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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획물

우농의 세설

<우농의 세설>
국가흥망 필부유책(國家興亡 匹夫有責)

논어 자한(子罕)편에서 공자는 말한다. 삼군(1군=1만 2500명⨯3)의 장수를 빼앗을 수 있지만 필부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다(子曰 三軍可奪帥也 匹夫不可奪志也).

삼군이란 상군· 중군· 하군으로 편성된 주나라의 군사제도인데 왕은 육군을 거느리고, 후(侯)는 삼군을 거느리고, 군(君)은 이군을 거느리고, 사(士)는 일군을 거느린다. 삼군 출동 시에는 가운데 위치한 중군원수(中軍元帥)가 총사령관이 되는데 공자가 말한 삼군의 장수란 이를 말한다.

총사령관의 자격은 각 군의 장수들이 투표를 해서 뽑는데 이렇게 해서 뽑힌 삼군 총사령관은 임금이라도 갈아치울 수 없다. 공자가 말하고자하는 것은 장수가 아닌 필부의 의지인데 다산 정약용(정丁은 짧게 발음함-鄭夢周의 정은 길게 발음함)은 <논어 고금 주>에서 필부의 의지를 맹자 등문 공 장구 하 2문장을 예로 들면서 절묘한 해석을 하는데 필부의 의지를 빼앗을 수 없다는 것은 부귀에도 아첨하지 않고, 빈천에도 지조를 바꾸지 않고, 협박이나 무력에도 꺽 어 지지 않는 의지(不可奪志謂 富貴不能淫 貧賤不能移 威武不能屈)라 했다.

이를 국회로 옮겨본다면 각 당의 원내 대표 쯤 된다. 오늘날의 삼군의 장수라 할 수 있는 집권당 국회의원들의 투표에 의해서 뽑힌 유승민 원내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자 운운 한마디에 방출 되는 꼴을 온 국민이 지켜봤다.

진화된 21세기형 의리의 돌쇠인 김무성 당 대표조차도 대통령 의중을 알고 앞장을 선다. 그게 지난 8일에 있었던 일이다. 대한민국 정치인들의 행태는 민주주의라는 명목 하에 자신들의 생존 수단으로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한 주종 관계를 마치 무슨 깨진 똥항아리 위하 듯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정서 속에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자 운운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최고 지도자로서의 화내는 방법이 설득과 소통임을 깡그리 무시한 행위임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서 이는 국민의 시선쯤은 아랑곳 하지 않는 도저함이 뼛속까지 스며있는 것이다.

강호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일러 난일박백서태후(難一朴百西太后), 서태후 백명이 와도 박근혜 한사람 당해 내기 어렵다고 한다. 뭐가 됐건 박근혜 대통령은 장수부터 필부에 이르기까지 두루 다 헤아려줬으면 한다. 왜냐, 국가흥망 필부유책(國家興亡 匹夫有責)<백범 김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