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10일 오전 다음과 같이 브리핑했다.
■ 블랙리스트 퍼즐의 마지막 두 조각, 김기춘과 조윤선
모르쇠의 아이콘, 조윤선 문체부 장관이 마침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실토했다.
위증죄로 특검에 고발된 신분을 핑계로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준비해온 원고를 자동응답기처럼 무한 반복하는 맹탕청문회였지만, 한 가지 성과가 있다면 조 장관의 블랙리스트 존재 인정 발언이었다.
특검은 이미 블랙리스트가 청와대에서 국정원의 검토를 거쳐 작성해 문체부로 내려왔다는 진술을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확보하고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었다.
조윤선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 작성 당시에는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적용 당시에는 문체부 장관으로, 블랙리스트의 존재는 물론 작성·적용·관리까지 모를 수가 없는 길을 걸어왔다.
특검은 이미 블랙리스트 4인방,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남은 퍼즐은 김기춘, 조윤선 둘 뿐이다.
십자포화와 같은 위원들의 맹공에 블랙리스트의 존재에 대해서는 실토했지만, 여전히 ‘본 적은 없다’는 조 장관의 뻔뻔스러움, 이걸 지켜봐야하는 우리 국민들의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라도, 특검은 하루라도 빨리 조 장관을 소환조사하길 바란다.
■ 삼성, 최순실 모녀의 마르지 않는 샘물이었나
삼성은 최순실 모녀의 마르지 않는 샘물이자 화수분이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독대 후 최순실이 삼성 명의의 말 한 필을 지원받고는 ‘대통령이 말을 사주라고 했지 빌려달라고 했느냐’고 삼성을 잡도리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순실의 격노에 삼성의 반응은 ‘원하는 대로 다 해 드리겠다’는 것이었다. 최순실의 갑질에 삼성은 철저한 ‘을’이 되었고, 수십 억 원에 이르는 말은 물론, 승마협회를 통한 유망선수 지원이라는 그럴싸한 명분 아래 수백 억 원에 이르는 돈을 최순실, 정유라 모녀에게 지원한 것이다.
장사꾼인 삼성이 손해 보는 장사를 했을 리 만무하다. 남는 장사라는 판단이 있었기에 최순실 모녀의 갑질에 기꺼이 응해준 것이 아니겠는가.
삼성의 남는 장사가 바로 ‘이재용의 삼성 경영권 세습’이란 사실은 이미 전 국민의 일반상식이 되었다.
■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유 추가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사유가 추가됐다.
한 언론사가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청와대가 20대 총선을 앞두고 야당 의원이었던 김기식, 홍종학 전 의원에 대해 낙선운동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두 전 의원에 대해 정부의 법안을 발목 잡는다는 의미의 ‘법 발목 의원’이라는 표현과 함께, 두 전 의원의 낙선운동과 의원공격 자료를 준비하라는 화살표 표시가 되어 있었다.
김기식, 홍종학 의원은 각각 참여연대와 경실련에서 활동한 시민사회 출신으로 줄곧 재벌개혁을 주장해왔으며, 19대 국회에서 각각 정무위와 기재위에서 맹활약하며 의정활동 우수 의원으로 여러 차례 선정되기도 했다.
두 전 의원이 재벌을 사금고로 활용하며 재벌맞춤형 정책을 표방해 온 박근혜 정부에게는 걸림돌로 비쳐졌을 것이다.
공무원의 선거중립은 헌법적 의무다. 대통령이 직접 선거개입을 지시하고 방법까지 제시한 것은 명백한 위헌이다. 이로써 박 대통령이 당장 물러나야할 또 한 가지의 사유가 보태졌다.
■ 최순실, 불출석 사유 밑천 떨어졌나
최순실이 오늘 예정된 헌재의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자신과 딸 정유라의 형사소추된 사건’을 핑계로 불출석을 통보했다.
박영수 특검의 소환조사에는 헌재 탄핵심판 증인참석을 사유로 불출석했던 최순실이다. 헌재에는 특검 핑계를, 특검에는 헌재 핑계를 대며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
‘공항장애’, ‘심신회폐’, ‘정신적 충격’ 등 다양하게 둘러대던 불출석 사유도 이제 그 밑천이 다 떨어진 모양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규명이라는 막장드라마를 시청하던 우리 국민들은 최순실의 나름 창조적인 불출석 사유를 감상하던 소소한 재미 하나가 사라졌다.
■ 이 세상 소풍 끝낸 정원스님의 극락왕생을 빈다
정원스님이 끝내 입적하셨다.
세월호 1,000일 촛불집회가 열리던 지난 7일, 서울 광화문에서 분신한 정원 스님은 ‘박근혜는 내란사범. 한일 협정 매국질 즉각 손 떼고 물러나라’는 메시지가 담긴 스케치북을 남기고, 결국 이 세상 소풍을 끝내셨다.
1977년 해인사로 출가한 정원스님은 1980년 광주 학살에 저항하는 불교탄압 공동대책위 일원으로 활동했고, 1987년 6월 항쟁에도 참여했다.
스님은 2006년에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반대투쟁, 2008년에는 광우병 수입쇠고기 반대투쟁에도 함께 하셨으며, 2014년부터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에 투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항상 길 위에서 민중들과 함께하신 정원스님의 큰 뜻을 받들겠다. 하늘의 별이 되신 정원스님의 극락왕생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