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김정환 나보다 너 강력한 근육이다. 나보다 더 이유가 분명한 부리다. 나보다 더 목적이 뚜렷한 시선이다. 나보다 더 불길한 운명이다. 나보다 더 엄혹하 중력이다. 그래서 어디에나 있는 새. 나 몸무게 없다. 연민 없이는. 한 천년 전부터. 김정환의 우주의 중심은 시인 자신이다. 시인을 중심으로 모든 연민과 모든 근육과 모든 부리와 모든 목적과 모든 운명과 모든 중력이 배치된다.‘나보다 더’라는 구절의 반복은 시인이 우주의 중심을 이룬다는 언표다. 그의 우주는 새와 부딪쳐 산산조각이 난다. 우주의 중심이 새로 옮겨 가는 것이다. 새의 근육은 날 수 있는 근육이다. 시인의 근육은 항전하는 근육이다. 날 수 있는 근육이 더 강력하다. 새의 부리는 먹이를 쪼는 일이나 먹이를 사냥하는 일에만 쓴다. 사용하는 이유가 시인보다 분명하다. 시인의 부리는 독설과 패설과 온갖 욕망에 동원된다. 사용하지 않아도 될 곳에 사용한다. 설화를 부르는 부리다. 새의 시선은 목적이 뚜렷하다. 어느 가지로 옮겨 갈지, 어는 깃털에 목을 묻을지, 어느 먹이를 낚아챌지가 뚜렷하다. 시인의 시선은 늘 흔들리고 불안하다. 목적이 흐려지고 사물의 본질이 안보이고 문장의 빛이 어디쯤서 흐려지
옥스퍼드사전은 2016년 세계(世界)의 단어로 ‘탈진실(post-truth)’을 선정한바 있다. 탈진실의 시대를 반증하듯 ‘가짜뉴스’가 사회적 논란이다. 가짜뉴스는 언론사 오보로부터 인터넷 루머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넓고 혼란스럽다. 언론학회에서는 가짜뉴스를 ‘정치·경제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보도의 형식을 하고 유포된 거짓 정보’로 정의했다. 가짜뉴스의 역사는 인류 커뮤니케이션의 역사와도 같다 할 수 있다. 근대사인 1923년 관동대지진 때 일본 내무성은 조선인에 대해 악의적인 허위 정보를 퍼뜨려 잔인한 학살을 조장했다. 실제 1923년 9월10일자 매일신보에는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들이 폭동을 조장하고 있다’는 가짜 뉴스가 전면에 게재됐다. 21세기 뉴미디어 시대의 가짜뉴스는 어떤가? 이젠 ‘가짜뉴스’가 미디어 플랫폼에 정식 기사로 등장하고 있다. 조잡하고 허술한 찌라시 수준의 뉴스도 많지만, 대부분 정식 뉴스 옷을 입은 가짜 뉴스들이 진실로 둔갑해 유통· 확산되고 있다. 그 배후의 중심에는 글로벌 IT기업이 있다. 전통 미디어 신문·방송에서 소셜네트워크(SNS)등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그곳이 가짜뉴스 온상지로 둔갑하는
PROFILE 현)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운영위원 현)선대인경영연구소장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공공정책학 석사 전)서울특별시 주거재생정책자문위원 동아일보 기자(1996~2002) 저서 및 역서 <일의 미래> <선대인의 빅픽처> 등 다수 난개발 막고 복지 . 삶의 질 높은 자족도시화 판교.광교처럼 용인만의 특화 신산업 키워야 재정개혁.행정시스템- 관료마인드 개혁 필수 용인시는 좋은 자원과 매우 큰 잠재력을 가진 도시이지만, ‘경제적 활력이 떨어지는 극심한 수준의 베드타운’이 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구 1000명당 사업체수와 일자리수, 그리고 주택 가운데 아파트 비율을 살펴보면 이런 현실이 뚜렷이 드러난다. 우선, 인구 1000명당 사업체수는 전국 평균이 75.86개이고, 경기도는 66.3개인데, 용인시는 48.0개에 불과하다. 이웃 도시인 수원시가 57.2개, 성남시가 65.8개인데 비해서도 현저히 적다. 인구 1000명당 일자리 수도 전국 평균이 409.0개이고, 경기도가 372.6개인데 용인시는 308.8개에 불과하다. 이웃도시인 수원시가 338.7개, 성남시가 447.6개에 비해서도 크게 뒤진다. 그나마도 삼성전자 기흥반
