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시 집행부가 고육지책으로 내용적 감액추경을 마련했고, 시의회 역시 재정상황을 인식해 이를 승인했지만 시와 시의회 모두 찜찜한 분위기다.
예산 심의과정에서 나타난 시 공직자들의 무책임한 답변과 태도 등으로 인해 ‘상임위 예산안 부결’이라는 사상 유래없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역대 최악의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 고위 공직자들의 인식개선이 선결과제라는 지적이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이건한)는 지난 14일 회의를 열고 시에서 상정한 1조 6441억 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의결했다.
예결위는 이날 시 집행부에서 제출한 예산 중 용인도시공사 직원 성과급 4억 8900만원과 건물 보수공사 예산 1억 2000만원, 농업정책과 클라인가르텐 조성공사 2억 5000만원 등 총 8억 6000여만원을 감액해 예비비로 편성했다.
이번 추경예산 심의를 두고 시와 시의회는 모두 역대 최초의 상황을 연출했다.
최초의 감액예산 편성과 사상 초유의 예산심의 보이콧이 그것.
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예결위 심의직전인 지난 13일 도시위 소관사업 예산안을 모두 부결했다. 시의 안일한 예산편성과 집행에 대한 경종을 울리겠다 의도인 셈.
이윤규 의원장은 “감액 추경이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시 재정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시의원들의 기본 입장이었다”며 “그러나 심의과정에서 사무관들의 불성실한 답변과 태도 등은 93만 시민의 대표로써 도저히 넘어갈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도시위 측의 예산 부결로 시와 시의회 일각에서는 한때 추경예산안 부결이라는 초유의 사태도 예견됐다.
그러나 시의회 측은 추경예산이 부결될 경우 경전철 지방채 상환일정 등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한 예결위원장은 “통상적으로 상임위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예결위 심의의 관례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일단 예산안을 그대로 심의했다”며 “이번일을 계기로 시 공직사회가 사태의 심각성을 다시 인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경예산안은 17일 열리는 제179회 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