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0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청소년/교육

국공립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 이연희 원장

필자는 용인에서 18년간 어린이집 운영을 해 왔다. 지난 1995년부터 지금까지 그야말로 어린이집이 설립되기 시작하던 초창기에 개척자와 같은 마음으로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민간 어린이집을 시작했던 것 같다.

처음이라 좌충우돌하며 의욕만 가지고 시작한 민간 어린이집을 4년 정도 운영하고 있을 때 용인에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4개소 있었는데 그나마 시설이 열악하여 국공립 어린이집 이라 하더라도 모두 기피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던 중 1999년 2월 구성읍 청덕리에 60평 정도의 이층짜리 국공립 어린이집이 설치되면서 국공립 어린이집에 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때 필자는 5:1의 공개경쟁을 통하여 국공립 어린이집을 위탁받았다. 어린이집의 위탁기간은 2년이였는데 민간어린이집 원장들로부터 국공립 어린이집 설치에 대한 반대여론이 심하여 상당히 어려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렇게 시작 된 국공립 어린이집 운영이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금까지 운영을 하고 있다. 위탁받은 이후 서류 심사만으로 재위탁을 한경우도 있었지만 지난 2004년부터는 위탁 기간이 3년으로 변경되면서 2006년 2009년 두 번의 공개위탁과 2012년 서류심사를 통하여 재위탁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08년 10월 어린이집 평가인증을 통과해 우수어린이집으로 인정을 받았다 . 또한 2012년 1월 재인증 평가도 좋은 점수로 통과하면서 어린이집은 나름대로 운영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지역사회에서 호평을 받으며 잘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용인시 지역신문의 철밥통 운운하는 연이은 비판의 목소리로 인하여 어린이집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이제는 불신감이 팽배하여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하여 나름대로 잘 운영해 오던 어린이집 원장마저 함께 매도되는 지경에 이르러 있다.

오랫동안 운영해 온 것이 마치 잘못된 관행으로 취급이 되고 있는 현실이 참 우리를 슬프게 한다. 초창기에는 보수도 적게 받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명예와 자부심으로 운영해 온 분도 있는데 이러한 공적들이 오히려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현재 용인시에는 어린이집이 1000개소가 넘는다. 그중 국공립 어린이집도 27개소로 늘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3%도 안되는 숫자 이지만 국공립 어린이집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또한 안정적인 운영의 기회를 갖고자하는 원장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용인시보육조례가 개정 되었다. 조례개정대로 한다면 잘해야 두 번의 위탁 기회만을 받을 수 있다. 6년의 위탁기간이 주는 느낌은 단순 계약직처럼 생각된다. 아무리 유능한 원장이라 하더라도 더 이상의 기회는 없는 것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누구에게나 운영의 기회를 주기위한 기관은 분명히 아닐 터인데…. 오히려 위탁자격 심사기준울 강화해 제대로 자격을 갖춘 자가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이 옳다고 생각한다.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는데 운영을 하고 있던 6년 동안 모두에게 신뢰받던 원장이 계약만기가 되었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바뀌는 것은 교사들 뿐 만 아니라 학부모와의 관계유지도 원만하게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아이들에게도 그에 따른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은 당연하리라 짐작된다.

혹자는 자주 바뀌므로 좋은 점을 나열할 수 도 있겠으나 일반 회사나 학교와는 다르게 어린이집의 특성상 원장, 교사, 학부모, 아동, 그리고 지역사회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어느 한 체계가 흐트러지면 안정을 찾기까지 상당기간 어려움을 감당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필자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보육관계자 모든 분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원장, 교사, 아이들, 학부모 모두가 안정적으로 어린이집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누구나 공감하는 공정한 보육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알리고자 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