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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의 고기리통신원

   
▲ 밀림 속에는 많은 야생 차나무들이 살아가고 있다. 차농들이 이런 나무를 신성시 한다. 차잎은 밀림 안에서 야생 상태로 재배되며 수작업으로 잎을 딴다. 연간 5~6회 채취하는데, 봄에 따는 춘점이 제일이고 가을에 따는 곡화가 그 다음이다. 이 사진은 백로(9월)에 찍었다.
커피에 밀려 사라지는 보이차

나는 차를 즐기는 편은 아니다. 하루에 약 1리터쯤의 커피를 마시지만 차는 가끔 집사람과 늦은 저녁에 한잔 정도 마시는 정도다. 하지만 그 차중에도 보이차라 불리는 중국 푸얼차는 으뜸이다. 한 때 광풍처럼 불던 푸얼차 붐도 사라진지 오래다. 하지만 그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다. 절대 커피를 마시지 않을 것 같았던 중국인들도 이젠 커피다. 그 유행 탓인지 아주 오래전부터 차밭이었던 윈난은 이제 세계적인 커피 산지로 바뀌고 있다.

푸얼차는 중세까지도 중국의 10대 명차에 끼지 못했다. 당시는 윈난성에서 만들어져 차마고도를 통해 티베트로 가서 말과 바꾸는 국가전략상품이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티베트 사람과 만주 사람의 입맛이 통했는지 청나라 때부터 황실에 진상되는 특급차로 대접받기 시작했다. 이 때 만들어진 것이 둥근 모양의 병차로 요즘 흔한 푸얼차의 모습이다. 푸얼차는 여러 모습이 있지만 대엽종 찻잎 말린 것으로 발효를 거쳐 만들어지는 산차나 긴압차(눌러서 덩어리로 만든 차)를 말한다. 모양 외에도 생차와 숙차를 들 수 있다. 생차는 덕은 후 그냥 자연 발효하도록 만든 차이고 숙차는 악퇴 기법을 사용해 인공적으로 숙성시킨 차이다. 흔히 푸얼차하면 숙차를 말한다.

얼마 전만 해도 산사에 들르면 꾸릿한 푸얼차 덩어리를 조심스레 쪼개던 스님들이 요즘은 커피콩을 간다고 한다. 음료문화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하지만 나는 10년 전 산속 차마고도를 헤매며 수집한 푸얼차가 꽤 있다. 10년이 지나면 먹을만하고, 20년이 지나면 훌륭하며, 30년이 지나면 재산이라던 그들 말을 믿고 있다. 미래에 딸이 시집갈 때, 장인 될 사람이 이 진품을 알아봐 줄까 궁금할 뿐이다.

이상엽 / 사진가

   
▲ 차농들의 고차수 잎 채취를 카메라에 담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밀림 속의 수백년 된 차나무는 식물 자체에 대한 경이를 갖게 했다. 나무사진, 참 매력적이다.
   
▲ 반포짜이의 주민은 아이니족이다. 17살 소녀 장메이는 무척 매력있는 얼굴이다. 수백년된 차나무를 배경으로 포트레이트를 찍어봤다. 밀림 속의 차소녀라. 신화적인 것이 있다.
   
▲ 잘 덕고 말린 차입을 증기를 이용해 병차로 만드는 과정이다. 이 모든 과정은 인간의 손에 의한다. 그래서 푸얼차에는 인간의 노동이 짙게 스민다.
   
▲ 이우정산에서 만들어지는‘차순호’푸얼차는 그 기원이 청나라 황실까지 올라간다. 지금이야 그런 대접도 품질도 아니지만 역사를 찾아가는 여행자에게는 소중하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