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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독립유공지의 꿈, 99주년 3.1절에 이뤄지다

용인, 3대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고향집 ‘준공’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는 경기 용인의 ‘3대(代) 독립운동가’ 오희옥(92·여) 지사의 꿈이 99주년을 맞은 3.1절에 이뤄졌다.


용인시는 지난 1일 원삼면 죽능리 527-5번지에 오 지사가 거처할 1층 단독주택을 완공해 준공식을 열었다.


‘독립유공자의 집’으로 이름 붙여진 이 주택은 438㎡ 대지에 방 2개와 거실, 주방을 갖췄다. 주택 입구에는 ‘독립유공자의 집, 지사님의 고귀한 희생에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라는 글이 새겨진 나무 문패가 걸렸다.


오 지사는 용인 원삼면이 고향인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독립운동을 벌였다. 할아버지 오인수(1867∼1935) 의병장은 1905년 한일병탄조약 체결 이후 용인과 안성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본군에게 잡혀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고, 이후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아버지 오광선(1896∼1967) 장군은 1915년 만주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독립군단 중대장, 광복군 장군으로 활약했다.


1927년 만주에서 태어난 오 지사도 두살 터울인 언니 오희영(1925∼1970) 지사와 함께 1934년 중국 류저우(柳州)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해 첩보수집과 일본군 내 한국인 사병을 탈출시키는 등 광복군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오 지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현재까지 생존한 여성독립운동가는 오희옥, 유순희, 민영주 지사 등 3명이다


이날 준공식에는 정찬민 용인시장과 김중식 용인시의회의장, 오 지사의 가족, 정해주 경기동부보훈지청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오 지사는 “동포들이 목숨을 바쳐 독립만세운동을 한 3.1절에 아름다운 집이 완공돼 너무 감격스럽다”며 “집을 짓는 데 도움을 주신 용인시민과 시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 지사의 자녀 중 막내딸인 김미연씨도 준공식에 참석해 “모든 분의 노력 덕분에 어머니의 고향에 이렇게 좋은 집이 완공됐다”며 “어머님이 너무 좋아하신다. 우리 자식들도 앞으로 더욱더 어머님을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시는 이날 준공식에서 오 지사의 고향집 건립을 위해 애쓴 14개 기업과 단체에 감사패와 표창장을 전달했다.


오 지사의 고향집은 용인시 공무원과 시민의 성금, 해주오씨 종중의 땅 기부, 용인지역 내 기업들의 재능기부로 지어졌다.


‘독립유공자의 집’은 오 지사가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젠 고향으로 돌아가 살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친 것이 계기가 됐다.


정 시장과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성금 2133만원을 모았고, 오 지사의 집안인 해주오씨 소종중에서 집터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와 원삼면 기관단체장협의회도 후원금을 종중에 전달했다.


또 용인지역 기업들이 건축설계, 골조공사, 시공, 조경, 전기·소방설비를 재능기부로 분담해 지난해 8월 착공한 뒤 6개월 만에 완공됐다.


정 시장은 축사에서 “독립지사와 애국지사에게 감사하고 보살피는 것은 우리의 도리이자 의무”라면서 “고향에서 즐겁고 편안한 여생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