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장에 통닭거리 조성에 대해 기대감이 있었지만 지금같은 불경기에 누가 창업을 해요?”
지난해 중앙시장에 치킨가게를 열고 운영 중인 가게 사장 A씨는 옅은 웃음을 보이다 한숨을 내쉬었다.
가게 내 한켠에는 A씨가 정찬민 시장, 박영배 상인회 회장과 활짝 웃는 사진이 걸렸지만, 닭을 튀기는 A씨의 표정은 사진속 모습과 달리 어두웠다.
지난해 통닭거리 조성은 중앙시장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리나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은 통닭거리 간판이 무색할 정도로 활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시는 지난해 5월 처인구 김량장동 용인중앙시장에 ‘통닭 특화거리’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통시장 활성화 5개년 계획과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관광형시장 대상지로 선정, 시는 중앙시장상인회와 함께 전통시장의 활성화와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중소기업청의 문화관광형시장 지원과 시의 지원, 그리고 최근 수원과 속초 등의 전통시장의 성공사례 등은 시와 상인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줬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당초 15개 내외점포운영자를 모집할 계획으로 추진된 통닭거리는 현재 2곳이다.
시는 건물 보증금과 임대료를 일정기간 동결하고 창업과 홍보, 교육 등의 지원방안을 내놓았지만, 침체된 경기와 뚜렷한 방안없이 진행된 계획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통닭거리 조성계획 발표 당시 우려됐던 인위적인 특화거리 조성 실패 우려가 현실화 된 것이다.
사실 중앙시장 내 통닭거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980년대 현재 통닭거리는 ‘통닭골목’으로 유명세를 얻었지만, 1990년대 중반 프랜차이즈 치킨업계의 등장과 함께 쇠퇴했다.
시 역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계획이지만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통닭거리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청년 창업자와 전업 창업자 등을 모집했다. 이는 중앙시장을 떠났던 젊은 고객을 다시 불러오기 위한 목적이었다.
또, 전국적으로 유명한 수원의 통닭거리, 속초의 닭강정 등을 모델로 차별화된 음식거리를 조성하고자 했지만, 현재 운영 중인 2곳의 점포는 일반 호프집과 다를바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 상인들의 반응도 무조건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순대골목과 맞붙어있는 통닭거리에 대해 먹거리 위주의 상권에서 고객이 분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속초와 수원은 전국적인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몇몇 점포가 입소문을 타며 조성된 수원의 경우 연간 방문객은 140만명에 육박, 외국인도 약 7만여명이 다녀가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인근 대형마트와 홍보 및 조리방법 등을 공유하는 협약을 맺었고, 시에서는 보도블럭 정비와 간판 등을 지원했지만 효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있지만 향후 몇몇 점포가 더 들어설 계획에 있고 젊은 층을 흡수 할 수 있도록 특화된 상품개발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