에 폭력이 가담하면 소시민들의 세계는 무너진다. 그 폭력의 원인은 언뜻 보면 지독하게 개인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다수파」를 보면 소시민의 세계를 무너뜨리는 건 다수파를 표방하는 어떤 리더들의 보이지 않는 손일지도 모르겠다. 「극히 드문 개들만이」 문제를 알아차린다. 반복되는 부조리가 어떻게 생겨나는지 아는 것은 ‘극히 드문’ 어떤 이들 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끊을 수 있는 용기와 힘을 가진 것도 소시민이다. 그러나 어떤 유령같은 소시민은 실체를 알아도 유령이기 때문에 현실에 개입할 수 없다. 죽음의 ‘냄새’를 찾아가는 주인공도 등장한다. 유령이 된 소시민에게 ‘누나’와 같은 결단을 할 수 있을까? 독자들은 진지하게 고민하는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이처럼 이나경의 첫 소설집 『극히 드문 개들만이』기 소설
[용인신문] 어릴 적 맛난 사탕을 입안에 넣고 그 맛을 채 음미하기도 전에 목구멍으로 홀라당 삼켜버렸을 때, 그때만큼 억울할 때가 있었을까. 그래도 내 뱃속으로 들어가 내가 먹긴 먹었으니 그것으로 위안이라도 삼아야 했을까. 사탕의 본질은 입안을 즐겁게 하는 것이라 그 과정을 생략하면 아무리 많은 사탕을 삼켜도 그 억울함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용인을 당협위원장을 맡으면서 민원인을 만날 때면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그 과정도 중요함을 느낀다. 페북으로 카톡으로 문자로 전화로 연락을 주신다. 우리당 소속 시의원, 국회의원 등과 협력하여 민원을 해결할 도 있고, 어떨 때는 원외 당협위원장으로서의 한계에 봉착하기도 한다. 여기저기 다 접촉해보시고 무성의한 태도에 결국 원외 당협위원장인 나에게까지 연락을 주신 분들도 계시다. 물론 현직에 있는 분들이 빠른 판단으로 안 되는 민원을 거절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시선과 경청하는 자세로 민원을 들어드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사탕을 삼키는 것처럼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은 허탈하고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페북에 남겨주신 지역주민의 댓글로 시작된 신갈동 주민센터 옆 통학로 확보 사업은
[용인신문] 기초연금이 올해 1월부터 전년도 소비자물가변동률(2.5%)을 반영해 월 최대 30만 7500원으로 전년 대비 7500원 인상된다. 선정기준액은 단독가구 180만 원, 부부가구 288만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만 원, 17만 6000원 상향돼 단독가구의 경우 월 소득인정액이 180만 원 이하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특히 2021년에 소득인정액이 169만 원을 초과해 기초연금을 받지 못했던 어르신도 2022년에는 소득인정액이 180만 원을 넘지 않으면 기초연금을 신규로 받을 수 있다. 또 일하는 어르신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초연금 수급에 있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올해 인상된 최저임금 9160원을 반영해 근로소득 공제액을 103만 원(2021년 98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초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청해야 하며 올해는 만 65세에 도달한 1957년생 어르신들이 신규 신청 대상이다. 생일이 속한 달의 한 달 전부터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 희망 시 주소지 관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또는 주소지 관계없이 가까운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방문하면 된다. 거동이 불편한 경우 국민연금공단 지사로 ‘찾아뵙는 서비스’를 신청하면 공단 직원이 직접
[용인신문] ‘청탁문화 비움, 청렴문화 채움’. 이 말은 용인시 산하 ‘용인문화재단’ 공문서 위에 쓰여 있는 운영 구호다. 그런데 왠지 좀 생뚱맞다는 느낌이 든다. 올해 특례시로 위상이 높아진 용인시의 대표 문화예술기관의 공식 모토라고 하기엔 뭔가 구태의연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아무리 공공기관이라고 해도 구호는 '정체성'과 연결되기에 말이다.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은 용인문화재단은 지난 2016년 윤리경영을 선포했고, 2018년엔 문화재단 최초로 ISO 37001(부패방지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해 연말엔 온라인을 통해 인권경영 선포식과 ‘반부패‧청렴 실천 결의대회’까지 개최했다. 물론 반부패와 청렴문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대내외로 발송되는 공문서에까지 이 같은 구호를 쓰는 것은 지역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중추적 역할을 자임하는 문화재단이라면 발상의 전환이 절실해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 지역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는 이 문구에 대해 현재의 용인문화재단 수준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언뜻 보기엔 그냥 지나칠 수도 있어 보이겠지만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시선으로도 꽤 거슬렸던 모양이다. 지역의 정체성과 정신문화를 주관하는 용인시 대표 문
[용인신문] 처인구 중앙동에 위치한 용인중앙공원 정비 및 개선 부탁드립니다. 국도 42번 도로변에서 보이는 공원 이름이 적힌 벽면만 보더라도 검정색 얼룩이 묻어 있어 지저분하고 음침한 분위기가 납니다. 또한 해당 공원을 구성하고 있는 시설이나 공간을 보더라도 특색있는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용인중앙공원처럼 산에 구성된 광교중앙공원만 보더라도 숲 놀이터, 유아숲 체험원 등 환경과 어우러진 시설이 많습니다. 백군기 시장님, 새로 공원을 만드는것도 좋지만 기존에 있는 공원을 잘 관리하고 시대에 따라 개선하는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래된 시설은 교체하고, 페인트가 벗겨진 곳은 새로 칠하고, 새로운 공간을 구성하는 등 주민들이 해당 공원을 더 자주 이용할 수 있도록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시대에 야외에서 나들이를 할 수 있도록 그늘막도 설치하고, 특색있는 공간을 마련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용인중앙공원 정비 및 개선 꼭 좀 부탁드립니다.
