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16년 만에 재출시돼 한 달에 700만 개를 팔아치운 빵 입고 시간에 대기 줄(오픈런)까지 생긴 포켓몬빵이 2030 사이에서 화제다. 빵을 찾아다니는 과정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마치 포켓몬을 사냥하러 다니듯 같이 즐긴다. SNS에 인증하는 ‘플렉스’ 문화와 리셀(resell) 마켓의 등장 제한된 물량으로 소비자의 욕망을 자극하는 ‘헝거(hunger)마켓팅’등 최근 소비성향이 녹아있다. 희귀 스티커들이 중고사이트에서 4~5만 원 사이에 거래되면서 재테크까지 한다니 두 시간 동안 36곳을 다닐만한 것 같기도 하다. <황윤미 본지 객원 사진기자>
[용인신문]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가난했던 젊은 시절을 보내야 했다. 고등학교조차 졸업하지 못했던 그는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겨우 프랑스 기자협회의 공인을 받은 저널리즘 부문의 그랑제콜을 졸업하고 기자가 되었다. 30년간의 기자생활 후 은퇴한 그는 실크로드를 걷기로 마음먹고 봄부터 가을까지 길을 걷는다. 그 과정을 적은 책이 『나는 걷는다』이다. 세 권으로 출간된 책의 인세는 쇠이유(Seuil)라는 비영리재단의 재원으로 쓰이고 있으며, 재단은 프랑스 비행청소년이 2000km 걷기에 참여해서 성취감과 자존감을 스스로 갖고 바람직한 시민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나는 걷는다』는 다른 여행 에세이와 달리 사진이 없다. 편집자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직 길만이 중요할 뿐이며, (중략) 길이란 게 걷는 사람의 외부에 존재하는 객관적인 실체가 아니라, 그가 세계에-그리고 자신에게-부여하는 개인적이고 비밀스러운 시선이 물질화된 것임을 알고 있다. 이를 인식하는 데에는 말만으로도 충분하다.”(8쪽) 60세라는 나이는 은퇴 후 풍요와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기였다. 여정엔 인간이나 자연에서 오는 위협도 존재했다. 하지만 저자는 마르코폴로가
[용인신문] 옛날에는 힘세고 싸움만 잘하면 당장 왕 노릇을 할 수는 있다. 나중에 산수갑산을 갈망정. 국민이 투표로 대통령을 뽑는 자유민주국가에서는 힘세고 싸움만 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 얻어야 하는가.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해주면 된다. 이게 그리도 어려운 일이던가. 태산을 옆구리에 끼고 북해를 뛰어넘으라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빚을 얻거나 내 주머니 털어서 주는 것은 더더욱 아닐 터. 혹자는 말할 것이다. “나는 도깨비방망이가 아니다.”라고. 물론 도깨비 방망이가 아닌 것은 맞다. 그러나 “그보다 더한 능력을 보여야 한다”가 아니라면 애당초 대통령 출마는 꿈도 꾸지 말았어야 했다. 대통령선거에서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 상대 후보가 나보다 잘나서? 아니다. 잘났다고 밥먹을 때 숟가락 두 개 들고 먹지는 않을 터. 똑똑하다고 신발 두 켤레 껴신고 다니는 것도 아니잖는가. 맹자는 이렇게 말한다. 걸왕과 주왕이 천하를 잃은 것은 그 백성을 잃어서다. 그 백성을 잃은 것은 그 백성의 마음을 잃어서다. 그런데 맹자는 왜 백성의 마음을 잃었는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해 북송 때 경학가 육전의 말
날개뼈 조온윤 네가 길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네 몸보다 작은 것들을 돌볼 때 가만히 솟아오르는 비밀이 있지 태어나 한번도 미끄러진 적 없는 생경한 언덕 위처럼 녹은 밀랍을 뚝뚝 흘리며 부러진 발로 걸어가는 그곳 인간의 등 뒤에 숨겨두고 데려가지 않은 새들의 무덤처럼 조온윤은 1993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201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되며 작품 활동 시작했다. 문학동인 《공통점》으로 활동 중이다. 「날개뼈」는 쉽게 읽히는 시는 아니다. 그만큼 중의적이라는 의미다. 화자는 지금 길에 버려진 죽은 새의 날개뼈를 보고 있다. 날개뼈는 새의 몸이어서 새보다 작은 것들을 돌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새에게는 비밀이 있는 것이다. 비밀은 한번도 미끄러진 적 없는 생경한 언덕처럼 위태로운 곳이기도 하고 밀랍을 흘리며 부러진 발고 걸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그 비밀스런 장소는 인간의 등 뒤에 숨겨두고 데려가지 않은 새들의 무덤이 있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창비 간 『햇빛 쬐기』 중에서. 김윤배/시인
