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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교육

학생ㆍ학부모ㆍ교사ㆍ독서삼매경…아이들 지ㆍ덕ㆍ체 인재로 '쑥쑥'

교문에 들어서면 향기가 가득한 학교

리딩으로 리드하는 독서교육을 체계적으로 펼치고 있는 용인백현초등학교(교장 오상관).  

   
▲ 오상관 교장

오상관 교장과의 몇 마디 대화만으로도 백현초등학교가 독서 교육으로 꿈틀거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오 교장은 기본에 충실한 학교 교육과 지덕체를 겸비한 전인 교육에 주력하면서, 특히 독서교육을 중점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백현초등학교는 오 교장을 비롯해 교사, 사서, 북 맘 등 독서를 리드해주는 그룹을 중심으로 1400여명의 전교 어린이와 학부모 모두가 독서의 즐거움에 풍덩 빠져있다. 봄 방학 중임에도 학교 곳곳에는 지난해의 독서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듯 했다.

아침 10분 독서운동을 비롯해 1인 100권 읽기 운동 등을 통해 지난해 백현초등학교에서는 14만여 권의 책이 읽혔다. 올해부터는 아침 독서 20분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글로벌 인재 육성과 자기 주도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독서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0.1%의 리더들이 모두 독서광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세상을 지배하는 리더들이 독서광이었음은 이제 각종 매스콤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독서의 중요성을 모두 느끼고 있다.

아인슈타인, 뉴턴, 에디슨 등 위대한 과학자는 물론 알렉산더대왕, 세종대왕, 정조 대왕 등 위대한 국가 지도자, 카네기, 워런 버핏, 이병철, 정주영의 황금손의 바탕 등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독서라는 점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그렇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독서의 중요성을 안다 해도,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해도 막상 책을 읽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런 면에서 백현초등학교는 독서에 흥미와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어 어린이 모두가 책을 읽게 만드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아이들을 독서에 환호하게 하고, 생전 책 이야기를 안 하던 어린이들이 집에 돌아와 엄마한테 책을 읽어달라고 조르게 변화시키는 원동력.

그것은 다름 아닌 오 교장을 중심으로 학교와 학부모 모두가 한마음이 돼 방법을 연구하고, 꾸준하게 운동을 전개시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학교에 책 읽는 분위기가 조성됐죠. 1, 2학년은 어머니들이 아침에 책을 읽어주고, 나머지 학년도 아침 10분 독서운동을 전개해오다가 목표를 두고 읽게 했습니다. 100권이라는 목표가 설정되니 아이들이 더 열광했습니다. 저학년은 쉽게 읽는데 고학년은 책 내용도 어렵고 달성하기가 쉬운 목표는 아니었지만 모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사제동행은 물론이고 부모도 함께 책을 읽어나갔다. 어린이들에게만 책을 읽으라면 잘 안 읽는다. 선생님과 학부모가 함께 가야 아이들이 즐거워서 더 열심히 읽게 된다. 학부모들이 하루에도 수 십 명씩 도서관에 들러 아이책과 자신이 읽을 책을 빌려가고, 사서 교사에게 독서 상담을 받는 진풍경이 백현초에서는 일상사가 돼 버렸다. 학부모와 학교의 소통을 통해 어린이의 독서 지도가 더욱 자연스럽고 깊게 전개됐다.

   
물론 백현초는 밝은 샘 독서 프로그램으로 명명된 스토리가 있는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에서 자체 제작한 독서기록장을 전교생에게 나눠줘 독서 기록을 권장하고, 독서 논술대회, 분기별 독서 신문 만들기, 독서 골든벨 등 다양한 독서 이벤트를 통해 독서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매달 ‘책벌레 명예의 전당’을 운영한다. 학년별로 3명씩 선정해 약 20여명을 뽑아 도서관 벽에 모든 어린이들이 볼 수 있도록 게시한다. 한번 선정된 어린이는 재차 선정되지 않도록 해 많은 어린이에게 기회가 주어지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독아 시상을 1년에 1, 2학기 두 차례, 가급적이면 많은 어린이들에게 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실시하고 있으며, 매달 상품을 시상해 책을 읽게 이끈다. 이는 유대인 어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손가락 끝에 꿀을 묻혀 알파벳을 익히게 해 배움이 꿀처럼 달고 맛있다는 것을 몸으로 배우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오상관 교장은 조회시간에 어린이들이 경기도교육청의 독서종합시스템 활용을 통해 받은 쿠폰을 종합해 학년별로 빵을 한 상자씩 시상하는 이벤트도 벌인다.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재밌는 책도 많이 읽고, 맛있는 빵도 먹으니 아이들은 책을 좋아하게 되고, 행복감에 빠져들게 된다.

도서관에 팝콘 기계와 솜사탕 기계도 마련해 놓고 어린이들에게 즉석에서 간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즐거운 추억이 독서와 함께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인다.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의 독서교육종합시스템을 제일 많이 활동한 학교로 두 달간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용인에 초등학교만 100학교가 넘는 것을 생각해보면 경기도내 초중고교 모두 통틀어 선정됐으니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일 년에 12학교밖에 선정될 수 없음을 감안하면, 두 달간의 연속 1등은 큰 명예이고 용인백현초 어린이들의 승리다.

타 학교 사서 연수가 열림은 물론 학교 관계자들이 독서교육을 벤치마킹 하러 오기도 한다.

신중하게 장서를 구비하다보니 오히려 시립도서관 보다도 알차고 알짜라는 칭찬을 듣는 것도 예사가 됐다.
“독서를 통해 인성 교육이 이뤄집니다. 학교 폭력도 다스려지고요. 좋은 책 선정 방법은 별도로 없다고 봅니다. 엄마 맘에 드는 책이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읽게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책 선정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열정적인 독서 맘들은 지난해 독서의 달을 맞아 직접 대본을 만든 백설공주가 아닌 흑설공주의 반전을 담은 연극을 공연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인기가 뜨거웠다. 이처럼 학교와 학부모가 일체가 돼 어린이들의 교육을 고민하는 학교. 올해는 독서교육을 특색교육으로 계속 진행하면서 진로교육에 역점을 둘 계획이란다. 가을에 실시하고 있는 꿈 발표회에는 어린이들의 꿈이 무지개처럼 피어난다고 한다.

용인백현초등학교의 체계화된 독서 교육과 진로 교육을 통해 세계를 이끌어갈 0.1%의 리더들이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