[용인신문] 맹자가 살던 시대에 현자가 셋 있었으니, 그 중 양주는 “내 몸에서 한 호리의 털을 뽑아서라도 천하를 이롭게 할 수 있다 해도 나는 하지 않겠다”고 했고, 묵자는 “내 머리 꼭대기 정수리를 갈아 발꿈치에 이르는 것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면 기꺼이 하겠다”고 말한 인물이다. 그러나 자막은 “양주도 묵적도 다 틀렸다”며 그 중간을 잡은 인물이다. 맹자는 이 세 현자를 이렇게 평가했다. “양주는 인仁을 해치는 자요, 묵자는 의義를 해치는 자며, 자막은 시중時中을 해치는 자이니, 이 모두는 하나를 들어 백 가지를 폐하는 것”이라고 했다. 세상이 이 지경이 된 이유에 대해 맹자는 “훌륭한 임금이 나오질 않아 제후들은 방자해졌으며 처사들은 멋대로 정치를 했고, 양주와 묵적의 말이 천하를 휩쓸었다. 천하의 말 중엔 양주에게 귀의하지 않으면 묵적에게 귀의한다”고 말했다. 양주나 묵적이나 자막 이들은 개인적으로 볼 땐 나름 훌륭한 부분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맹자는 굳이 조목조목 예를 들어 이들은 훌륭하지 못하다고 말하고 있다. 나라를 다스림에는 두 개의 축이 있다. 백성을 다스리는 군주가 있고, 군주를 가르치는 현자가 있는 것이다. 공자가 쓴 춘추
[용인신문]
소곡小曲 김종문 땅 위를 겹겹이 감싸온 베일을 헤치며 버리는 묵은 율동, 별들이 담기는 냇가에 멍든 상처를 씻고 의상을 갈아입으며 맞는 보리밭에 두발을 딛고 서서 바라다보는 구름은 고원의 기슭을 이리로 저리로 움직이는 양떼, 피리소리에 맞추어 냇물소리를 눈으로 듣는 세계가 있다. 김종문(1919~1981)은 평안남도 평양에서 출생했으며 1952년『문예』지에 시「신천지」를 발표하면서 시단에 나왔다. 1957년 육군 소장으로 예편했다. 그는 6.25의 참상을 투명한 이미지로 조명했고 폐허를 딛고 일어서려는 인간의 의지를 형상화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곡」 역시 그의 긍정적인 세계관이 투영된 작품이다. 땅 위의 베일을 걷어내고 묵은 율동을 버리고 냇가에 나가 상처를 씻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보리밭에 서자는 것이다. 서서 구름을 보노라면 고원의 기슭을 뛰어다니는 양떼라는 것이다. 피리소리에 맞추어 듣는 냇물소리는 눈으로 듣는 새로운 세계라는 것이다. 『한국전후문제시집』 중에서. 김윤배/시인
용인 대형 베이커리 카페의 원조 [용인신문] 용인 대형 베이커리 카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어로프슬라이스피스’. 2018년 오픈하자마자 멋진 카페로 TV에 소개되고 드라마에도 등장하면서 인기 폭발! 주말에는 복잡해 가기 힘들 정도의 핫 플레이스가 되었는데요, 3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곳입니다. 주차장도 넉넉하고 실내 야외 모두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곳곳이 포토 스팟! 맛은 물론 모양까지 독특하고 귀여운 빵들이 가득하답니다. 그래서 사람이 늘 많아 복잡해 계산 줄까지도 좀 길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네요. 그래도 야외 자리가 넉넉해서 봄, 가을에는 야외 좌석에서 맛있는 빵과 함께 차 한 잔 마시면 방해 받지 않고,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정말 좋더라구요. 추운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제일 먼저 찾아가고 싶은 장소입니다. 빵 종류가 어마어마해서 다 맛을 보지 못했지만 재미있는 모양의 뜀틀 빵도 맛있고, 브레드든든은 조금 달지만 당 충전에는 최고예요. 어느 빵집에나 있는 빵이긴 하지만 몽블랑도 기분이 좋아 그런지 괜히 더 맛있게 느껴지고, 블랙 요거트 볼은 모양만큼이나 맛도 매력적! 거기에 처음 보는 독특한 곤드레 빵까지 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