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을 주는 시 한 편 - 127 복사뼈를 만지다 박수현 난데없이 부어 오른 왼쪽 발목의 복숭씨가 복숭아처럼 발그레 익었다 의사는 벌써 몇 번째 주사기로 물을 빼낸다 복숭아, 나직이 중얼거리기만 해도 분홍빛에 오금 저려 덜컥 물러지던 솜털 보송보송한 때를 기억하고 싶어 사람들은 복사뼈를 복숭씨라 부르는 것일까 모자라거나 넘친 마음들은 가지를 떠나는 걸까 비온 뒤 단맛 빠진 낙과를 광주리에 주워 담던 여자의 물크러진 한나절에는 쪼글쪼글 벌레들이 하얗게 오글거렸다 그런 밤이면 원두막 시렁에 얹힌 달빛도 연분홍, 진분홍으로 짓물러졌다 과육 반점이 부풀어 오른다 꿈틀대는 씨앗을 쪼개 벌레를 끄집어낸다 꺼이꺼이 발목께에서 펌프질하는 복숭씨여 한 바가지 마중물이 퍼 올린 복숭앗빛에 여자는 두 발을 이리저리 포갠다 수밀도(水蜜桃)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살던 시절이 있었지요. 잘 익은 복숭아 같은, 마음 속 첫사랑만을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던 사춘기였을 겁니다. 너무 설익은 복숭아는 퍼렇거니와 딱딱하고, 너무 익은 복숭아는 짓물러 썩어버리지요. 딱 그 중간인, 분홍빛 살갗과 단물이 뚝뚝 흐를 것만 같은 복숭아 같은 첫사랑의 여자가 사춘기의 어느 시점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
지난 20일 국제로타리 3600지구 용인처인로타리클럽(박광준 회장)은 양지면에 위치한 중증장애인 재활치료기관인 양지바른 (최상우원장) 장애우들에게 봄소풍을 선물했다. 이들은 충북 단양에 있는 국내최대 민물고기 수족관인 다누리아쿠아리움을 관람했다. 단양팔경중 하나인 도담삼봉에서 멋진 경치를 관람하는 것으로 봄나들이를 마무리했다. 최상우 원장은 이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 가족들에게는 더욱 소중한 시간이 되었기에 이번 나들이는 더욱 특별했다며 평소 외부프로그램의 기회가 적은 가족들에게 밝고 맑은 꿈을 심어준 박광준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양경이 알통기자 onroadstop@hanmail.net
울림을 주는 시 한 편-126 그날 이후 조인선 선거가 끝나자 사람들이 죽어갔다 그래도 나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었고 아내와 아이들은 거기에다 웃으며 방울들을 달았다 드라마 속 사랑은 여전히 돈지랄이었고 걸그룹의 자태는 아슬아슬하게 매혹적이었다 뉴스는 사람들이 몰라도 될 것들만 보여주었고 오늘의 날씨는 어제보다 몸매가 육감적이었다 내가 지지한 대선후보는 생각난 듯이 죽은 자에게 엎드렸고 종말론은 인기 있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기에 충분히 절망적이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프라이팬에 계란을 깬다 자세히 보니 핏줄이 보인다 날개가 하늘이 보인다 못다 한 꿈이 보인다 나는 조금은 아무렇지 않게 내 손바닥처럼 뒤집는다 자세히 보니 얼굴이 보인다 주름이 보이고 굳어진 사랑 속에 옹알거리는 태아 적 고단한 생도 보인다 나는 간신히 접시에 담는다 그렇게 한입 베어 먹듯 시를 적으니 생각하며 산다는 거 싸운다는 거 그게 무섭다 손끝이 두렵다 모든 생명이 오고 가는 부엌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내가 끌고 가는 나의 역사에도 찬란한 빛이 있어 계란 프라이 하나만도 못한 내 시를 자세히 들여다보는데 그래도 그 빛에 설익은 것 같아 나오는 건 노른자의 흔적처럼 한 방울이었다 못다 한
사람들은 팔자소관이라며 이미 인생을 정해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된다. 특히 자신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도덕에 치여서 사는 사람들이 대체로 그러하다. 잘되고 못되고는 하늘의 뜻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까지 하늘의 뜻일 리는 없다. 어떻게 불행하게 사는 게 하늘이 준 운명이며 팔자소관이 될까? 만일 한 겨울 혹한의 삶을 살아가는 운명이 있다면 힘들 수는 있겠다. 그렇지만 그것이 무조건 불행이라고 말한다는 것은 너무 이상한 것이 된다. 북극에 사는 에스키모들이 다 불행하다고 말할 수 없듯이 살아가기 힘든 환경이 곧 불행한 삶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부분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편안하고 여유롭고 게으르게 살아도 되는 삶을 바라는 마음이 사람에겐 항상 있다. 그것은 바쁘거나 귀찮고 위험한 삶은 나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것이 일반적인 통념이긴 하지만 인간은 양식장에서 키우는 물고기가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말이다. 사람에겐 개성이 있다. 누구나 자기만이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 자신에게 어울리는 환경을 찾고 싶어 한다. 편안한 환경을 지루하고 권태롭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다.
