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문화가 점점 공동체에서 멀어진다는 철학자의 말을 누가 믿을까? 문화는 공동체를 뿌리로 하는데 이익이 없으면 언제든 버리는 대상은 아닐 것이다. 이걸 조금 더 체계적이고 진지하게 고민한 철학자가 한병철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디지털 시대가 되면 보이지 않는 가치가 사라지는 대신 모든 것이 상품처럼 소비되어 사라진다는 문제를 지적한다. 디지털 안에서 ‘너’는 ‘그것’이 되기 때문에 인간은 고독하다. ‘그것’은 내 앞에 관계의 대상으로 존재하지 않기에 소멸해 버리기 때문이다. SNS에 전시한 셀피는 현실의 고요를 몰아내지만 사유를 만들지는 못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진정한 앎으로부터 거리를 두게 만든다. 경탄도 의심도 없다. 들뢰즈에 의하면 철학은 “바보처럼 굴기”에서 시작한다는데 “인공지능은 너무 지능적이어서 바보일 수 없다. 결국 사물들은 디지털화 되자 폭발적으로 더 커졌지만 오히려 가치를 점점 잃어간다. 저자는 잃어버린 것을 장미와 어린 왕자의 시간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인간이 잃은 것은 어린 왕자가 장미와 친구가 되기를 예로 설명하기도 한다. 왕자와 장미의 결속이 디지털 세계에서는 점점 사라진다는 말이다. 고요함은 또 어떠한가. 이런 식이면 상
[용인신문] 제6회 ‘남구만 신인문학상’ 공모전에 김은순 씨가 당선됐다. 1일 남구만 신인문학상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선정작은 김은순의 ‘집의 마술’외 6편이다. 당선자 김 씨는 1957년 대전광역시 출생으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본심 심사위원단은 “당선작 「집의 마술」은 ‘멍텅구리배’를 ‘섬’과 ‘사람들의 집’으로 은유하면서 그것을 한순간에 현실화하는 이미지와 리듬이 서정시로서 갖춰야 할 짜임새와 깊이를 보여준다.”면서 “시와 시인이 일치하는 것 같은 자유자재함이 생략과 여운의 독특한 서정으로 겹은유되어 되풀이 읽게 만드는 매력을 발휘하는 작품”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전국에서 500여 편의 시가 접수된 신인상 공모전은 블라인드 심사로 진행됐으며, 본심 위원은 김윤배(시인), 이경철(시인, 평론가), 박형준(시인‧동국대 교수)씨가 맡았다. 약천 남구만(1629~1711)은 조선시대 문신으로 ‘동창이 밝았느냐’ 등 시조 900여 수를 지어 우리나라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남구만 신인문학상’은 용인에서 여생을 마친 남구만 문학세계를 기리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용인문학회와 용인신문사가 공동 주최
[용인신문] <모험가 장진하의 좌충우돌> 차분한 마음 최근 한 달은 잔뜩 긴장한 상태로 지냈다. 새로 시작하는 일을 잘 해내고 싶어서 그랬다. 그런데 몸이 아파 원하는 만큼 움직이지 못했다. 마음이 괴로웠다. 잠을 자도 해야할 일들이 자꾸만 꿈에 나왔다. 그래서 자면서도 바빴다. 부담감에 자꾸만 미루게 되었다. - 오늘은 일어났는데 왠지 결연했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건 정해져 있고 그걸 하나씩 하면 돼! 통제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어떻게 흘러가는지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 의자에 앉아 숨을 내뱉을 때마다 내려놓고 싶은 것을 말했다. 통제 욕심 과도한 책임감 부담감 걱정이란 말이 나왔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을 들숨을 쉬며 말했다. 감사 자족감 평온함…. - 그리곤 차분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너무 들뜨지도, 그렇다고 가라앉지도 않은 마음.
