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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일풍경

안작가 길위의 풍경

   
▲ 안작가
후배들은 큰소리로 "OO고교 수능 대박"을 외쳤고, 수능을 보러온 학교선배에게 따뜻한 초콜릿음료를 건넸다. 음료를 받고 고사장으로 무심히 올라가던 여느 선배와는 달리, 이 학생은 너희들 몇 명이냐며 물었다. 책가방과 도시락가방을 내려놓고는 그 안에서 무엇을 꺼내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수고가 많다며 아침에 누군가에게 받았는지 초콜릿 한 상자를 건네주었다. 흐뭇한 미소를 짓고는 수고하라며 고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그 학교는 내 모교였는데 내 모교 후배가 나를 순간 부끄럽게 만들었고, 시험결과를 떠나 나보다도 몇 개의 관문을 통과한 멋있는 청년 같았다. 한동안 그 후배의 마음이 마음속에 남아 떠나질 않았다. 우리아이도 공부 잘하고를 떠나서 저 따뜻하고 넉넉한 마음을 갖고 자랐으면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