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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

소방도로 막은 주민… 안전 귀막은 처인구

마평동 S빌라 주민들 ‘철제 구조물’ 설치, 처인구 사실상 ‘수수방관’… 안전행정 헛구호

   
▲ 이웃간 갈등으로 통행로가 막혀 아파트 주민이 길을 돌아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판교 공연장 환풍구 붕괴사고 등 연이은 대형 참사로 안전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전환이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러나 용인지역 곳곳에 주민간 갈등에 의해 소방도로가 막히는 등 안전 불감증이 만연된 사례가 당연한 듯 방치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안전문제를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처인구는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주민간의 갈등’을 이유로 막힌 소방도로를 20여년 간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있다.

처인구 마평동에 위치한 L아파트와 S빌라. 주민들이 입주한지 20여년이 된 이들 주거단지는 이웃간 갈등으로 서로 통하는 도로를 막는 일이 발생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달 26일 S빌라는 L아파트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철제용접을 통해 막았다. 이유인 즉, 쓰레기나 대형가전제품 및 음식물쓰레기통 위치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S빌라 측이 길을 막은 것.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도로는 과거 L아파트건설 당시 시에 기부채납 된 소방도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철제 구조물이 들어서 사람만 드나들 수 있는 작은 통로만 남았다가, 최근 그 마저도 사라진 상태다.

L아파트 주민들은 이 길을 통해 S빌라를 지나 시내 도로로 나가거나 인근 산에 산행을 다녔지만 이마저도 막혀 길을 돌아가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고, S 빌라 주민들 역시 쓰레기 투기와 관련 L아파트 측에 시정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만을 표시한 셈이다.

문제는 주민들이 소방도로의 중요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방도로란 주택·상가 등의 이면에 사람과 차들이 같이 통행하면서 유사시 긴급차량이 접근하는데 꼭 필요한 도로다.

따라서 소규모 주택과 상가 등이 건설될 경우 관할 지자체는 소방도로를 지정토록 규정 돼 있다. 그러나 해당 소방도로를 관리해야 하는 처인구청 마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처인구 측은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소방도로’임을 알면서도 수수방관 하는 모습이다.

구 관계자는 “너무 오래전부터 막혀있던 터라 도로를 막은 주체를 알 수 없어 시 자체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간의 감정싸움이기에 행정기관이 함부로 나서기도 어렵다”고도 했다.

정부와 정치권, 민선 6기 지자체가 한 목소리로 ‘안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생활행정 일선에서의 인식변화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