▲ 조양민 경기도의원 얼마 전, 가족들과 영화 한편을 보았다. 영화 반창꼬는 수많은 사건사고의 현장에서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이지만 정작 아내의 위급한 상황을 방치해 아내를 잃고 자책으로 방황하는 남자와 소중한 생명을 다루는 의사지만 실수로 환자를 중태에 빠뜨리고 책임을 면해보려 좌충우돌하는 여자가 만나 서로의 고통과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따뜻하고 경쾌하게 그려냈다. 로맨틱코미디류의 영화인데도 필자가 맡고 있는 업무적 관심 때문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주인공들의 멜로연기보다는 영화 속 사건사고현장의 구급구조화면에 더 눈과 귀가 쏠린다.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소방공무원의 평균수명은 58.8세로 2012년 한국인의 평균수명 80.8세에 비교해 현저히 낮다. 평균적으로 매년 300명 이상이 다치고 6명 정도가 순직한다. 특히 경기도는 전국에서 화재 발생건수와 화재발생으로 인한 피해 발생액이 전국 1위이고 소방공무원의 사상자도 한해 평균 71.2명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한다. 두 달 남짓 보낸 올해 벌써 의무소방원을 포함해 경기도 소방공무원 3명이 순직했다. 화재진압현장에서 각종 화학물질이 뒤섞인 농연에 노출
▲ 김윤배 시인 용인문학회(회장 안영선)가 지난 7일 용인문학 아카데미 시창작반 개강식을 가졌다. 올해로 제10기 째인 용인문학 시창작반은 14세 청소년부터 70대 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아마추어는 물론 기성 시인들까지 30여명이 참가 신청을 해 열기가 뜨거웠다. 시창작반은 매주 시론과 함께 시집 한권씩을 읽고 토론하는 것은 물론 수강생들의 창작품을 분석, 토론한다. 개강기념 공개특강에서 김윤배 시인은 궁핍한 시대의 시인이란 주제로 시인들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 1시간여 동안 강연을 했다. ▲ 사진 김 시인은 충북 청주 출생으로 현재는 용인에 살면서 전문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강의 하고 있다. 세계의 문학 등단, 시집으로 《겨울 숲에서》,《떠돌이의 노래》,《강 깊은 편지》,《굴욕은 아름답다》,《따듯한 말속에 욕망이 숨어있다》《혹독한 기다림 위에 있다》,《바람의등을 보았다》,산문집 《시인들의 풍경》등이 있다. 한편, 용인문학회는 매년 상하반기 2회, 각각 16주 동안 시창작반을 운영하며, 매달 마지막 주에는 초대작가 무료공개 특강이 있다. 강의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처인구청 뒤편 용인문학회 사무실에서 열리고 있다. 양경이 시민기자onroadstop
▲ 희망나눔 바자회 용인서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양성필)은 지난 8일 이마트와 함께 하는 제3회 희망나눔 바자회를 개최했다. 이번 바자회는 용인지역 이마트 7개 점포와 연합바자회를 개최한 것으로 8000여만 원 상당의 물품을 기탁 판매했다. 수익금은 장애인을 위한 복지사업의 확대 및 저소득 가정을 위해 쓰여질 계획이다. 김학규 시장을 비롯한 이우현 시의장, 김기선 경기도의회 의원, 본지 김종경 대표 등 내빈들이 대거 참석해 뜻을 함께 했다. 양경이 시민기자onroadstop@hanmail.net
오룡의 역사 타파(23) 삶의 출발은 비슷했으나 마지막은 달랐던 민영환과 이완용 신문에 실려 인구에 회자된 혈죽가에서는 놀랍고도 신긔하다 우리 민충정/ 어리석고 블상하다 우리 국민들()/ 대한 중흥 어서 해보셰라고 하여 사후에 기적을 일으켰다는 민영환을어리석고 불쌍한 백성의 스승으로 삼았다. 나라가 무너져가는 시대에 자살이라는 소극적 형태로라도 저항을 보인 민영환은 친일하거나 보신주의로 일관한 다수의 고관대작과 대조적으로 군계일학처럼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민영환 영웅 만들기에 앞장섰던 대한매일신보등 매체들이 절대 언급하지 않았던 사실도 있었다. 임오군란의 원인 제공자로, 민씨정권 부패의 상징으로 군란의 와중에서 피살된 민겸호(1838~82)의 아들 민영환. 22살의 나이로 벌써 정3품의 성균관 대사성(국립대학 총장)이 되고 그 뒤 30살도 채 되지 않아 이조참판호조판서병조판서까지 두루 역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가 척족정권의 핵심적 소장 멤버라는 태생적 신분이 있었던 것이다. 전봉준(1854~95)의 공초에는 민영환이 매관매직부정부패의 주역으로 지목되고 있다. 어느 정도가 사실인지 지금 확인할 길이 없지만 1890년대 전반에 민영환이 매관매직을
