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용인의 문화 정체성은 무엇일까? 용인특례시 원년을 맞아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내세웠던 비전은 ‘사람·자연·일상이 어우러진 문화공생도시’였다. 문화도시 비전의 핵심 키워드가 ‘도심 숲과 공원’이었던 셈이다. 궁극적으로는 도심 숲과 공원을 통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자연과 문화가 공생하는 도시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용인시에 있는 도심 숲과 공원들을 보면서 용인의 대표적 문화콘텐츠라고 여길 만한 시민들이 얼마나 있을지, 또 그 말에 동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용인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는 시민 여론조사 결과 가장 높게 나온 컨셉을 선정한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정작 중요한 설문의 목적과 조사방법이 얼마나 세밀하고 타당했느냐에 대해서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반 시민여론도 중요하지만, 도농복합시인 도시 특성을 고려한다면 유구한 용인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 도심 숲과 공원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적어도 용인시의 문화 정체성을 대표하려면 공원 역시 고유한 역사성과 탁월한 독창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아무런 역사성과 독창성이 없는 공원을 용인 문화도시 비전으로 확대시킨 것은 무리한 비약으로밖에 볼 수
[용인신문] 조선 세종 시대에 강희맹(姜希孟)이란 문신이 있었다. 이 사람은 중국의 대 문장가 정치가 문필가에 비유되면서 당시 선비들의 추앙을 받았던 희대의 인물이다. 이분은 벼슬아치의 경우 대개 세 종류가 있다고 기록하였다. 『대저, 벼슬살이에 3품(三品)이 있으니, 내 한 몸의 진퇴를 세상 형편에 따라 가벼이도 하고 무겁게도 하는 사람은 상품(上品)이요, 도덕은 비록 성현(聖賢)에는 미흡하나 문무(文武)로서 백성을 다스리고, 어짊을 감추지 않고 절개를 지켜서 굽히지 않는 사람은 그다음(中品)이며, 공손하고 근검하며 스스로를 재고 날마다 받을 것이나 계산하는 자는 벼슬살이로서 하치(下品)에 속하는 것이다.』< 해동잡록 권2> 이상의 기준으로서 1, 2품에 비견될 만한 역사적 인물을 찾는다면, 고려 말의 포은 정몽주, 조선시대의 세종대왕, 맹사성, 이순신, 다산 정약용, 안중근 급의 위인이라면 무탈할 것 같다. 이외에 다수의 인물이 있겠지만 요즈음 정치하는 사람이나 관료사회에서는 하품에 드는 정도만 하더라도 양반 소리 들을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영도하고,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안겨 주는 지도자로 추앙을 받을 만한 위정자가
[용인신문] 민선 8기 임기 초 골든타임의 중요성에 대해 지난 호 칼럼에 썼다. 이번엔 용인신문을 통해 지속해서 보도해온 지역 현안 몇 가지를 되짚어본다. 1982년 용인군청사로 개청한 현재의 처인구청. 2006년 안전진단 D등급, 공공청사 사용 불가 판정. 하지만 16년이 지난 현재까지 시설물 보강 예산 30억 원을 투입한 후 운영 중이다.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해서 돌아나가는 민원인이 부지기수다. 민선 시장 후보마다 신축 또는 이전을 단골 공약 메뉴로 발표하는 문화재급 공공청사다. 용인 육군항공대, 일명 포곡항공대 이전문제가 불거진 건 20년 전. 포곡읍 전대리 일대 30만㎡(10만여 평) 부지에 47년째 주둔 중으로 부대 반경 4㎞ 내 지역은 군사시설보호법 적용 구역이다. 국내 최대 위락시설인 에버랜드가 옆이지만, 관광객 낙수 효과가 거의 없다. 2001년부터 이전을 요구하는 시민청원이 시작됐다. 2015년 용인시와 국방부가 ‘기부 대 양여사업’ 협의를 진행했지만, 민선 7기 들어 중단됐다. 이 문제도 역대 국회의원과 시장 후보들의 선거 공약 1순위였다. 대표적 선심성 행정은 ‘공원일몰제’다. 2019년, 당시 백군기 시장은 2025년까지 실효를 앞둔 장
[용인신문] 수원중앙침례교회(원로목사 김장환, 담임목사 고명진)는 수원시 교동 성전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 성전 건축을 결정했다. 2022년 9월 25일 오후 5시, 교동 성전 현장에서는 수원시 국회의원인 김영진, 박광원, 김승원, 백혜련 의원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등이 참석해 테이프 커팅 및 기공시삽과 함께 기공 감사예배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날 고명진 담임목사는 신명기 12장 11절-14절 성경 말씀을 본문으로 “성전 건축은 축제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하나님이 성전을 짓고 그것을 위해 기도하고 서로 권면하고 열심히 섬기는 것은 바로 기쁨이자 축제라고 했다. 또한, 고 목사는 교동 성전 이 자리에서 70여 년이 넘는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면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한 중앙교회가 더욱더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함께하는 중앙교회가 되기 위해서 그 사명을 담당하고자 한다고 했다. 중앙교회가 있는 한 수원에서 다시는 세 모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없게끔 하나님의 복음전파와 성경 말씀대로 과부, 장애인, 고아, 등등 사회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 더욱 다가가고 함께하는 교회가 이 성전을 통해 이루어지길 소망한다고 했다. 이어서, 중앙침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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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마트료시카 이설야 나는 몇 개의 거울을 들고서 달렸다 똑같은 것들이 슬퍼보였다 죽은 지 오래된 얼굴들은 더 안쪽 깊은 곳에 있다. 이설야는 1968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2011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고산문학대상, 박영은 작품상을 받았다. 「마트료시카」는 러시아의 나무로 깎은 인형인데 인형 속에 인형이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러시아 여행객은 이 목각인형을 하나씩은 사가지고 귀국 한다. 