[용인신문] 지난가을에 심은 수선화 구근이 봄에 꽃을 피웠다. 이어서 프리지어, 마가렛이 피었다. 뒤이어 애니시다가 불꽃처럼 노란 꽃을 터뜨렸다. 겨우내 말라 죽은 줄 알았던 백리향도 줄기 끝에 보랏빛 꽃망울들이 달려있다. 꽃향기가 온 집안에 가득하다. 이제 곧 라벤더도 보랏빛 꽃을 피울 것이다. 이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정원은 더위에 허덕이다가 입추 무렵 샤프란꽃이 필 것이다. 흰 꽃 샤프란은 첫아이가 뱃속에 들어설 때부터 함께 한 이 정원에서 가장 오래된 꽃이다. 그다음으로 오래된 동반자 꽃기린은 한겨울에도 작은 붉은 꽃을 매달고 있을 것이다. 그 밖에도 올리브 나무, 유칼립투스, 율마, 로즈마리 등 나의 베란다 정원에는 꽃나무들과 허브가 자라고 있다. 그러나 이 정원에 내가 좋아하는 꽃나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싫어했던 홍콩야자가 있다. 20년 전에 남편이 여직원에게 선물 받아왔는데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살아있는 것을 버릴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키웠다. 손가락만 했던 나무가 어느덧 허리까지 자랐다. 굵고 단단한 나무를 가지치기하고 삽목을 하여 지금은 홍콩야자가 세 그루가 되었다. 물도 안 주고 방치하고 괄시했는데도 잘 자라준 홍콩야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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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출마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딱히 내보낼 만한 인물이 없다.”라는 게 여야 정당들의 공통적인 고뇌다. 6·1지방선거는 4대 선거지만 시·도 교육감 선거까지 겹쳐 거대 선거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부터 용인지역 선거구는 단체장을 제외한 광역(도)의원과 기초(시)의원 선거구가 모두 늘었다. 우려한 대로 막판까지 선거구 조정 때문에 출마예정자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대선 패배 설욕의 기회로, 국민의힘은 완벽한 정권교체를 위해 전폭적 지지를 호소 중이다. 모두 대선 연장전의 각오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5년 임기 중 4년을 함께 할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까지 새로 뽑다 보니 민주당은 2년 후 총선과 차기 정권 재창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고, 국민의힘은 여소야대 형국을 그나마 상쇄시킬 기회로 삼고자 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대선 패배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검수완박 프레임과 서울시장 공천 파동까지 겹쳐 지방선거 필패론이 나올 정도다. 민심의 향배가 어떻게 흐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국민의힘도 새 정부 내각 인물 등용을 위한 청문회 등 적잖은 난제들이 많다. 용인지역 초미의
형용욱 지사장(우측에서 두 번째)과 정순범 원장(좌측에서 두 번째)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용인신문] 국민연금공단 용인지사(지사장 형용욱)는 지난 7일 지적장애인생활시설인 생수사랑회(원장 정순범)를 방문해 전통시장에서 구매한 50만 원 상당의 후원 물품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한편, 지사는 장애인, 독거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후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형 지사장은 “직원들의 작은 정성이 모여 마련된 기부금으로 나눔 활동을 하게 되니 더욱 기쁘고 의미가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에 작으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용인신문] 용인시 공공테니스장 예약시스템 변경을 요청합니다. 안양과 의왕, 과천, 광명시 등 경기도 내 다른 도시들의 공공테니스장 예약시스템은 시 전체 테니스장 예약 상황을 한 번에 보고 예약할 수 있는 ‘통합식 시스템’으로 운영 중입니다. 헌데 유독 용인시는 각 구청이나 체육회 등 관리 주체에 따라 각각 별도의 예약시스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용 가능한 시간에 예약을 하려면 무척 번거롭게 각각 사이트를 들어가 일일이 하나씩 확인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게다가 몇몇 공공테니스장은 민간클럽이 장악해 일반인의 예약이 힘들뿐만 아니라, 어렵게 예약을 하더라도 운동을 하며 클럽소속 동호인들의 텃세에 눈치를 봐야 합니다. 공공시설은 누구나 공정하고 평등하게 이용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이용방법은 투명하게 공개 되어야 합니다. 공공시설을 시민 누구나가 편히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용인시의 기본 책무라 생각합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이 정착될 수 있도록 용인시가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개선되는 방향의 답변을 기대하겠습니다.
