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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퍼스트 외교의 비극(悲劇)

김민철(칼럼니스트)

 

[용인신문]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은 없다. 오직 아메리카 퍼스트만 있을 뿐이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지난 4월 12일 미국 방문에서 ‘한국이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란드 총리의 발언은 한국을 주권국가로 인정한다면 하기 어려운 발언이었다. 폴란드 총리의 발언은 역설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은 오직 아메리카 퍼스트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폴란드 총리의 발언은 그냥 해본 말이 아니었다. 한국을 주권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폴란드 총리의 발언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한마디로 정리했다. 한국은 미국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나라이니 막 대해도 된다는 것이다. 부끄럽지만 이것이 한국 외교의 현주소이다. 폴란드 총리의 발언을 뒷받침하듯이 윤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전제조건을 달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의 도청으로 드러난 포탄 33만 발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한국은 미국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것도 재확인되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어떤 형태로든 무기를 제공하면 교전국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북한에 러시아제 최신식 무기를 제공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것은 핵미사일을 개발하면서 북한이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진 ‘다탄두 기술’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북한이 다탄두 핵미사일을 보유하게 된다면 동북아 정세는 격랑에 빠질 것이 확실하다. 미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일 것이고 국내적으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무성할 것이다. 여기에 일본도 핵무장을 선언하게 된다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는 전쟁 위기로 치달릴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담당자들이 이것을 모를 리 없다. 이것을 알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할 여지를 대통령의 입으로 확인한 것은 계산된 발언이거나, ‘미국의 적대국은 대한민국의 적(敵)이다’는 인식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윤석열 정부의 외교는 오로지 아메리카 퍼스트로 일관했다. 미국에 일본을 더하여 미-일-한 군사동맹으로 나아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 중국과 러시아는 안중에도 없고 윤석열 정부의 눈에는 미국과 일본만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에는 침묵으로 굴종하고 중국과 러시아에는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배경과 국제정세는 도외시하고 ‘러시아는 미국의 적대국이니 우리에게도 그렇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외교는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켜 자칫하면 전쟁으로 비화 될 수도 있다. 만약 북한이 다탄두 핵미사일 개발에 성공한다면 미국은 선제공격을 강력하게 모색할 것이다. 북한이 미국의 공격을 받게 된다면 다음은 한반도에서의 전면적인 전쟁이다. 불행하게도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기로 작심하면 한국은 그것을 막을 힘이 없다. 1994년 북핵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폭격을 실행 직전까지 몰고 갔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미국의 선제폭격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그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책임이며 미군은 65만 한국군을 먼저 상대해야 할 것이다’ 클린턴에게 경고하여 전쟁 위기를 막았다. 돌이켜보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전쟁 일보 직전의 상황에서 이 나라를 구한 것이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지금 똑같은 상황이 재연(再演)된다면 어떻게 될까? 너무나 두려워 언급하지 않겠다. 앞으로 4년밖에 남지 않은 윤석열 정부가 아메리카 퍼스트 외교정책으로 일관한다면 한반도 전쟁 위기는 더욱 격화될 것이고 일본의 군사 강국은 현실이 될 것이다. 그러면 대한민국은? 미국과 일본의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는 허울뿐인 외교 주권만 보유한 국가로 전락할 것이다. 그러면 외국에서 한국을 어떻게 생각할까? U.S.A. South Korea Province(미합중국 남한 洲)로 생각할까 봐 걱정이다. 제발 기우(杞憂)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