심층리포트 _ 지방분권 우리의 지방자치 제2공화국 도입 박정희 5,16쿠데타…뼈아픈 단절 1995년 김영삼 정부 역사적 복원 지방자치제 실시 주민의 삶 개선 관공서권위주위탈피 문턱낮아져 “프랑스는 단일국가로서 분할될 수 없으며 정교가 분리된 사회-민주주의 공화국이다. 모든 사람(인민)은 인종과 종교와 출신에 차별 없이 법 앞에 평등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 프랑스는 모든 종교를 존중한다. 프랑스의 국가조직은 분권화되어 있다.”(프랑스 헌법 제1조). 2003년 3월28일 프랑스 의회(하원)는 1958년 제정된 제5공화국 헌법의 17차 개정안을 가결 하였다. 프랑스는 강력한 중앙집권제 국가였다. 2003년 이전에는 말이다. ‘샤를 드골’(Charles Andre Joseph Marie de Gaulle/1890~1970)이 1958년 10월 제5공화국을 수립하면서 프랑스는 더욱 강력한 중앙집권제 국가가 되었다. 프랑스의 지방자치제는 역사가 짧다. 프랑스의 지방자치제는 1982년부터 도입 되었다. 2003년 제5공화국 17차 개정헌법은 지방분권을 헌법1조에 명시하기 위해 개정된 것이다. 프랑스가 수없이 헌법을 개정해야 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너무나도 자유롭고
스승과 불과 9년 나이차로 가끔 스승을 깜 보는 듯 하는 사내는 자로(子路)뿐이다. 그런 자로를 향해 공자는 말한다. “너는 혹여 껄렁 껄렁하고, 유행을 타는 복장을 하고, 깃털도 꽂고 다니는 행색이 아무래도 나밖에 너를 야단칠 사람이 없구나.”라며, 자로의 몹쓸 버릇을 고쳐주곤 했다. 이럴 때마다 자로는 또 스승의 말을 듣곤 한다. 그럼에도 그의 행실은 절대로 나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주변사람.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안회가 되려 자로를 꾸짖음에 보를 치면 재가 울더라고 안회의 행실만 더 고쳐질 뿐이었다. 공자는 그런 안회를 일러 불천노(不遷怒) 불이과(不二過)라 했다. 논어 옹야(雍也)2 문장에 나오는 말인데 애공이 물었다. “제자 중에 누가 학문을 좋아합니까?”. 이에 공자가 답한다. “안회라는 자가 학문을 좋아하여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으며, 잘못을 두 번 다시 저지르지 않았는데 불행히도 명이 짧아 죽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은 없으니 아직 공부를 좋아한다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이 말 끝에 자로가 혼자말로 “요즘이 어느 시댄데 아직도 공부 타령이란 말인가” 이 말을 듣고 공자가 묻는다. “자네는 뭘 좋아하는데?” 이제 자
가을색 머금은 여강을 품다 ‧ 걷다 ‧ 느끼다 여주 고달사터와 영릉의 소나무 숲 사이에 빛이 내렸다. 살아 백년의 저택이 아무리 호화로운들 죽어 만년 유택만 못한다고 했던가. 지금의 서울 내곡동 대모산에서 옮겨 온 여주 영릉(英陵)은 ‘해와 달의 모습을 띠면서 봉황이 날개를 펴고 내려오는 형세’인 최고의 명당이다. 하지만 객(客)은 풍수와 지리에 과문(寡聞)한 때문인지 제멋대로 자란 소나무의 푸름이 먼저 보였다. 영릉은 4개의 돌로 받친 혼유석 2개를 놓은 합장릉이다. 살아서도 금슬 좋았던 세종과 소헌왕후가 혼유석에 나앉아 부족한 우리들을 지켜볼 것만 같다. “우리글을 만드는 것은 백성을 이롭게 하는 일인데 뭐가 나쁘단 말인가”라며, 사대주의 학자들을 물리치던 세종의 단호함을 지키는 석상들은 듬직했다. 명성황후의 생가는 말끔하게 빛났다. 1873년부터 1895년까지 조선을 움직였던 중전민씨가 8년 동안 살았던 곳에서 만감(萬感)이 교차된다. 그가 남긴 역사의 상흔이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일본 낭인들의 날선 검에 쓰러진 중전민씨는 비극이지만 역사속의 그녀는 비애(悲哀)일 뿐이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