용인수지정토법당은 지난 달 28일 오후 2시 수행공동체 정토회 지도법사인 법륜스님의 정초 법회를 개최했다. 이날 법륜 스님은 회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해행증(信解行證)이라는 주제로 2시간여 동안 법문을 진행했다. 스님은 불법을 안다고 모든 깨달음이 이루어지고 삶이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수행하고 기도하면 습관이 변하고 바뀌어 진 자신을 발견할 것이라며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이해하고 믿음으로써 불자로서의 참된 수행을 이루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토회는 정토불교대학을 열어 설법과 중생 계도에 앞장서고 있으며, 설법이 끝난 후엔 참가자들의 마음나누기를 통해서 치유의 시간을 갖는다. 용인수지정토법당은 오는 5일 불교대학을 개강하지만 접수는 이달 말까지 가능하다. 모두 1,2학기로 진행되는 불교대학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30분, 오후 7시30분 두 차례 실시된다. 정토회는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실현하기 위한 일에 참여함으로써 사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행복과 자유가 실현된다는 원리에 입각해 일하고 수행하는 공동체다. (문의: 용인정토회 070-8616-3101) 양경이 시민기자onroadstop@hanmail.net
울림을 주는 시 한 편-124 골목의 자유 김유석 황망히 뛰지 말 것, 실밥처럼 드르륵 뜯겨질 수 있으므로 모퉁이와 모퉁이를 누벼 만든 오래 입은 옷 같은 협궤 설거나 곰곰이 두리번거리지 말 것 튀밥 냄새 나는, 모든 것들을 조금 부풀어 보이게 하는 하오 수선집 재봉틀 소리가 내리막처럼 보이는 오르막 도깨비 길목을 밟아가는 네 시 방향으로부터 그늘이 지는 도시의 막후에서 함부로 침 뱉지 말 것, 내 그림자에 떨어질 수 있으므로 뫼비우스의 띠일 뿐인 생의 담벼락에 낙서를 하거나 오줌을 갈겨 본 적 있다면 동전처럼 불쑥 뛰쳐 구르는 노는 아이들 소리에 놀라지 말 것 내일 때문에 늙어가는 것만은 아닐 것이므로 밤에만 문을 여는 만화점 모퉁이, 혹은 문득 막다랐다 싶은 집 앞 결코 앞서는 법 없이 바래다주는 불손한 기척들 헛기침으로 딱 한 번 돌아다볼 것 골목은 혈관, 피톨인 우리들은 골목을 돌고 돌며 살아간다. 아침마다 출근 시간에 쫓겨 골목을 내달리는 피톨들, 하루 종일 혈관을 돌고 돌아 저녁에야 겨우 집으로 돌아온다. 밥이 익고 찌개가 끓기도 하지만, 가끔 밥그릇이 날아다니고 상다리가 부러져 밥상이 주저앉기도 하는 우리들의 집구석. 구석구석 피가 돌지 않으면
생존전략 산다는 건 참 힘들다. 왜 그런 걸까? 돈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쉽게 말하지만, 돈 많은 사람이 자살하는걸 보면 그런 것도 아닌 듯싶다. 사람은 사람들과 함께 산다. 그런데 그것이 자신의 마음과 안 맞거나 헝클어지면 자신의 정체성이 혼란을 겪고 사는 의미와 의욕을 잃어버린다. 망해도 다시 일어나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들이 볼 때 성공한 것 같아 보이는데도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표준인구로 계산한 한국의 자살률은 33.5명으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고 한다. OECD 평균 자살률 12.9명에 비해서 말이다. 그리고 대부분 우울증이 문제라고 한다. 사람은 서로를 비교하며 자신을 판단한다. 사회적인 모습으로 태어난 인간은 타인과 긴밀한 유대를 가지려고 하는데 남들보다 못한 입장에 서게 되면 쉽게 우울증에 빠진다. 친지들은 잘 살고 있지만 그것에 비해 떨어진다면 불행한 마음이 다가오는 것이다. 뻔뻔하고 씩씩하게 혼자 살 수 있다면 문제가 될 건 없지만 인간이 혼자 살아간다는 건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우린 언제나 관계 속에서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우리는 만나면 타인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로 한다. 누구는 어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re gonna get. 인생이란 초콜릿 상자와 같아서 네가 무엇을 잡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 중 안녕하세요, 용인신문 독자 여러분! 오늘은 실생활대화 대신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글귀를 가지고 여러분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저는 위 대사처럼 우연한 기회로 용인신문 학생기자 활동을 시작하게 됐고, 지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용인외고 지원이의 English Section]을 연재할 수 있었습니다. 매주 용인신문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어 정말 행복했고, 제게는 참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늘 여러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전해야 할 것 같네요. 그 동안 저의 영어 칼럼을 사랑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용인외고를 졸업해 대학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저는 앞으로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용인신문의 독자 여러분들도 모두 2013년 새해 즐겁게 시작하셨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늘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나중에 더 좋은 모습으로 독자 여러분들께 다시 인사 드리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