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빛 하나 없는 까만 밤, 혼자 지내는 카시타(숙소)
카시타는 벽도 없이 기둥과 모기장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이마저도 이년 반 정도 지나면 흰개미들이 갉아 먹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고 한다. 정글에서는 모든 게 빠르다. 키우는 동물들의 대소변도 며칠이면 사라진다. 그만큼 많은 곤충과 생명이 살고 있다는 뜻이겠지?
할 것도 없이 하루 종일 혼자 시간을 보내다 보니 멍때리는 시간이 생겼다. 그러고 보면 마지막으로 멍때리면서 생각한 적이 언제였지, 어렸을 땐 이런저런 공상을 많이 하곤 했는데. 비 오는 밤이면 저 정글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재규어가 있을 것만 같다.
모기향과 촛불 하나, 해먹 하나와 침대 하나가 전부인 작은 공간에서 완벽히 혼자 지냈다. 그때는 심심해서 얼른 나가고 싶었는데, 요즘은 정글이 조금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