[용인신문] 한국갤럽, 리얼미터, 미디어토마토 등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매주 정기적으로 대통령 직무수행평가에 대해 여론조사를 한다. 조사방법은 전화면접여론조사, 무선 ARA(자동응답) 방식에 의해 주로 실시된다. 대통령직무수행평가는 ⓵잘한다 ⓶잘하는 편이다 ⓷못한다 ⓸못하는 편이다 등 보통 4개 문항으로 긍정과 부정으로 나누어 조사하며 주로 자동응답에 의한 무선전화(휴대폰)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표준 샘플에 따라 표본 수 1005~1015명을 대상으로 벌인다. 대통령 직무수행평가 미디어토마토 10월 4주 차 정기여론조사에 따르면 긍정이 28.3%, 부정이 66.8%로 지지도가 20%대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월 두 번째 주 33.9%, 10월 세 번째 주 29.2%보다 긍정 응답률이 5.6%P, 0.9%P가 하락한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부정평가가 6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간의 정기여론조사는 정당 지지도도 조사하는데 조사기관에 따라 편차가 심하고 응답률에 따라 정확도가 떨어진다. 자동응답 ARS 방식은 보통 응답률이 10%를 넘기는 경우가 별로 없다. 미국에서는 응답률 30% 미만은 여
[용인신문]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취임 후 열정적으로 일했고,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이 시장이 열심히 일했다는 것은 대부분 시민도 알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의 교부금과 SOC 투자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동결되어 당면한 용인시 신규사업 시행이 극히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처인구는 개발이 낙후되어 전면적인 도시 재생사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상일 시장의 딜레마는 해야 할 일은 산더미 같은데 예산이 없다는 것이다. 처인구 도시재생사업은 결국 민자를 유치하여 해결하거나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벌이는 방법밖에 없다. 20여 년째 멈춰선 역삼지구는 물론 중앙시장과 중앙동 일대의 리모델링이 시급하다. 아울러 유림동 일대 2500여 세대(빌라와 단독주택)의 노후 주택은 대대적인 재개발이 아니고는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꿀 방법이 없다. 이상일 시장은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돌파구를 여는 지혜를 발휘해 처인구의 도시재생사업을 시행해나가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첫 번째 방법은 용인시 공영개발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려우면 민영과 공영개발을 함께 추진하든가 대규모 민영개발을 통해서라도 처인구 디자인을 바꿔야 한다. 용인신문은 이상일 시장과 용인시에 용
공복 최은진 속이 텅 빈 순간에 알았다 하루가 이 삶보다 더 길다는 걸 쓰레기통에서 건져 올린 짜투리 얌의 황홀한 맛이 침묵으로 가는 길 열어줘 부끄러움을 잊게 했다 갓난아이의 자지러지는 울음을 마른 손으로 쓸어내리며 네 허기는 신선해서 아직 촉촉하구나 갓 태어난 공복 앞에서 알았다 이 삶이 너무 길다는 걸 실컷 울고 나면 더 허기가 졌다 폭식 후 밀려오는 헛헛함처럼 울음조차 아껴 먹어야 했다 눈물에도 맛이 있단 건 비밀이 되었다 공복이 길어질수록 뱃 속 어둠은 깊어졌다 약력: <서정시학>2019년 등단 용인문학회 회원
[용인신문] 한 사회의 이야기는 그곳의 문화가 된다. 직조된 문화는 유기체와 같아서 생로병사의 길을 걷는다. 당연히 이야기도 변한다. 이야기가 적체되면 그 사회는 갈등이 심화되고 역사가 후퇴하기 마련이다. 옛이야기가 변해야 하는 것은 그래서이다. 가치관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베카 솔닛은 이를 아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재투성이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신고 왕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았다는 옛이야기는 지금의 우리에게 더 이상 희망을 주는 판타지가 아니다. 못된 새엄마와 새언니 덕에 불쌍해진 신데렐라는 자기 인생의 주인도 될 수 없다는 부정적 의미를 품은 인물이라는 평가까지 듣고 있다. 자신의 능력보다는 왕자의 지위에 의존해서 성공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리베카 솔닛이 재창조한 신데렐라는 그래서 다르다. 주인이 되며 언니들과 화해하는 인물이다. 불쌍한 신데렐라는 리베카 솔닛에 의해 ‘해방자’로 불리게 된다.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신고 마법요정의 도움으로 무도회에 간다는 과거의 판타지는 그대로 품고 있긴 하다. 하지만 호박마차를 호위하던 동물들도, 결혼을 위해 유리구두를 들고 온 나라를 헤매던 왕자도 화려한 궁전의 삶만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해방자 신데렐라는
만조 송용탁 매일 억수비가 내렸다 빗물을 받는 작은 두 손 바다를 넘치게 할거야 수면의 눈금이 흔들렸다 홀로 남은 아버지의 고무장화는 치매처럼 깜깜하고 여전히 벗기 힘들었다 발목이 잡힌 것처럼, 바다의 모든 소리가 집으로 향한다 - 쉬, 아버지가 밀물처럼 밀항 중이라니까 나는 맞이 해야 한다 삼가 양손을 대고 싶다 붉은 물 냄새가 마당 가득 자작할 때 연체된 슬픔으로 나의 부채가 구겨진다 누구의 밑을 닦아야 하나 누구의 밑이어야 하나 끔찍하도록 먼바다 질투하기도 하였는데 <송용탁> 용인문학회 회원 2022 작은시집 [섹스를 하다 딴생각을 했어] (리디북스) 2020 제3회 남구만신인문학상 2021 518문학상 신인상 2023 심훈문학상
