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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획물

운명은 의지에 있다

사주명리로 본 세상이야기

   
상담을 하다보면 한국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알게 모르게 운명을 믿고 그것에 순응하려고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국사회는 전통과 윗사람을 존중하는 문화적 토양이 있다. 그래서 주위환경에 순응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질책한다.

의심이 갈만한 것을 질문을 하거나, 남들은 인정하지 않지만 자신은 옳다고 생각하는 함부로 고집해서 안 된다. 그냥 말없이 중간만 가는 것을 좋은 미덕이며 처세라는 것을 알게 모르게 배우며 익혀간다. 이러다 보니 자신을 세우지 못하고 휩쓸려 가는 삶을 살게 되는데, 자연스럽게 운명을 받아들이는 순응기제만 발달하는 것 같다.

상담하면서 느끼는 제일 난처한 질문은 언제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있냐는 질문이다. 필자는“지금 당장 하시면 되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한국 사회에서 그렇게 마음대로 살아갈 수가 없다는 것을 안다. 너무도 수많은 안 되는 이유가 있어서 결국 “참고 사는 수밖엔 없네요.” 라는 그가 원하는 답밖엔 줄 수가 없다.

일단 내담자가 홀로 운명을 개척하거나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고 있다. 너무도 수동적인 정서로 인해 운이 좋아져서 의지할 누군가를 만나게 되거나 귀인이라도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자신이 따라야만 할 운명이 있을까? 그건 아무생각 없이 사는 동물에게는 반드시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인간은 생각하고 인지하기 때문에 인간에겐 없다고 말하고 싶다. 길 앞에 함정이 있다는 것을 아는데, 그걸 무시하고 그 위를 걸어갈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무서운 폭풍우가 온다고 하는데, 대책을 세워놓지 않고 놀러갈 생각을 하는 바보를 인간이라고 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예견된 것에 대비를 한다. 운명이란 단지 날씨 같은 것일 뿐이다. 햇볕 들 때 빨래를 말리면 더 잘 마른다. 그런데 이것이 운명이여서 햇볕이 들지 않으면 빨래를 말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이 아닌 바보이다. 빨래는 밤에도 말릴 수 있고 그늘에서도 생각만 있다면 말릴 수 있다.

오로지 자신의 처지와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는 지혜만 있다면 그 어느 곳에서라도 자신의 운명을 선택하고 만들어 갈 수 있는 게 인간이다. 하지만 의존적이며 순응에 길들여진 인간은 그런 능력이 자신의 것임을 인지하지 못한다.

특히 좋은 환경에서 살아왔던 사람들과 먹을 것을 스스로 해결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여름인지 겨울인지를 구별하지 않는다. 물질문명이 발달한 편안하고 풍족한 현대사회의 바보들은 아파트와 슈퍼마켓이 있는 환경 속에서만 살아 갈수 있다고 착각한다.

편안함에 길들여져 인간은 우리가 어디서든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만다. 대신 돈에 의존하고 타인과 사회의 시선에 굴복하면서 근근한 생존을 위해 비굴함만을 갖게 된다. 그들에게 운명은 이미 자기 것이 아니게 된다.

지금당장 의지를 가지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물론 실패가 따라올 수 있고 아픔이 있을 수도 있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것은 인생을 살아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어느 내담자 중에 고전의 해석으로 사주의 운이 너무도 나빠서 망했을 거라고 생각되는 중소기업체의 사장이었다. 하지만 그분은 운영을 잘하고 있었다. 경쟁도 심하고 말할 수 없이 어려웠지만 늘 감사하는 마음과 의지와 지혜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 분의 사주를 상담해주는 필자가 민망해졌다. 이미 그는 자신의 상황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으니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