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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오리농법의 성공사례로 주목을 받아온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오리쌀의 갑작스런 우렁쌀 전환 배경이 논란이다.
원삼 친환경 오리쌀 작목반은 최근 조류독감 등의 이유로 내년부터 오리농법을 포기, 우렁이 농법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렁이 농법으로의 전환 이면에는 용인시 측의 친환경 농법 지원금 등이 거론된 것으로 확인됐다.
작목반과 원삼 농협에 따르면 시 측은 조류독감 발생시 돼지 등 가축류의 추가감염 등을 이유로 오리농법의 포기를 종용했다.
실제 전국적으로 조류독감 파동이 진행됐던 올해 초에도 오리농법 포기를 요구했으나, 농민들의 적극적인 반대로 ‘조류독감 발생시 생산자 측이 책임진다’는 내용의 약속을 한 후 농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시 측은 최근 내년도 농법과 관련, 오리농법을 지속할 경우 보조금을 못 줄 수 있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시 측은 원삼 친환경 오리 쌀 작목회 측에 오리구입비와 유박비료 지원금 등으로 매년 약 1억 3000여 만원을 지원해 왔다.
일반 농법보다 많은 비용과 노동력이 필요한 친환경 농법의 경우 시 등 지자체의 지원 없이는 생산원가와 판매가가 맞지 않아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 일선 농민들의 전언이다.
결국 작목회 측은 현재 오리농법을 진행 중인 182개 농가에 이 같은 내용과 함께 찬반의견을 물었고, 선택의 폭이 없던 농민들은 대부분 우렁이 농법 전환을 찬성했다는 것.
시 측은 “지원금에 대한 강제적 요구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조류독감이 발생할 경우 오리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물론 다른 가축에 대한 방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오리농법 포기를 권유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시 측의 이 같은 설명은 ‘그동안 조류독감 등이 발생한 사례가 없다’며 확고한 방제시스템을 홍보해 온 당초 입장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처사라는 여론이다.
13여 년의 노력 끝에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오리농법’을 지키기위한 대안마련 노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 친환경 농업 포기 ‘우려’
뿐만 아니라 우렁이 농법 전환에 따른 농가부담 증가와 고령자가 대부분인 농촌지역의 특성을 감안하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우렁이 농법의 경우 오리농법에 비해 노동력이 덜 필요한 대신 우렁이 구입비와 설비, 벼 해충 방제를 위한 친환경 약품 사용 등 경영비용이 증가한다.
뿐만 아니라 고령층 농민들의 농법 적응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작목회 관계자는 “오리농법이 힘들긴 하지만 10여 년 간의 노하우로 부담 없이 친환경 농업이 가능했지만 농법을 전한할 경우 또다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판”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작목회에 따르면 현재 오리농법을 진행 중인 농가 중 30% 이상이 친환경 농법을 포기할 것으로 예측했다. 새로운 기술의 현실 적용이 어려운 고령층의 이탈이 많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 농가소득 하락 ‘우려’
농법 전환이 농가소득 저하로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농업 진흥청에 따르면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오리쌀의 경우 우렁 쌀에 비해 저 비용임에도 고가에 거래된다.
실제 10월 초 올해 추곡수매가 논의를 위해 열린 전국 생산자 협동조합 회의에서도 원삼 오리쌀은 가장 높은 가격대로 평가됐다.
뿐만 아니라 원삼 오리쌀의 인지도가 높아지며 고정 고객 층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시 관계자는 “추가 비용에 대한 지원 폭과 교육 및 설비투자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농가소득감소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보조금 지원에 따른 농가 자부담과 보조금 비율은 현재 오리농법에 지원하는 5대5비율이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즉, 시 보조금 증가 폭만큼 농가의 자부담도 증가된다.
시 관계자는 “농가 소득 등의 감소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오리농법 포기와 유지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자체 회의를 통해 조류독감의 원인 등이 밝혀지지 않은 이상 농법 전환이 최선의 방법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결국 농법 전환과 관련, 농가 소득에 대한 영향 및 현실 적용 문제 등 정확한 조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농업과 관련 시 산하 기관인 용인시 농업기술센터 측과의 사전 협의도 없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