[용인신문] 지난 추석 명절을 전후해 용인시는 물론 전국 각지에 명절 인사 플래카드가 다양한 구호와 함께 등장했다. 내년도 총선 출마를 앞둔 예비후보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유권자에게 알리려는 전략용 인사였다. 여하튼 2024년 4월 예정인 제22대 총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실감나게 했다. 최근엔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예측했던 보궐선거 결과 예측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져 화제였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한 방송에서 “우리 당이 약18% 차로 질 것 같다’고 말했고, 실제 10월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비슷한 결과로 여당이 참패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 혹은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라는 분위기가 압도하면서 곤욕스러운 분위기다. 제22대 총선은 앞으로 6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표심이 수도권의 보편적인 민심이었다면 결과는 뻔하다. 선거에서 6개월의 시간은 매우 길다. 내일 당장 투표를 한다면 수도권에서 여당이 참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권 일부 인사들의 주문대로 국정운영 기조를 이념 중심에서 민생 최우선 과제로 확 바꾼다면 여권도 충분히 해 볼만한 게임이다. 민주당 역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당내 문
[용인신문] 제22대 총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선거 여론조사가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다. 지난 10월 11일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예측조사는 민주당 진교훈 후보 51.7%,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 41.6%로 진 후보가 10.1% 앞설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개표가 완료되자 진교훈 후보가 투표율 48.7%에 유효표 56.52%, 김태우 후보 39.37%를 득표하여 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17.15%를 앞서 당선되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를 족집게처럼 예측한 사람은 국민의힘 대표직에서 쫓겨난 이준석 전 대표였다. 그는 지난 21대 총선 강서구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득표율 격차가 17.87%였다고 전제하고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싫다는 여론조사가 60%에 이르기 때문에 비관적이라고 전망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예측은 선거 구도를 전제로 한 것이다. 이렇게 여론조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참고하는 것은 선거 구도가 어느 당에 유리한가다. 수도권 여론은 한번 형성되면 대략 6개월 정도 지속된다. 그러나 선거 변수는 널려있다. 과거 선거를 보면 선거운동 기간에 노인폄하 발언 등이 돌출하면서 선거판이 요동쳤다. 만약 민주당에 불리한
[용인신문]
[용인신문] 2023년 10월 5일 아침 조간신문은 미국발 고금리 충격파가 한국 금융시장을 덮쳤다는 뉴스를 1면 톱으로 실었다. 미국의 국채 금리가 4%대로 치솟으면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1356원까지 치솟았다. 미국 연준(Fed.)은 기준 금리를 11차례나 인상하여 현재 5.25%~5.5%를 유지하고 있다. 미 연준은 연말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을 예고했다. 2023년 현재 미국의 국채는 32조 달러(4경 3000조 원)에 달한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현재 4.88%로 조만간 5%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은 미국 금융자본에 철저하게 예속되어있는 한국 금융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영된다. 현재 국민 1인당 부채는 1억 원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가계부채가 국가 GDP의 108%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국가 GDP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아무리 많이 잡아줘도 45% 남짓이다. 이 통계는 대한민국 국민은 가계 총소득의 240% 정도의 빚을 지고 있다는 말이다. 가계부채를 0%로 청산하려면 2년 반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한다. 돈을 안 쓰는 방법은 죽는 방법밖에 없다. 죽어도 장례비용이 들어가니 돈을 안 쓸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