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주변의 산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공기를 헤치며 진입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니 학교 건물에 부착된 슬로건이 눈에 들어온다.
‘사랑을 나누며 꿈을 키우는 모두가 행복한 상하교육’
상하중학교를 진두지휘 하고 있는 곽한중 교장은 크게 사랑 나눔 교육과 꿈 키움 교육이라는 두 개의 운영 방향에 맞춰 학교를 이끌어가고 있다.
■사랑 나눔 교육
“교사가 선해야 아이들이 선해진다. 그게 본보기라고 늘 교사들에게 이야기 합니다. 학생을행복하게 하는 게 상하중학교의 가장 주안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배려, 존중, 사랑을 몸으로 배우고 익혀 그런 좋은 인성을 갖춘 어른으로 커나가기를 바라는 것은 곽 교장의 엄중한 꿈이면서, 자애로운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교장실의 탁자에 신뢰라는 제목의 좋은 글귀가 게시돼 있다. 곽 교장은 수시로 좋은 글귀를 찾아 교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교장실 탁자에 게시한다.
올해 새로 부임한 교사들에게도 ‘신뢰’라는 글을 프린트해 한 장씩 배포하는 것으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학생들의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품고서 대하고, 학생들을 자기 몸의 일부인 듯 신뢰하라고 하는, 마치 부모 같은 사랑을 베풀라”는 인사말에 다름 아니다.
교장실에는 잠금 장치가 없다. 누구나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게 늘 열려있다. 교장실 한 켠에 회의용 테이블이 놓여있는데, 학생들이 놀러 오거나, 학생들을 불러들여 곽 교장이 대화를 나누는 자리다. 한여름에 운동하다가 아이들이 문 열고 들어와 음료수를 달라고 하기도 하고, 말썽을 피운 학생들을 데려다가 책을 읽힌다든가, 과자를 주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교장이 베푸는 무한 사랑을 느끼는 학생들은 눈 많이 왔을 때 교사들과 함께 눈을 치우는 대견한 답례를 보내기도 한다.
■꿈 키움 교육
보기 드물게 상하중학교는 학교가 꿈을 가지고 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이 30년 후에 노벨상을 타는 것을 우리 학교의 꿈으로 설정했습니다. 꿈을 키우는 교육이 상하 교육의 핵심입니다.”
학생들에게만 꿈을 가지라고 강조하는 여느 학교들과는 달리, 상하중학교는 학생과 학교가 모두 각자의 꿈을 가지고, 그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학교의 큰 꿈 아래서 학생들 개개인이 꿈을 키워가는 학교.
곽 교장은 1학년 때부터 늘 꿈과 목표를 가질 것을 강조하며, 꿈을 제대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독서지도, 진로체험 등을 통해 적성을 파악하도록 돕고 있다.
“꿈을 정하는 데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과, 세상의 흘러가는 방향을 바르게 아는 것이 필요 합니다. 학교에서는 세상을 바르게 알도록 독서교육을 실시합니다.”
곽 교장은 관심 분야와 관련된 책을 최소한 10권 이상 읽어볼 것을 권한다고 한다. 흥미를 느끼고 몰입되면 진로가 맞는 것이라고 말한다.
방학 중에 전교생 대상 독서캠프를 연다든가, 독서노트를 제공해 주고, 특히 전 교과 관련 독서활동을 수행평가에 반영하는 색다른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교사들이 교과와 관련된 필독도서를 뽑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데, 이는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의 책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계속 탐색 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지구촌 시대, 우주시대에 맞는 리더 교육
곽한중 교장은 미래 문화를 선도할 글로벌 리더 육성에도 큰 정성을 쏟고 있다.
지구촌 시대에 의사소통과 국제 예절에 대한 소양을 갖춰야 한다는 곽 교장의 의지는 아침시간을 활용해 전교생이 영어권 영화를 원어로 감상하게 한다. 20분씩 영화를 상영하는데, 듣다보면 귀가 트이고, 그들의 생활과 문화를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
곽 교장은 또한 반별로 팝송 합창을 진행시켜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상하중학교 3년을 마칠 때면 최소한 3곡의 팝송을 부를 수 있게 된다. 외국인 앞에서 팝송 한곡정도 멋지게 부를 수 있는 실력을 키워주고 싶어 서다. 1인 1영시 낭송도 마찬가지다. 매달 한 국가의 문화에 대한 탐색을 시도하는 월별 1국가 체험 교육도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
곽 교장은 세계인과의 감성소통도 중요하게 여겨 아트 프로젝트도 실시한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클래식을 들려주고, 학년별 게시판에 나도 화가 상설전시장을 운영 한다. 쉬운 전시, 쉬운 접근, 늘 평소 하던 그대로의 것을 하게 함으로써 부담을 덜어주는 가운데 창의성을 공유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스포츠동아리도 활성화 시키고 있다.
■수학여행 대신 봉사체험, 아버지 캠프도
올해는 2학년 수학여행을 대신해 음성 꽃동네로 봉사체험활동을 2박3일 다녀올 계획이다. 곽 교장은 봉사도 하고 우정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학기 기말고사 후에는 아버지와 함께 하는 학교캠프도 운영했다. 올해도 열 계획이다. 학교에 텐트를 치고 평소 대화가 뜸했던 아버지와 밥을 해먹으며 1박을 하면서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게 했다.
상하중학교는 개교한 지 올해가 3년째 접어드는 신설학교다. 그러나 곽 교장의 이같은 디자인에 힘입어 벌써 용인외고에 2명이 합격하는 외에 나머지 졸업생들도 모두 희망하는 학교에 진학하는 결실을 거뒀다.
첫해에 9명의 졸업생을 냈고, 올해 37명의 졸업생을 내는 등 많지 않은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기초가 탄탄해 명문 반열에 오를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현재 전교생이 549명으로 늘었다. 인근에 좋은 학교로 소문이 나면서 학생들이 전학을 오고 있다.
개교준비와 함께 첫 교장으로 부임한 곽한중 교장. 그래서 학교에 대한 애착,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 더욱 애틋하다. 본인이 준비한 학교에 아이들을 새로이 맞이하면서, 아이들의 푸른 미래에 대한, 학교의 빛나는 미래에 대한 곽 교장의 멋진 꿈도 함께 디자인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