11월6일 첫 번째 화요일, 2년 임기의 연방하원의원 435석 전원, 상원의원 35석과 36개주에서 주지사 36석을 뽑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에 사활을 걸다시피 총력을 기울였다. 현지 선거전문가들과 언론은 하원은 민주당이 무난하게 다수당의 지위를 탈환할 것이며, 상원은 공화당의 근소한 우위가 지켜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원은 각주에서 2명씩 100석의 의원과 의장 1인으로 구성(의장은 부통령이 겸임)되며, 임기는 6년이다. 상원의원 선거는 2년마다 1/3씩 순환 선출하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임기 2년인 하원의원 선거, 임기 4년의 대통령 선거와 맞추기 위한 것이다. 대통령 임기 2년이 되면 하기 때문에 중간선거로 부르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 현재 연방의회 의석분포는 공화당이 상원 51석, 하원 235석으로 양원 모두 다수당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민주당은 하원 193석 상원 47석으로 소수당이다. 하원의 과반의석은 218명이다. 민주당이 25석만 추가하면 다수당이 된다.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이 승리한 것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서너 번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력투구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
용인 고기리 계곡의 대표적 맛집 멋집 용인 고기리 계곡에는 맛집 멋집이 많은데요, 그중에서 계곡 테라스가 있어 인기 많은 ‘멜린다 구르메’를 소개하겠습니다. 2012년 오픈해 지금까지 쭉 사랑받고 있는 곳인데 음식도 음식이지만 주변 경관이 너무 멋지네요. 인기 최고인 계곡 바로 옆 테이블석들은 언제나 만석! 봄이면 봄대로 꽃내음 그윽하고, 여름이면 물소리 들으며 시원하게 빙수도 좋구요, 가을이면 가을대로 곱게 물든 계곡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테라스 자리가 만석이어도 실망하지 마세요. 실내 석도 분위기 아주 좋아요. 입구의항아리 장독과는다른 것이 실내는유럽풍의 가구 소품들로 장식되어져 있는데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착석하기 전 한 바퀴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으면 더 좋겠지요? 예쁜 커피잔과 그릇들도 전시장 못지 않게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는데 너무 탐나더라구요. ‘멜린다 구르메’에는 커피 외에도 중국차와 세계 3대 홍차가준비되어 있어 커피 잘 못 드시는 분도 다양하게 골라 드실 수 있어 좋아요. 예쁜 찻잔에 마시는 티는 한층 더 향긋하겠더라구요. 브런치 메뉴도 서너 가지 있는데요, ‘멜린다 구르메’의 브런치가 더 특별한
용인문학회, 약천 남구만 신인문학상 수상작 발표 -윤경예씨‘구름의 파종법’외 6편 당선…17일 시상 ‘제1회 남구만 신인문학상’ 당선작으로 윤경예(48·서울)씨의 ‘구름의 파종법’ 외 6편이 선정됐다. 용인문학회가 주최하고 용인시와 용인신문사, 의령남씨 문충공파 종중 등이 후원한 남구만 신인문학상은 조선 시대 문신 약천 남구만(1629~1711)의 문학세계를 기리고 시 창작을 장려하기 위해 올해 처음 제정됐다. ‘동창이 밝았느냐’ 등 시조 900여 수를 지어 우리나라 문학사에 큰 업적을 남긴 약천 남구만은 벼슬을 그만둔 뒤 처인구 모현읍 갈담리에서 여생을 보내며 문집 ‘약천집’을 남겼으며, 모현읍 초부리에 묘역이 있다. 남구만 신인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지난 7~9월 전국 70여명이 접수한 1000여 편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심사해 수상작을 결정했다. 윤경예(48, 서울)씨는 ‘구름의 파종법’ 외 6편의 시에서 세련된 은유, 투명한 이미지, 명징하고도 간결하게 메시지를 전하는 기량 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17일 오후 5시 용인시청 컨벤션홀에서 열리며 당선자에게 상패와 상금 500만원이 수여된다. 한편, 용인문학회는 용인시에 거주
