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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정동영 의원이 민주평화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그는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로 출마했다. 손학규 이해찬과 경선을 벌인 끝에 후보가 되었으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531만여 표차로 참패했다. 다음해 제18대 총선에서 전주 덕진선거구에 출마하여 당선되었고, 19대 총선에서는 서울 동작을 선거구로 차출되어 정몽준 후보와 대결했으나 대패했다.


정동영의 정치생명은 끝난 것으로 보였다. 그는 재기하기 위해 고향인 전북 순창으로 낙향했고, 안철수의 국민의 당으로 전주 덕진선거구에 출마해 정계복귀에 성공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국민의 당은 호남을 석권했다. 19대 대선에서는 전세가 역전되어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압도되었다. 현재 상황에 기초하면 21대 총선에서 정동영이 당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민의 당이 갈라지면서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의원들이 창당한 민주평화당은 14석의 원내 비교섭 단체이다.


당장 현행 선거법으로 총선이 치러진다면 민주평화당은 호남에서 한 두석을 건지면 다행일 것이다. 비록 미니정당 지역정당이지만 정동영이 민주평화당 대표가 되었다는 것은 향후 정치지형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해찬의원은 7선의 민주당 최다선 의원이다. 그는 현재 민주당 대표에 출마하여 김진표 송영길과 치열한 경선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원과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이해찬이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해찬은 13대 총선에서 평화민주당 후보로 관악을 선거구에 출마하여 압승을 거둔 이래 14151617대 총선까지 내리 5선을 하였다. 18대 총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 뉴타운 공약을 내세운 이른바 한나라당 타운돌이의 돌풍에 낙선하였다. 그는 19대 총선에서 지역구를 세종시로 옮겨 재기에 성공했다. 20대 총선에서는 김종인 비대위에 의해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당선되어 복당하였다.


만약 그가 민주당 당대표에 당선된다면 상당한 장악력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해찬이라는 정치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린다. 독선적이고 오만하다는 부정적인 평가와 치밀하고 실무에 밝은 정치인이라는 호평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이해찬은 실세 총리로 내각을 완벽하게 장악하였고, 국회에서 야당의 공세를 선제적으로 돌파하기도 했다. 시도 때도 없이 골프를 즐겨 결국 낙마했지만 이해찬은 김대중 정부의 김종필 총리에 이어 확실하게 내각을 통할한 국무총리였다. 이해찬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버거운 존재다. 정치에 뜻이 없던 문재인을 정치에 끌어들인 것도 이해찬이다.


825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예상대로 이해찬이 대표에 당선된다면 청와대로부터 상당히 독립된 집권당의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자유한국당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교수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당권을 장악했다. 그의 영입을 둘러싸고 많은 갈등이 있었으나 김병준은 당을 신속하게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안철수와 유승민의 2선 후퇴로 무주공산이 되었다. 하지만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고문이 대표경선에 뛰어 들면서 상황은 급변하였다. 이변이 없는 한 손학규 고문의 대표 당선은 확실해 보인다.


손학규는 정치부 기자나 오피니언리더그룹에서는 대통령감으로 손색없는 경륜을 갖춘 정치인 1순위에 꼽히는 사람이다. 인생역정을 놓고 평가해도 손학규는 문재인 정동영 이해찬을 압도하는 치열하고 굵직한 삶을 살았다.


경기도 시흥 출생인 손학규는 경기중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문리대 정치학과를 마치고 공장노동자 탄광광부를 전전하며 기층민중의 삶을 온몸으로 체험한 사람이다. 손학규는 우직한 사람이다. 박지원 의원은 그를 가리켜 최고의 능력과 자질을 갖추었으나 운이 따르지 않는 사람이라 하였다. 명지대학교 신율교수는 2012년 안철수 신드롬이 전국을 강타할 때 방송에 출연하여 손학규의 인생을 국민이 안다면 이런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신교수는 손학규의 인생은 그 자체가 감동의 도가니라는 표현으로 그를 최고의 대통령감으로 뽑았다.


손학규의 등판은 어쩌면 예정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손학규는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교로 이름 높은 영국 옥스포드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서강대학교 교수를 하다가 김영삼정부에 발탁되어 국회의원 보건복지부장관을 역임했다.


한나라당의 중진 정치인으로 경기도지사를 역임했으나 이명박 박근혜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당했다. 그는 민주당에 합류했으나 이용만 당하다가 정치적 낭인이 되었다.


손학규의 등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로인해 개헌에 탄력이 붙고, 선거구제 개편이 20대 국회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는 일찍이 남북통일의 방안으로 영세중립국을 주창한바 있다. 그의 영세중립국 방안은 1971년 제7대 대통령선거에서 신민당 김대중후보가 내걸었던 남북한에 대한 주변 4대강국의 교차승인과 유엔 동시가입에 비견되는 탁견이다.


손학규가 바른미래당의 대표가 된다면 영세중립국을 전면에 내걸고 21세기 격동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한반도 평화가 유지될 수 있는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


한나라당은 최고의 대통령감인 손학규를 몰라보고 이명박 박근혜를 선택한 대가를 지금 고스란히 치루고 있다. 그를 배격하고 이명박 박근혜를 나란히 선택한 결과 두 사람은 지금 감옥에 있다. 만약 손학규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선출되어 대통령이 되었다면 진보적인 보수정당의 참모습을 보여줬을 것이다.

 

정동영 이해찬 손학규의 전면 등장을 가리켜 올드보이의 귀환이라고 비난하는 여론도 상당하다. 그렇지만 필자는 그들의 컴백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문재인 청와대와 정부가 보여주는 불안한 행보에 자극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부디 이들 3인의 올드보이가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힘 있게 추진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된 것이다.<용인신문 - 김종경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