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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획물

<우농의 세설>

<우농의 세설>

신경숙 對 박근혜

갈천 임훈(林薰1500-1584)왈, 웃으면서 들어갔다가 울면서 나오는 게 서당 공부다. 사서문리를 시작으로 경서문리가 나는데 대학(大學)은 경서문리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의 마지막책이다.
대학은 공자의 수신(修身)과 맹자의 수기(守己)와 순자의 수법(守法)을 아우르는 수양론과 경세론을 담고 있다. 따라서 대학은 경(經) 1장과 전(傳) 10장의 극소 분량으로 송나라 주자께서 보망장과 더불어 주를 단다. 세상을 도모하려는 자는 반드시 대학을 통해서 자신을 먼저 수양한후 경세를 논해야 한다.
1570 경오년 6월 선조는 초야의 글방훈도 갈천(葛川)을 부른다. 선조 왈, “갈천은 학행일치(學行一致)라 하니 백성을 위한 치국에 가르침을 달라” 갈천 답, “예전에 선대왕 명종께서 신(臣)을 불러 같은 하문을 하시기에 신은 감히 정심수신(正心修身)을 말했습니다”
선조 왈, “정심 수신의 요체가 무엇인가. 대학은 세 가지 강령인 삼강 팔조목이다. 삼강은 명명덕(明明德.) 친민(親民) 지어지선(止於至善)으로 덕을 밝히고, 백성을 어버이처럼 섬기고 지극한 선에 머무름이다”
이를 실천함이 팔조목 <八條目 格物 致知 誠意 正心 修身 齊家 治國 平天下>인데 갈천은 팔조목의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조목인 정심과 수신을 말했고, 선조는 그걸 되물은 것이다. 이에 갈천 답, “임금이 바로서야 백성이 따릅니다”
거침없는 돌직구에 선조가 당황해하자 갈천은 그러든 말든 말을 잇는다. 고래로 쓴 소리는 성군을 만드는 도구라 했으니……경상좌도에는 회재와 퇴계가 있고, 경상우도에는 갈천과 남명이 있다. 이를 경상 (四賢)이라하는데 병자호란 때 적에게 인조가 항복하려 하자 할복으로 기개를 보인 동계(桐溪) 정온(鄭蘊)은 경상사현 중 왕 앞에서 거침없이 말할이는 갈천이 으뜸이라며 추모 했다한다.
지금 강호에는 낙양의 지가를 올리는 두 명의 여걸이 있다. 한 사람은 정상급 소설가요, 한 사람은 정치인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이다. 둘에겐 여자라는 것 외에는 공통점이 없으나 공교롭게도 국민들로부터 표절과 부정선거 논란의 시비 중심에 섰다는 점에서 같은 배를 탔다. 털어 먼지 안 나는 자 누구며 개꼬리 삼년 땅에 묻은들 소꼬리 되랴.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면 되는 거고, 정치가는 정치로 말하면 되는 거다. 책에 절대로 줄긋지 않는 김재규가 성경을 읽는데 중수(고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오시더니 요한복음 8장 7절에 붉은 펜으로 줄을 그으시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