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상엽 '변경 지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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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강신주는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르포르타주 작가로 활동 중인 이상엽의 사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상엽은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사회로 눈길을 돌려 철원에서 강정까지, 용산에서 세월호까지 지난 7년간(2008~2014) 한국 사회의 변경을 사는 이 땅의 사람들에 대해 쓴 『변경지도』 를 발간했다.
진보적이고 성찰적인 이상엽은 한국의 현실을 깊고 뜨겁게 관찰하고, 그 기록을 단색톤으로 분명히 기록하고 있다. 그가 만난 21세기 한국은 황량하면서도 긴장감이 느껴진다. 신자유주의의 광풍 속에서 불타고, 파헤쳐지고, 부서지고, 가림막이 쳐진 곳이다. 여기에는 고통과 소외된 현실 속에서 변경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탐욕과 폭력의 체제가 유린한 사람과 자연의 모습에 대한 이상엽의 명징한 보고서다. 그는 흑백의 사진과 다색(多色)의 글로 21세기 대한민국의 민낯과 몰골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라고, 그 곳을 지켜내라고 말한다.”(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변경’혹은 ‘디아스포라’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자본주의의 민낯과 저지대의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엽은 “예전에는 못사는 이들이 지대 높은 달동네에 살았다지만 세상이 변했다. 전망 좋은 높다란 곳에는 돈 있는 이들이 살고 다닥다닥 복잡한 저지대에는 이제 돈 없는 이들이 산다. 그 저지대로 스며든다. 섬뜩하다. 여기는 범죄 현장일까? 아니면 고고학 발굴 현장일까? 주민들이 떠난 철거 현장은 공포가 감돈다”(본문27쪽)
그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재개발 지구, 밀양 송전탑, 비무장지대(DMZ), 제주 강정마을 등을 찾았다. 어느 날 동네에 '높은 장벽'인 가림막이 생긴 것을 보고선 “그곳에는 최신형 아 파트와 외지인들이 들어오고, 원래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월세 15만원을 내며 살던 독거노인, 그리고 팽목항과 안산 단원고 앞에 이르기까지 이상엽은 140여장의 흑백 사진 속에 우리 사회의 변경 지도를 슬프고도 아프게 그려내고 있다.
그는 현재 용인신문에 <고기리 통신원 이상엽의 사진이야기>를 연재중이다. 현암사. 320쪽.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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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사진가. 르포르타주 작가. 프레시안 기획위원. 한겨레신문 한국일보 칼럼니스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사. 전 전보신당 정책위부의장, 문화예술위원회 준비위원장. 다큐멘터리사진 전문 웹진 <이미지프레스> 대표. 2010년 <이상한 숲 DMZ> (갤러리 류가헌, 서울), 2013년 <변경> (갤러리 류가헌, 서울) 등 아홉차례 개인전을 했고, 2014년 <대구사진비엔날레>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시) 등에 참여했다. 2007년 <레닌이 있는 풍경> (산책자), 2011년 <흐르는 강물처럼> (레디앙), 2011년 <파미르에서 윈난까지> (현암사), 2014년 <최후의 언어> (북멘토) 등의 책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