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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교육

건강까지 책임지는 시원한 민요가락

이제는 평생교육이다① | 용인송담대학 평생교육원 경기민요 동아리
실력도 수준급…각종 행사에 단골 초대손님

   
 
13일 오후 2시 용인송담대 평생교육원 강의실.
애절하다가 흥에 겹다가 교훈적이기도 한 탁 트인 경기민요의 가락을 듣고 있자니 “아! 이것이 우리 것이로구나!” 하면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우리 민요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있다가, 그것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멋진 가락과 심오한 가사에 맞닥뜨리고 나니 이런 멋진 노래가 우리 국악이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움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국악인 김정아 선생이 강의하는 경기 민요 중급반 강의는 처음부터 이렇게 멋들어진 민요로 시작했다.
50여분동안 스승과 제자가 모두 쉼 없이 노래를 하고 10분 정도 쉬기를 3시간 내리 한다.

김 선생은 워낙 단련된 터라 걱정할 게 없을 터이지만, 학생들한테 목 괜찮냐고 물으니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목소리에도 힘이 생긴다”며 거뜬하게 말했다.

목이 쉬고 풀리는 과정이 되풀이 되면서 강하게 단련된 목소리가 생겨나는 것이란다.
김정아 선생의 손짓에 따라 1절, 2절, 돌아가면서 한명씩 노래를 하고 나머지 학생들이 후렴을 함께 한다.

“목소리를 던지세요.” “끊지 말고 하세요.”
김 선생은 학생의 부족한 부분을 노래를 하는 과정 속에서 바로 잡아준다. 노래는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얼씨구 잘한다.” 다음 학생이 잘 하니 기분 좋게 칭찬해준다.

경기민요를 배우는 주부들이 부럽다. 카랑 카랑하고 시원한 목소리로 굴림과 꺾임을 자유자재로 하면서 스승과 함께 힘차게 목소리를 토해내는 주부들을 보면서 어떻게 민요를 배울 생각을 했을까 존경스러운 마음이 든다.

“민요를 원래부터 좋아했어요.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라고 할까요. 가족들도 민요를 배우는 것을 적극 지지해줘요. 특히 민요를 부르면서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남편들도 적극 지원해주고 있어요.”
김정숙씨는 특히 협심증에 두통까지 있었는데 국악을 배우고 나서는 병이 싹 나았다며 민요 예찬을 했다.

홍영숙씨는 군포에서부터 민요를 배우기 위해 장 거리에도 아랑곳 않고 달려온다고 했다. 멀리 평택 안성에서도 수강하러 온다. 요즘은 휴가철이라 빈자리가 많지만 평소에는 20여명의 학생이 열창을 한다.
이 강좌는 가장 연장자이면서 경기민요반의 초대 회장인 황근숙(아미원 사장·용인여협 초대회장 역임)씨의 건의로 생겨났다. 평소에 국악을 좋아하던 황 사장은 민요를 배우고 싶어 하던 차에 김정아 선생을 소개받고는 개인적으로 배움을 시작했다.

“배우면 배울수록 경기 민요의 멋과 감칠맛에 깊이 빠져들게 됐어요. 이렇게 좋은 것을 나 혼자만 배울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강좌를 개설해 줄 것을 대학측에 건의해 오늘의 중급반에 이르렀어요.”

“민요를 배우는 3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에요. 민요가 가정 생활에도 도움이 되요. 민요 가사에 사랑과 미움과 그리움 등 감정 표현이 잘 돼 있어 하고싶은 얘기를 노래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어요. 듣는 사람들이 무척 좋아해요.”

개설당시 초급반이던 학생들. 민요를 좋아했어도 전문적으로 배워 본 적이 없던 학생들은 호흡법, 창법을 익혀가며 열정을 다해 배운 결과 오늘의 중급반 실력에 올랐다.

“재능 있는 학생들이 많아요. 우리 국악이 많이 보급됐으면 해요. 특히 민요는 주부들만 배우는 것이 아니에요. 남녀노소 누구나 배울 수 있어요. 여가 선용에 더없이 좋은 장르에요. 모임 같은 데서 한곡을 불러보세요. 모두 부러운 마음을 가질 거에요.”
김정아 선생은 우리 국악이, 민요가 더욱 보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치 깊은 계곡에 앉아있는 듯 한 착각마저 주는 깊은 멋과 맛이 우러나는 경기민요. 창부타령, 강원도 아리랑, 한오백년 등 경쾌하고 밝은 가락은 근심을 날려주고, 애절하고 애틋한 가사는 마음을 차분하게 진정시켜 주는 것이 건강을 책임져줄 것이란 믿음이 간다.

김정아 선생은 유년시절부터 최창남 선생 문하에 있었고, 안양대학교 국악과에서 늦깍이 공부를 했다. KBS국악한마당 등에 출연했으며, 제7회 대한민국 국악제에서 공연했고, 현재 인간문화재 제31호인 임정란 선생의 전수생이다. 그에게 사사 받고 있는 한국예술종합대학교 김윤희씨와 안양대학교 이대만씨 등이 전국 국악경연대회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이훈구 평생교육원장은 “민요반 수강생들이 용인시민의 날 음식문화축제, 봄꽃축제 등에 초청받아 공연을 하거나 학교 주최 경로행사, 혹은 작품발표회 등에서 관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올 가을 두 번째 작품 발표회와 미국 LA 초청 공연을 계획 중에 있다고 흐뭇해 했다.
그는 또 “수강생들이 열심이고 실력도 우수해 전문 학사 자격증을 주고 싶을 정도”라며 “학위를 주는 과정을 연구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초·중급반을 모집 중인데, 남성에게도 문호를 활짝 개방해 놓고 있다. 문의 330-9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