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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의료붕괴… “이러다 다 죽어!”

 

용인신문 | 응급의료의 최종 보루인 응급실마저 셧다운 사태를 맞고 있다. 환자를 태운 119 구급대는 여러 응급 의료시설에 먼저 전화를 걸어서 환자 수용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정부의 일방적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전공의들과 의료계의 반발이 장기화하면서다.

 

최근엔 ‘응급실 뺑뺑이’ 사태를 둘러싼 정부 관료들의 대응안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복지부 관계자들이 잇따라 내놓은 대책안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지다 보니 당정 충돌은 물론 복지부 장·차관 경질론까지 나왔다. 마침내 여당 내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까지 직격한 발언들이 쏟아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의료대란 사태에 대해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낙관적 태도를 보였다. 경증 환자와 중증 환자를 구별, 중증 환자만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는 식의 방안도 제시했으나 세간의 웃음거리가 됐다. 정부는 응급의료 시스템 붕괴 우려가 거세자 고육지책으로 군의관과 공보의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진료 현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큰 모습이다. 그동안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학병원에 군의관과 공보의를 파견한 바 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에도 요식행위로 그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야당은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의료대란 정부 책임론이 분출하고 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현장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정부 고위직 방문을 위해서 보여주기식으로 병원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 고위직이 그런 곳을 방문한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비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의료대란 전공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갑자기 의사들과는 전혀 상의 없이 2000명을 증원했기 때문”이라는 정부 책임론으로 역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증원안 철회를 하는 것을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의료 붕괴 사태의 해법을 제시할 책임, 떠난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만들 책임은 바로 대통령, 총리, 장관에게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군사작전 하듯이 진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2000이라는 숫자 하나에 꽂혀 이 어려운 의료 개혁을 쉽게 하려 했던 단순 무식한 만용부터 버려야 한다”고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심지어 “지금도 대통령은 오기와 독선을 버리지 않고, 총리, 장관들은 사태를 악화시키는 말실수나 하고 땜질식 대책으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면서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은 정부 여당을 심판할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응급실 셧다운 사태도 심각하지만 전국 의과대학들이 2학기 개강을 했음에도 수업 거부 의대생들의 복귀가 저조한 것 역시 큰 문제다. 정부의 섣부른 의료 개혁이 어렵게 일궈낸 대한민국 선진 의료체제를 아예 붕괴, 고사시키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