[용인신문] 여의도 운중로는 벚꽃 축제 없이 3년 만에 보행로만 개방했다. 올해로 30주년이 된 에버랜드 튤립 축제도 4월 24일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화담숲의 수선화 축제도 100프로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안전한 관람을 위해 음식물 섭취 금지 등 여러 가지 규제들이 있지만 꽂망울이 터지듯 크고 작은 축제들이 열리고 있다, ‘강아지숲 봄소풍’과 같은 반려견 동반 프로그램도 있으니 두근두근 봄나들이 계획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 <황윤미 객원 사진기자>
[용인신문] 6.1 지방선거 본선 진출을 위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권력투쟁이 불이 붙었다.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놓고 문재인-이낙연계와 이재명계가 충돌하고 있는 것은 빛바랜 얘기라 진부하여 ‘노코멘트’ 하겠다. 현재 경기도지사 후보를 놓고 벌어지는 국민의힘 주류와 비주류의 대결은 흥미롭지만 한심하다. 유승민 후보는 정계 은퇴를 고민하다 경기지사 출마를 결심하고 먼저 출발선에 섰다. 당선인 대변인을 맡았던 초선의 김은혜 의원도 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경선에 뛰어들었다. 이를 두고 여의도 정가에서는 윤심(尹心)이 작용했다. 아니다, 핵 관들이 부추긴 것이다.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출마를 선언했던 함진규 당협위원장이 컷오프되고 설상가상 심재철 전 의원이 김은혜 의원 지지를 선언하면서 사퇴했다. 보이지 않는 뻔한 손이 움직였는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다. 국민의힘 경기도 59개 당협위원회(이하 당협) 중 53개 당협이 김 의원을 밀기로 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면 윤심을 지목해도 김 의원은 반박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의 블랙 코미디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사실이면 역대 당선인 최저 기대치를 받아든 측근들의 처신이 지나치게 무책임하고 가볍다
우리가 죽인 것들이 자랐다면 최백규 지난 일이다 옥상 한가운데 서 있으면 멀리서 아이들 노는 소리가 들려온다 늙은 내가 앉아 있을 서울행 열차를 향해 어린 내가 대구 육교 위에서 친구들과 돌을 던지고 있다 우리가 죽인 것들이 자랐다면 이만한 크기였을 것이다 머리 위 비행기 항로를 틀었다 봄은 멀고 하늘도 높아 눈발이 날릴까 최배규는 1992년 대구에서 태어나 명지대학교 문창과를 졸업했다. 2014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시단에 나왔다. 창작 동인 ‘뿔’의 멤버이며 동인 시집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가 있다. 이번 시집이 그에게는 첫 시집이다. 「우리가 죽인 것들이 자랐다면」은 회고지향의 그림이 보이는 작품이다. 첫 행이 ‘지난 일이다’로 시작된다. 과거를 돌아보는 자세다. 옥상에서 화자는 멀리서 들리는 아이들 노는 소리를 들으며 서울행 열차를 향해 돌을 던지는 기억을 소환한다. 어려서 아이들이 죽인 것들이 자랐다면 달리는 열차만한 크기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머리 위로 날아가던 비행기가 항로를 틀었다. 아직 봄은 멀고 하늘도 높아 눈발이 날릴지 모른다. 창비 간 『네가 울어서 꽃이 핀다』 중에서. 김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