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엽기적 살인행각으로 '제2의 오원춘 사건'으로 불리는 10대 소녀 살인 피의자 심 아무개씨. 그는 지난 10일 취재진의 범죄동기 등에 대한 질문에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해 충격을 더했다.

용인에서 발생한 10대 남성의 엽기 살인사건에 따른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제 2의 오원춘 사건’이라 불리는 이번 살인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해 지고 있다.

피의자 심 아무개(19)씨는 범죄전력과 정신 병력이 없음에도 불구, 맨정신에 10대 여성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장시간에 거쳐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심 씨는 지난7일 오후 8시께 성남에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친구 최 아무개(19)씨와 만나 밤새 놀다 다음날인 8일 오전 5시29분께 최씨와 함께 기흥구의 한 모텔에 투숙했다. 이후 심 씨는 한 달 전 친구 소개로 알고 지내던 김 아무개(17)양에게 ‘모텔로 놀러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양은 같은 날 오후 3시30분께 심씨와 최씨가 있는 모텔에 들어갔다. 심씨는 최씨가 ‘약속이 있다’며 같은 날 오후 7시38분께 모텔을 빠져나가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김양을 위협, 성폭행했다. 심 씨는 김양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문을 나가려하자 목 졸라 살해했다.

이후 심 씨는 시신을 욕조로 옮긴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했다. 이 과정에서 심 씨는 흉기가 부러져 범행이 여의치 않자 모텔을 나와 흉기 1개를 추가로 구입하고 시신을 담을 김장용 비닐봉투를 사오기도 했다.

그는 김장용 비닐봉투에 시체를 옮겨 담았고 범행은닉을 위해 훼손한 시신일부를 수 십 차례에 거쳐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려 유기했다.

범행을 마친 심 씨는 9일 오후 2시7분께 김양 시신 일부와 범행과정에서 핏자국이 묻은 수건 등을 담은 김장용 비닐봉투를 들고 모텔을 빠져나갔다. 그는 곧바로 자신이 살고 있는 처인구 이동면의 집으로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시체를 담은 비닐봉투는 본채 옆에 자신이 거주하는 이동식 컨테이너 주택 장롱에 감췄다.

심 씨는 9일 오후 8시10분께 싱가포르에 있는 김양 어머니의 연락을 받은 외할아버지의 112 미귀가 신고를 접수 한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10일 0시30분께 자수했다.

심 씨는 검거직후 경찰에서 “성폭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김양이 강하게 반항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후 “성폭행을 한 뒤 경찰에 신고할 것이 두려워 살해했다”고 번복했다. 또 시신훼손 이유로는 “김양 시신을 모텔 밖으로 가지고 나가기 쉽게 하기 위해 그랬다”고 말했다.

심씨는 지난 10일 시신 훼손시간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10시간 정도 시간이 지났으며,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조사결과 심씨는 범죄전력이나 정신병력은 없지만 지난해 10월 월미도에서 물에 빠져 자살을 기도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2주간 심씨를 치료한 의료진은 ‘상세불명의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진단을 했다.

할머니, 부모, 형과 함께 거주하는 심씨는 지난 2011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자퇴를 했지만 평소 아르바이트를 하며 평범하게 생활해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심씨 거주지 인근 주민들은 “심씨가 평소 매우 조용한 성격으로, 사람들의 눈도 잘 마주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김양은 오래 전 가족들과 함께 싱가포르에 건너갔다가 현지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3년 전 혼자 귀국해 고등학교를 다니다 2011년 고1 때 자퇴하고 용인 기흥구 오피스텔에 거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SNS에 심경토로 … 경찰·취재진도 충격

심 씨는 범행 후인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내용의 심경을 그대로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범행현장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뒤 함게 있었던 친구에게 전송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심 씨는 피해자 시신을 훼손한 9일 새벽 친구 최 씨에게 두 차례 시신 훼손 사진을 보내고 ‘작업하고 있다’, ‘여긴 지옥이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16차례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최 씨는 이를 인터넷에서 내려 받은 사진으로 알고 “장난하지 말라”며 답장을 보낸 뒤 잠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심 씨는 범행 뒤 범행과 관련해 4건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지난 9일 오후 3시29분께 자신의 SNS에 “내겐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이젠 메말라 없어졌다. 오늘 난 죄책감이란 감정도 슬픔도, 분노도 느끼지 못했다. 아주 짧은 미소만이 날 반겼다. 오늘 이 피비린내에 묻혀 잠들어야겠다”고 남겼다.

이후 심 씨는 “활활 재가 되어 날아가세요. 당신에게 악감정도, 좋은 감정도 없었다. 날 미워하세요. 난 지옥에 가고 싶었어요. 난 오늘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으니 지옥가서 벌 달게 받죠....”라며 숨진 김양을 조롱하는 듯한 글도 남겼다.

이어 같은 날 오후 6시28분에는 자수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오늘따라 마음이 편하다. 미움도 받겠지만 나에 대한 실망이 참 크겠지만, 그래 난 미운 놈이야. 편하게 가자”라는 글을 남기고 경찰에 자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