부에니 비스타 소셜 클럽 이기영 오래된 악사들과 귀에 익은 째즈와 스끌벅적한 서른 아홉 체 게바라와 스물 일곱의 이상이 있다 부르주아적 시가를 피우는 이상과 노동자의 술 모히또를 마시는 체 게바라 절인 청새치와 코히마르 해변에 뜬 붉은 달을 말하면 어린 여인들의 앳된 입술과 꼬치니로cochinillo에 대해 입맛을 다신다 혁명은 주방장이 추천한 부에니 비스타 소셜 오늘의 아기 통돼지 바비큐보다 못하고 달아나지 못한 열 세 명의 아해들은 가난한 생일 파티가 열리고 있는 마술사의 입속으로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다 (............) -나는 알토 쎄드로에서 마르카네로 가고 쿠에토에 도착한 후에는 마야리로 가 인생에 흐르는 힘 어쩔 수 없다네* 시인도 못 되고 내일의 혁명가는 오늘의 혁명을 모르는 불온한 승객들은 이 밤 또 어디로 다 흘러가나 그와 그가 감쪽같이 사라진 오, 쿠바! *‘찬찬’의 노래 가사 중에서 이기영은 세계를 열광 시킨 ‘부에니 비스타 소셜 클럽’의 히트곡 ‘찬찬’를 흥얼거리며 이 시를 썼을 것이다. 쿠바 혁명 후 부르조아 음악은 사라졌고 대중을 사로잡던 뮤지션들은 구두닦이가 되거나 담배 공장의 노동자가 되거나 무직자로 전락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할 때 이 말은 꼭 정치적 용어만은 아닐 터, 인성의 시작점이 수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가의 정치를 일러 수신에서 시작되지만 인성이 그 출발점이라하는 거다. 인성의 드러남은 늘 바름에 있고, 그 바름을 벗어날 때 비로소 치(恥)로 계도를 하는데 여기서 자기 검열인 스스로가 얼굴이 빨개지는 형벌이 내려진다. 사람이 부끄러운 짓 이전에 바르지 못한 행동을 할 때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곧 치(恥)의 계도에서 오는 자기검열이 주는 형벌인 셈이다. 사람만이 갖는 성품이다. 그러나 짐승은 자기검열 따위는 없다. 그래서 짐승은 부끄러운 짓을 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저런. 짐승만도 못한 놈’ 이란 말이 예서 시작 된다. 맹자가 가장 염려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하루는 맹자께서 방황하는 그의 고제(高弟) 고자에게 말한다(맹자위고자왈孟子謂高子曰). 산비탈의 좁은 길도(산경지혜간山徑之蹊間) 사람들이 오고간다면 탄탄한 길이 되지만(개연용지이성노介然用之而成路) 그마저도 없다면(위간불용爲間不用) 띠 풀이 자라서 길을 막아버리나니(즉모새지의則茅塞之矣), 지금 고자 네 마음이 그렇다(금모새자지심의今茅塞子之心矣). 이를 좀 더 쉽게 풀어놓은
최은진의 BOOK소리 131 완벽한 기억력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 저자 : 데이비드 발다치 / 출판사 : 북로드 / 정가 : 13,800원 며칠 후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에게 ‘울트라 수퍼 기억력’이 생긴다면? 한번쯤 다들 꿈꿔봤을 이 능력을 마다할 수험생은 없을 듯하다. 철학자 피히테는 ‘기억이 없다면 세계도 없다’고 했다. 그렇다. 우리 모두에게 기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험생뿐만 아니라, 자꾸 깜빡깜빡하는 일이 많아진 갱년기 주부들, 서서히 자신의 세계를 무너뜨리는 질병인 치매를 걱정하는 노년층들에게도. 하지만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memory man’인 이 책의 주인공을 만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전개되는 속도감과 독창적인 캐릭터들 덕분에 한번 잡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적인 스릴러물. 우연한 사고로 인해 과잉기억증후군을 갖게 된 남자. 그 능력으로 유능한 경찰로 거듭나 맹활약을 펼치게 되었지만, 그의 완벽한 기억력은 축복에서 저주로 바뀐다. 아내와 딸이 무참히 살해된 현장을 목격한 그 날부터…. 나락에 떨어진 에이머스 데커의 삶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된다. 아픈 과거는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