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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할머니는 텃밭농사에 필요한 소소한 잡일과 동구 밖 고추밭, 목화밭 농사 일손을 거들도록 하셨다. 그때는 꾀가 나 도망다니기 일쑤였는데 지금 와 생각해보면 장성한 삼촌과 고모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중학생 삼촌만 시골에 남아 있어 그러셨나 보다. 얼마나 일손이 딸리셨으면 고사리 손이 필요하셨을까.
이렇듯 농업인구의 감소에 따른 노동력의 부족과 고령화는 이미 오래된 일이다. 2010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농가의 83.3%가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적기영농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농가의 73%가 고용노동력을 필요로 하다고 응답할 만큼 농업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2010년 기준, 우리의 곡물자급률은 26.7%(사료용 포함)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회원국 중 최하위권(27위)이다.
농업경쟁력제고를 위해 토지확보와 자본도 수반돼야 하지만, 안정적인 농업인력의 확보도 필수적이다. 현재의 농업노동력으로는 농업경쟁력강화는 고사하고 식량안보차원의 방어도 제대로 하기 버겁다. 동시다발적인 자유무역협정(FTA)추진에 따라 갈수록 농업생산기반이 취약해지는 상황에서 천하의 근본인 농업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이러한 때에 문을 연 농협 농촌인력중개센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일자리를 찾는 유휴인력과 일손이 필요한 농가를 매칭해주는 사업을 주로 한다.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 자원봉사를 원하는 단체 혹은 개인, 일손이 필요한 농업인은 전국 158개 농정지원단의 광역네트워크에 등록하면 된다.
전산시스템이 구축돼 전국 모든 지역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일자리 참여자는 단순한 작업에서부터 원예, 과수, 화훼, 축산 등 전문분야를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농협에서 상해보험을 무료로 가입해주니 혹시 생길지 모를 재해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다. 일손 필요 농가는 참여자의 연령, 성별, 특기, 적성을 참고해 인력을 공급받는다. 자원봉사자는 VMS(사회복지 자원봉사관리 운영시스템)인증을 통해 일손 부족한 농촌도 돕고 자원봉사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용인은 경기도의 대표적인 도·농복합지역이다. 때문에 농촌인력중개센터의 취지와 목표를 잘 살릴 수 있는 지역이다. 중개센터가 주민 간 상생협력의 전통과 애향심을 높이고 도시와 농촌을 잇는 교량역할을 충실히 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