이설야의 서정적 자아가 마트로시카에 투영된 시로 분열된 자아가 있음을 고백 한다. 똑 같아서 슬퍼 보이는 인형은 곧 그녀 자신이다. 죽은 자들을 모두 기억 한다. 기억의 깊은 곳에 있는 죽은 자는 오래 전에 죽은 자이다. 창비 간 『내 얼굴이 도착하지 않았다』중에서. 김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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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함께 만드는 미래, 용인 르네상스’. 이 말은 민선 8기 용인특례시 시정 운영 방향을 함축한 것으로 이상일 시장 취임 후 2달 만에 발표된 핵심 키워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 르네상스’를 의미한다. 하지만 르네상스는 모호한 관념어로도 읽힐 수 있다. 반도체 중심의 글로벌도시 전략 수립이 목표지만, 이미 용인시엔 삼성반도체라는 세계 최고의 첨단 기업이 있다. 수십 년간 용인시 중장기 재정(세수) 계획을 좌지우지할 만큼 영향력이 큰 기업이다. 그런데도 용인시는 공장 용지가 부족해서 인근 평택시와 화성시 등으로 확장하는 걸 지켜만 봤다. 그런데 SK와 정부가 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계획을 발표하자 마치 시장과 정치인들의 치적인 양 온통 반도체 이야기뿐이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 조성에 대비한 용인시 자체의 내부적 변화와 노력은 없이 굴러온 호박넝쿨만 자랑하는 모양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전부 완공되려면 족히 10년 이상 걸린다. 그만큼 용인시도 지금부터 준비할 것들이 태산이다. 시는 지자체 최초로 ‘반도체 산업 육성 및 지원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자가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 발표 후 줄곧 지적했던 것처럼 용인시는 처인구 중심의
[용인신문] 한 번도 재선 시장을 배출하지 못한 용인시. 이 말은 행정의 연속성이 떨어짐을 의미한다. 시민들은 민선 1기부터 8기까지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대부분 전직 시장 행정 지우기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아았다. 결론은 시민들만 피해를 본다는 말이다. 한 개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엄청난 행정력 및 예산이 소요된다. 그런데 그렇게 결정된 사업들이 백지화 또는 축소· 전환될 때 행정 수요자인 시민들에게는 한마디 설명이나 양해의 말도 없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밀실 행정으로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유권자인 시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지방의원들도 책임이 크다. 그런데 취임과 동시에 시장이나 시의원들이 지방자치 본질을 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수도권인 용인시는 자의 반 타의 반 거대도시로 성장해왔다. 문제는 시 성장 속도에 비해 뚜렷한 정체성이 안 보인다는 점이다. 주요 원인 중 하나는 4년마다 시장이 교체되다 보니 주요 공직자들도 자연스레 물갈이가 된다. 또 당적이 다른 전직 시장 치적 지우기에 급급한 옹졸한 모습이 연출되기 일쑤다. 결국, 행정력 단절은 물론이고, 새 단체장이 취임 후 만든 새 사업으로 무게중
[용인신문] 경기도체육대회(이하 도민체전)가 3년 만에 용인시 주최로 개최됐다. 당초 상반기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미뤄져서 하반기에 열렸다. 제68회째인 이번 도민체전은 코로나19 여파로 66회와 67회 모두 취소됐다. 용인시 입장에선 대회가 치러진 것만 해도 천만다행이다. 물론 아직도 전국에서 매일 10만 명 이상 감염 확진자가 발생하다 보니 주최 측 입장에선 긴장감이 돌 수밖에 없었다. 일상적 방역 지침 준수는 당연한 것이고, 전 종목 8강 이상 경기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 후 다시 보기가 가능하도록 한 것 역시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도민체전엔 경기도 내 31개 시·군 1만 302명(선수 7076명, 임원 3226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1부와 2부로 나눠 육상, 수영, 축구 등 25개 종목이 치러졌다. 대회 첫날인 25일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엔 김동연 경기지사와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을 비롯한 31개 시·군 단체장, 체육관계자, 도민 등이 참석했다. 그야말로 3년 만에 열린 경기도 최대 축전이었다. 선수단 입장은 차기 개최지인 성남시 선수단이 가장 먼저였고, 마지막엔 용인특례시 선수단 순으로 이어졌다. 개회식은 조효상 용인특례시
[용인신문] 용인 수지구 성봉동에 사는 K씨 가족은 지난주 토요일 밤늦게 영국에서 귀국했다.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사람은 코로나19 재유행 때문에 지난달 25일부터 입국 1일 차에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정부 방침은 입국 당일 PCR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밤늦게 귀국할 땐 다음 날까지 허용하고 있다. K씨는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수지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문의했더니 오후 1시까지만 가능하다고 했다. 이미 시간을 놓쳐버린 K씨는 담당자에게 다른 곳을 문의했으나 보건소로 떠넘겼고, 일요일이라 담당자 전화 연결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K씨 입장에선 낭패였다. 만약 24시간 이내에 PCR 검사를 받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K씨는 어쩔 수 없이 서울지역 검사소를 수소문한 결과, 서울지역 선별진료소는 대부분 일요일 밤 9시까지 검사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용인시엔 유일하게 휴일 오후에 검사가 가능한 일반 병원 1곳이 있지만, 처인구에 있었다. 결국, 시간과 거리가 더 가까운 서울 세곡동에 가서 PCR 검사를 받고 왔다. 인구 110만 명이 사는 용인시 행정의 뜨거운 민낯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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