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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

잼버리 대원 5000여명 “원더풀 용인”

지역 내 대학교 기숙사ㆍ기업연수원 등 15개 시설 입소… 문화체험 기회
공직사회, 발 벗고 나서 구슬땀 … 국제적인 망신 이미지 회복 동분서주

 

지난 9일 처인구에 위치한 와우정사를 찾은 세계 잼버리대회 네덜란드와 핀란드 대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세계잼버리대회에 참가한 대원들 중 35개국 5023명의 대원들은 지난 8일 폭염과 태풍 카눈을 피해 숙영지인 새만금 대회장을 떠나 용인지역 내 15개 대학교 기숙사와 기업 연수시설 등에서 남을 일정을 보냈다. 

 

[용인신문] 전북 새만금 세계잼버리 캠프에서 폭염과 열악한 시설로 고통을 호소하던 35개국 5000여 명의 잼버리 대원들이 용인에서 웃음을 찾았다.

 

태풍 카눈을 피해 지난 8일 용인지역 내 대학교와 기업연수원 등 15개 시설로 배치된 5023명의 대원들은 용인시와 기업, 시민들의 따뜻한 환영과 지원, 문화체험에 큰 만족감을 보이며 세계잼버리 대회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용인시 공직자들을 비롯해 경찰과 소방인력, 기업과 대학 등 각 생활시설 관계자들은 용인을 찾은 대원들의 세계 잼버리대회 ‘해피엔딩’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새만금 숙영지에서 큰 불편을 겪은 청소년들에 대한 미안함과 대한민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정부를 대신해 희생을 감내한 것.

 

지역사회 내에서는 용인 공직자들과 사회단체 등의 위기 대응 역량이 정부보다 낫다는 평가다.

 

△ 허술한 정부 … 고생한 지자체

용인시 공직사회는 지난 7일 오후부터 급박하게 움직였다. 정부로부터 1800여 명의 잼버리 대원들이 생활할 숙소를 찾아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서다. 이상일 시장이 직접 명지대학교 등 각 대학 총장들에게 전화로 기숙사 제공을 부탁했고, 이들 학교들은 이 시장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후 경찰과 소방서 등과 함께 숙소 안전점검, 식사 및 음료, 간식 생활 물품 조달 등을 분주하게 준비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8일 오전, 정부로부터 뜻밖의 소식이 전달됐다. 용인지역 내 18개 시설에 5300여 명이 배치됐다는 내용이다. 행정안전부 등 정부가 직접 다른 생활시설들을 섭외한 뒤, 정작 용인시에는 뒤늦게 알린 것.

 

시는 정부가 통보한 시설을 급하게 점검했고, 일부 시설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최근 논란이 된 종교시설에 대해 용인시가 ‘대원들 숙소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행안부 측은 해당 종교시설에 대한민국 대원들을 배치했다. 행안부 측이 비난을 자초한 셈이다.

 

결국 대한민국 대원들을 위한 별도의 숙소 마련 및 이동 등을 위해 이 시장이 직접 나서, 양평지역 숙소를 마련해 주는 등 정부 측 과실에 따른 뒤처리마저 용인시 몫이 되기도 했다.

 

△ 시 공직자들 현장 대응 ‘수훈갑’

정부 측의 허술한 계획에 따른 현장 문제점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8일 오후부터 대원들의 입소가 시작되면서 일부 혼선을 빚었다. 정부 측이 각 생활시설에 배치되는 각 국가별 대원 인원 등을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경희대학교의 경우 9일 새벽까지 입소가 이어졌고, 홍콩 등 일부 국가 대원들은 숙소가 배정되지도 않은 채 도착했다가 용인시가 섭외한 숙소로 이동하기도 했다.

 

대원들의 체험프로그램 이동을 위한 전세버스 배차 계획도 정부의 설명과 맞지 않았다. 당초 행안부 측은 새만금에서 각 지역으로 이동한 버스들이 각 지자체에서 대기할 것이라고 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차량이 없어 난항을 겪었다.

 

학생들을 맞은 한 대학 관계자는 “대원들의 배치 및 이동 계획 등 정부가 너무도 무책임하고 허술하게 계획해 현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럼에도 군소리 없이 각국 대원들을 맞고, 지원을 이어가는 용인시 공직자들의 현장 대응에 크게 감동했다”고 말했다.

 

△ 민관 합심 지원

용인지역 내 기업연수원과 학교 등 15곳에 짐을 풀은 잼버리 대원들을 위해 용인 곳곳에서 나눔의 손길을 이어졌다. 농협 용인시지부가 샌드위치와 음료 등 5400개, 지구촌보호작업장이 샌드위치 2000개와 쿠키 1000개를 지원했다.

 

지역 내 이마트 7개 점은 더위에 지친 대원들을 위해 얼음물 1만 1000개를 긴급 지원했고, 용인시약사회는 피로회복음료 2000병을 제공했다.

 

용인상공회의소와 기업인들도 빵과 음료, 수건, 손소독 티슈, 샌드위치 등을 꾸준히 지원했다.

 

△ 다양한 프로그램 … 대원들 ‘힐링’

용인시는 폭염에 지치고, 태풍을 피해 올라온 대원들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농촌테마파크를 비롯한 법륜사와 와우정사 견학, 청소년수련원 물놀이장 등 야외 체험활동은 물론, 포은아트홀과 용인문예회관, 용인실내체육관, 명지대학교 채플관 등 실내에서는 각종 공연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독일팀 총 리더인 펠릭스 융거(Felix Unger)는 경기아트센터에서 진행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국악 공연을 관람하고 사진과 체험기를 개인 SNS에 올리는 등 용인에서의 활동이 마냥 즐겁다고 말했다.

 

펠릭스 융거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유연한 대처로 잼버리 대원들을 적극 지원해준 용인특례시는 물론 따뜻하게 맞아준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외국어대학교 기숙사에 여장을 풀은 대만 잼버리 대원들의 경우 지난 9일 숙소 안전을 점검하는 황준기 용인시 제2부시장에게 대만 다이퉁 지역 전통민요 ‘박수가(拍手歌)’를 선보이며 특별한 방법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량광중 주한국 대만 대사는 황 부시장에게 “해맑은 표정의 대만 대원들을 만나니 마음이 놓인다. 대원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도록 용인시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상일 시장은 지난 10일 명지대 채플관에서 열린 공연장 무대에 올라 영어로 용인을 소개하며 “용인시는 여러분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용인시가 준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음껏 즐기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날 공연엔 독일, 파푸아뉴기니, 몬테네그로 등 8개국 1365명의 대원이 참가해 2시간 동안 흥겨운 무대를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