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5000억여 원 규모로 편성된 용인시 2010년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과 관련, 시 집행부 측이 상현교차로 조성사업에 따른 부담금 등 일부 예산을 목적과 다르게 편성해 논란이다.
특히 일부예산의 경우 실제 필요한 예산보다 턱없이 적은 규모의 선심성 예산도 있어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현직 시의원들의 밀어 넣기 식 선심성 예산도 다수 편성된 것으로 알려져 방만한 재정 운영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시의회 지미연 의원에 따르면 시 측은 상현교차로 개선사업에 따른 광교지구 등의 개발부담금 170억 원을 세입으로 편성했다.
그러나 상현교차로 사업의 예산은 당초 본예산에 편성된 100억 원에서 오히려 20억 원을 삭감했다.
상현교차로 개선사업의 경우 당초 시 측이 시급성을 이유로 지난해 지방채 발행 당시 33억 원의 지방채 발행을 승인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지 의원이 “시급하기는 하지만 6개월 후면 개발 부담금 등이 들어 올테니 그때 예산을 편성하자”며 부결했다.
이후 시 측은 올해 본예산을 편성하며 사업의 우선순위를 고려, 1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시는 1차 추경을 통해 170억 원의 추가사업비가 확보 돼 총 270억 원의 사업예산이 확보 됐음에도 오히려 당초예산보다 20억 삭감된 80억 원을 편성했다.
즉, 상현교차로 사업 예산 190억 원이 다른 사업 등에 편성된 것. 뿐만 아니라 1차 추경으로 증액된 500억 여 원의 예산 중 190억 원이 상현 교차로 관련 예산인 셈이다.
지미연 의원은 “상현교차로 개선사업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해 말하던 시 집행부 측이 어떤 생각으로 예산을 편성했는지 의문”이라며 “결국 특정의 다른 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책정됐던 예산마저 삭감한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 측은 예산 편성상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측은 “단일 사업에 대해 1년 간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의 규모가 있고, 상현 교차로 사업의 경우 연 80억 원의 예산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예산 편성과 관련된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기흥레스피아 운동장 조명설치의 경우 실제 필요한 예산의 약 25%만 편성돼 생색내기용 아니냐는 비난이다.
시는 이번 추경 예산안에 기흥 레스피아 운동장 조명설치 예산 3억 원을 편성했다.
기흥구 축구협회에 따르면 기흥 레스피아 조명탑의 경우 최소한 1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 축구장 야간 경기를 위한 조명의 경우 16구 이상의 전구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
실제 일반 테니스 경기장에서 사용하는 야간 조명(전구 1~2구)의 경우 약 5000여 만원이 소요된다.
축구 관계자는 “축구구장 특성 상 야간경기를 위한 조명의 경우 매우 밝아야 하며 통상 1개소 당 3억 여 원이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 측은 예산 산출 근거에 대해 이렇다 할 대답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기흥 레스피아 조명탑은 당초 지난 2005년 레스피아 준공당시부터 하수도 사업소에서 추진됐지만 인근의 철새 도래지 등 환경보호를 위해 보류된 바 있다.
당시 시 관계자는 “레스피아 운동장 인근에 대단위 철새 도래지가 있어 환경단체의 반발로 건설이 무산된 바 있다”며 “뿐만 아니라 현재 시에서 건설 중인 생태습지 등 주변 환경여건을 볼 때 건설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시의원은 “시 집행부 측이 예산이 없어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하며 어떻게 이 같은 예산을 편성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세밀한 심의를 통해 눈가리기 식으로 편성된 예산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