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경기도교육청은 용인지역내 고교평준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처인구 학부모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었다.
처인구 지역은 일반계 고등학교가 부족현상을 호소, 원거리 통학과 일반계 고등학교의 정원 부족 등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은 고교평준화 시행을 앞두고 처인구 지역 내 고등학교 신설을 약속했다.
2015년 삼계고를 시작으로 고림고, 용신고(가칭), 김량장고(가칭), 남사고(가칭)를 개교할 계획을 약속한 것.
하지만 삼계고와 고림고만 개교했을 뿐 나머지 3개 학교는 개교일정이 늦어지거나 신설 계획에서 제외됐다.
특히 예산까지 확보한 용신고등학교는 토지확보를 하지 못해 예산까지 반납하는 상황이 발생, 도교육청의 안일한 교육행정에 대해 처인구 지역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용신고등학교 개교를 위해 교육부에 중앙투융자심사위원회에 신설계획을 신청, 지난해 약 330억 규모의 예산을 확보했다.
당시 도교육청은 처인구 김량장동의 도시개발사업 인근 토지를 매수해 학교를 신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토지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며 계획에 차질을 빚었고, 올해 처인구 마평동에 학교신설을 추진했다. 이마저도 중앙투융자심사에서 탈락하며 학교신설은 백지화 됐다.
결국 도교육청이 용인지역 고교평준화 당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피해는 고스란히 처인구 학부모들에게 돌아갔다. 더욱이 도교육청 측은 학생수용의 환경변화를 이유로 사실상 김량장고의 신설을 포기해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도교육청은 고교평준화 논의 당시 학급당 학생수를 OECD 수준까지 줄이겠다는 입장에서 현재는 상황이 변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용인 지역내 고등학교 학급당 학생수는 36.2명에 달해 학교신설에 대한 요구는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는 인근 도시인 성남시(29.5명)나 수원시(31.2명)에 비해 높다.
당초 약속과 달리 도교육청은 올해도 일반고 정원은 문제 없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성화고등학교와 외지로 나가는 학생, 그리고 학령인구 감소를 감안했을 때 학교신설은 여유가 있다는 것.
결국 학생정원이 여유가 있다고 판단하는 도교육청은 당초 학부모들과 약속한 학교신설을 스스로 어겨버린 것이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용신고등학교 설립을 위한 예산을 확보했지만 토지를 확보하지 못해 마평동으로 설립계획을 변경했지만 교육부로부터 학교위치 부적정 판정을 받아 예산을 감교부했다”며 “매년 지역별 학생정원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처인구 상황을 살펴보면 학생정원은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용신고와 남사고의 학교신설 기조는 유지하고 있지만 대규모 개발사업이 없다면 김량장고에 대한 신설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고림고등학교 학부모 박아무개씨는 “둘째가 2년 후 고등학교를 진학하는데 첫째가 다니는 고림고등학교만 봐도 학급당 인원이 부족할 것은 뻔한 상황”이라며 “고교평준화 논란 당시 학교신설은 도교육청의 달콤한 거짓말에 그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한편, 용인지역 내 고교입학 대상자는 10월 기준으로 1만1250명으로 일반계 고교 정원은 1만39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