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다가오며 벼들이 고개를 숙이며 추수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무더운 기온으로 쌀 생산량이 증가한 가운데 올해도 풍년이 예상되고 있지만 쌀값 하락에 농민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더욱이 지역내 특산품인 백옥쌀 역시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품질과 가격 어느것도 강점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농협측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내 쌀 생산량은 2만1215톤규모다. 올해는 이보다 약 2~5%가량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생산량에 비해 최근 쌀값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40kg기준 추곡수매가는 농협의 경우 5만9000원 가격으로 수매를 진행했다.
이는 전년 대비 6만2000원에서 줄어든 가격이지만 타 지자체와 비교했을 경우 비교적 높은 수준의 수매가다.
하지만 올해는 쌀 값 하락에 대한 방어가 더욱 힘들것으로 보인다. 농협측은 지난해보다 추곡수매는 약 1만1000톤에서 1만1800톤으로 늘릴 계획이지만 가격은 약 15%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인시 역시 공공비축 물량을 지난해 615톤에서 688톤으로 늘릴계획이지만 수매가격은 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이 쌀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쌀 소비의 다변화와 판로개척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해 재고량이 250톤에 달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헐값으로 시장에 공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용인시에 따르면 지난해 추곡수매한 쌀의 유통경로는 대형마트가 43%, 학교급식 27%, 하나로마트 23%, 기타가 7%로 추산되고 있다.
백옥쌀은 품질과 가격경쟁력에서 애매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품질면에서 여주나 이천쌀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반면 가격경쟁력은 호남에서 생산되는 쌀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품질과 가격 양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고있다는 것.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농협 측은 별다른 해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타 지역에 비해 조합원의 권익을 위해 수매가를 방어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내리지 못하고 있고, 품질 측면에서도 강점을 내세우기 힘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나마 쌀을 이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납품을 하는 방향을 강구했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해 지자체와 대형마트에 의존하는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농협 측도 이같은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책마련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합원의 소득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높은 수매가를 형성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고, 쌀 소비나 생산은 지역농협이나 지자체가 아닌 국가적인 문제에 봉착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농협 관계자는 “이미 정부에서 공공비축용 쌀 가격을 15%가량 낮췄고 재고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자구책을 모색한다고 해도 쉽게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며 “용인의 경우 추곡수매가 하락을 방어하는 탓에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기 힘들고 적자를 안고 갈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