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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죽어버린 ‘용인중앙공원(Yongin Central Park)’

 

[용인신문] 백군기 시장의 종합운동장 공원화 계획만 놓고 본다면 분명 쌍수를 들어 환영할 만한 일이다. 만약 대다수 주민들의 정서에 부합했더라면 자발적으로 환영 플래카드를 내걸었을 것이다. 이미 종합운동장에서 바라보이는 ‘용인중앙공원(Yongin Central Park)’에서 영문 표기만 따온 (가칭)용인센트럴파크라는 작명부터가 아이러니였다. 그만큼 주먹구구식 발표였다는 의혹을 지을 수 없다. 공원 설치를 위해 ‘도심형’이니 ‘평지형’이니 하면서 주민들을 설득해야만 하는 현실이 웃프닝 아닌가.

 

그런데 정작 기자가 우려하는 것은 공원프레임에 갇힌 종합운동장 부지의 또 다른 운명이다. 시가 공용터미널을 그 자리에 재건축하기 위해 민자개발 특혜 등 벌어지지도 않은 일들에 대한 논리적 비약으로 시민여론을 호도시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그냥 시 재정사업으로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부분임에도 말이다.

 

용인에서 가장 큰 근린공원인 ‘용인중앙공원’은 면적 57만9879㎡(17만5720평), 경사도 21.5도의 임야 공원이다. 실제 공원 면적은 25만4266㎡(7만7000평)이다. 물론 성남 분당중앙공원(42만982㎡-12만7000여평)이나 뉴욕 ‘센트럴파크’의 341만㎡에 비할 바는 아니다. 시가 도심공원으로 만들겠다는 종합운동장 부지(6만2000㎡)보다 뉴욕 센트럴파크는 무려 55배나 크다. 뉴욕시 인구는 용인시의 8~9배 정도지만, 처음부터 공원조성 목적과 도시환경 자체가 비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008년 준공된 용인중앙공원, 하지만 있는지조차 모르는 시민들이 더 많다. 노고봉 자락 한 귀퉁이에 마련된 주차장은 거의 매일 꽉 차 있고, 사람들은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밤에도 주차장은 절반 이상 차 있다. 인근 출‧퇴근자를 비롯 상가 및 오피스텔 이용자들의 전용 주차장인 셈이다.

 

시가 토지매입비를 포함, 수백 억 원을 투자한 용인 최대 공원임에도 접근성이 떨어져 투자대비 사용자수 측면에서는 죽은 공원이나 마찬가지다. 실제 경사도가 낮고 산림 수종이 풍부해 평지형 둘레길을 만들어도 될 만큼 공원 기능이 뛰어난 곳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주민들이 곳곳에 주차장 확보를 요구해온 이유다. 하지만 행정당국이 방치하는 사이, 산 밑자락까지 다세대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섰다. 물론 백군시 시장 취임 전 일들이다.

 

다행히도 처인구엔 4개 동 주민들이 하루에도 수백, 수천 명씩 이용하는 공원이 있다. 바로 수십만 평에 달하는 경안천 수변 산책로다. 현재 조성 중인 대규모 수변생태공원들도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화장실을 비롯한 휴식공간과 편의시설이 태부족이란 점이다. 따라서 시가 이곳만 잘 활용해도 처인구민들에게는 꿈의 도시가 될 수 있다. 당장 성남 분당 탄천이나 서울 양재천만 가봐도 알 수 있다. 시의 공원화 계획에 대한 합리화도 좋지만, 장애인 단체를 내세우거나 “처인구는 산만 보고 사느냐”식의 억지스런 주장이야말로 웃프닝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